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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논의만 말고 지급결제부터”

김효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5-06-01 00:57

엄청난 부가가치 창출전망 ‘어불성설’
인터넷은행 등 규제정비는 나중 문제

국내 핀테크 산업이 제대로 결실을 맺기 위해선 먼저 지급결제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이 핵심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핀테크 산업이 금융실명제나 금산분리 등 민감하고 방대한 규제체계 변화에 대한 논의만 무성해 제대로 피지도 못한 채 시들어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터넷전문은행 등과 비교해 금산분리와 같은 규제와 상대적으로 거리가 있는 지급결제 영역에서의 성공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지급결제는 국부 창출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상업거래와도 밀접해 직접적인 부가가치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금융소비자학회, 한국금융정보학회,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핀테크 시대의 금융정보 활용과 금융소비자 보호’ 세미나를 열었다.

◇ 지급결제, 결코 작은 분야 아냐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빈기범 명지대 교수는 “새로운 금융산업이라고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는 없다”며 “핀테크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핀테크 산업에도 악영향”이라 말했다. 빈 교수는 “경제 성장과 번영은 금융이 아닌 실물경제에 달려 있다”며 “금융이 만들어내는 부가가치는 단지 금융중개서비스에 의한 것”이라 지적했다.

통화시스템을 포함한 금융시스템, 나아가 자본시장은 실물경제가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인프라지만 이 자체가 직접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그는 “핀테크가 상업거래와 연계된 금융거래, 신용거래로서 지급결제 분야부터 안착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 및 성공을 거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물거래를 제외한다면 모든 상업거래에는 금융거래 또는 신용거래가 반드시 수반되고 지급결제는 상업결제와 금융 및 신용거래를 아우르는 것으로 결코 작은 분야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빈 교수는 “애플·구글·알리페이 등 IT 분야의 세계적인 기업들은 자체적인 기술과 사용자 수를 바탕으로 지급결제 분야를 접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모바일 은행이나 펀드 등은 지급결제 분야의 성공 이후, 차후의 문제”라며 “지급결제 분야에서의 신뢰 축적 및 보안 기술을 포함한 기술 축적을 검증받은 뒤 이후 은행, 보험, 증권, 자산운용 등으로 진출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또한 이른바 ‘역직구’에도 주목할 것을 주장했다. “해외진출이라 해서 해외에 법인이나 공장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들이 스마트기기와 핀테크 활용해 국내 제품 역직구로 구입할 수 있게 한다면 지급결제 시장은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 규제 논의만 무성하다 끝날 공산

빈 교수는 “핀테크 산업이 피어나지도 않은 채 논의만 무성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관한 방대한 규제 체계 변화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며 “금산분리 이슈에 핀테크가 같이 말려 들어가면 척도를 어디에 둬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규제 논의만 하다가 끝나버릴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인터넷전문은행 등과 비교해 금산분리 특히, 은산분리와 거리가 있는 지급결제에서의 안착이 중요하다는 것이 빈 교수의 주장이다. “산업자본이 이미 보험 및 카드사, 저축은행까지 보유할 수 있는데 은산분리는 핀테크 업체와 연관성이 적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빈 교수는 “금융실명제, 금산분리 등은 정부의 정책적 판단으로 조정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핀테크 산업을 위한 모든 금융규제의 개혁 문제가 해결되고 나서 핀테크 산업을 시작할 수는 없으니 우선 지급결제에서의 성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개인정보를 다이아몬드처럼 여겨라”

한편 이날 세미나에선 핀테크나 빅데이터 산업 발전을 위한 규제완화 주장과 금융소비자들의 개인정보보호가 우선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박소영 한국핀테크포럼 의장은 국내 핀테크 발전이 어려운 이유로 정부주도의 ‘탑다운’ 방식과 굉장히 세세한 가이드라인을 꼽으며 “국내 시장 활성화엔 좋겠지만 글로벌화에 있어선 악영향”이라 주장했다.

또한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직원 개인의 책임이 과도해 금융정보 활용에 한계가 있다”며 “기업에 일정 권한과 자율성을 달라”고 요구했다. 박 의장은 비자나 마스터 등 글로벌 기업의 경우 회계감사와 같은 보안감사를 매년 받고 이렇게 인증된 기관끼리 데이터를 주고받는 등 안전성을 높인다고 소개했다.

반면 나종연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핀테크 발전이 목표가 되어선 안된다”며 “특히 소비자 입장에선 개인정보 문제가 명의도용 등 2차 피해 발생 여지가 있다는 것이 고민”이라 말했다. 나 교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하는데 소가 아닌 다이아몬드 반지라고 여긴다면 처음부터 잃어버릴 일이 없을 것”이라며 “소비자들의 개인정보, 주권, 신뢰 등을 소가 아닌 다이아몬드 반지로 여겨달라”고 주장했다.

임은경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개인정보는 제공여부 등 자기결정권도 중요하지만 최소수집이 중요하다”며 “소비자의 알권리 최대한 보장하고 여러 핀테크 업체 중 어느 곳이 튼실한지 알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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