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하나금융은 수익성 악화 타개와 생존을 양행 통합의 첫째 이유로 꼽고 있다. 김한조 행장을 비롯한 외환은행 임원진은 지난 14일 지난해 경영실적 악화 대응을 위해 자발적인 임금반납 등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상황인 만큼 외환은행 노조의 주장이 눈길을 끌고 있다.
반면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노조가 분석한 실적은 물론 비교를 위해 제시한 타행 관련 수치 산출방식을 신뢰하기 어려우며 1회성 요인 등은 고려하지 않은 자의적인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 노조, “핵심이익 늘고 판관비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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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김 회장은 “외환은행이 부산은행에 비해 직원 수는 2배, 자산은 3배인데 부산은행보다 이익을 못 낸다면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외환은행 노조는 2014년 외환은행 실적은 실제로 악화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이 지난 6일 발표한 외환은행 2014년 실적 공시에 따르면 매출액은 9조 4926억원으로 전년 8조 7867억원 대비 8.03%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013년 4871억원에서 5780억원으로 18.64% 늘었다”며 “다만 당기순이익은 3763억원으로 전년 4441억원 대비 15.25% 감소했다”고 밝혔다.
은행 핵심이익인 순이자이익과 순수수료이익을 합치면 2013년 2조 1238억원에서 2014년 2조 2408억원으로 전년대비 5.5% 증가했으며 이는 경쟁은행인 국민은행이 3.4% 감소하고 신한은행이 1.4% 증가한 것과 비교해 월등히 성장했다는 것이다.
핵심이익이 늘어난 반면 판매관리비는 1조 4233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감소해 국민은행(-0.7%), 신한은행(8.4%), 하나은행(5.4%)의 증감율과 비교해 앞서는 수치라고 주장했다.
결국 핵심이익 증가와 판관비 감소로 은행이 영업활동을 통해 시현한 이익계정인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8.6% 증가했다는 것이 외환은행 노조의 분석이다. 또한 이에 따라 총영업이익경비율(CIR)이 감소해 타행 대비 높은 영업 효율성을 보였다는 점도 덧붙였다.
◇ 하나금융, “1회성 요인 감안해야” 반박
그러나 하나금융은 1회성 요인으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를 지적했다. 지난해 외환은행이 SK하이닉스 주식매각 차익으로 1000억원 규모의 특별이익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도 SK하이닉스 주식으로 인한 1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지난해 외환은행의 순익이 전년대비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판관비 감소에 대해선 카드분사 과정에서 빠져나간 직원들에 대한 급여와 성과급 미지급 등을 이유로 반박을 이어갔다.
카드부문이 분사하면서 이동한 직원들의 9월부터 4개월간 급여가 600억원 규모이고 외환은행 주가연동 성과급인 ‘로즈 보너스’가 금융당국의 금융권 보신주의 타파 과정에서 2013년을 끝으로 종료되면서 지난해 190억원을 지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CIR의 경우 각 은행마다 계산법이 조금씩 다를 텐데 노조의 주장만으로는 외환은행과 비교한 타행 증감률의 근거를 알 수 없다고 하나금융은 지적했다.
◇ 노조, “모뉴엘 충당금 과다” 의혹
외환은행 노조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늘었고 판관비는 줄어드는 등 핵심지표가 개선됐음에도 당기순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에 대해 △모뉴엘 관련 대손충당금 과다 적립 △카드분사로 인한 이익 감소 △중국법인 합병 관련 손실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모뉴엘 대손충당금의 경우 대출 총액 1098억원 가운데 682억원을 적립했는데 시중은행 중 모뉴엘 관련 익스포저가 가장 많은 기업은행이 총여신 1510억원 중 493억원을 적립했고 국민은행도 525억원 가운데 308억원만 적립한 것과 비교하면 과다 적립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2012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1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내면서 외환은행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카드부문을 분사해 하나SK카드와 합병하면서 외환은행 자본금 3조 2245억원의 20%에 해당하는 6400억원이 이전되는 등 불이익을 감수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양행 중국법인 합병에 대해선 하나금융이 계상한 합병관련손실 869억원 중 407억원을 외환은행에 계상하면서 손실이 났다고 분석했다. 합병 전인 지난해 9월까지 외환은행 중국법인 누적 순이익은 150억원으로 합병하지 않았다면 2014년말 기준 200억원 이상 순익 달성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 하나금융, “충당금 과다 주장은 과장”
모뉴엘 대손충당금 적립이 과하다는 외환은행 노조의 의혹에 대해 하나금융은 타행 수준으로 적립해도 차이는 2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외환은행 모뉴엘 총여신 1098억원에서 담보대출 863억원, 신용대출 235억원인데 신용대출 전액과 담보대출의 50% 이상인 447억원을 충당금으로 쌓았다.
기업은행은 담보대출 1000억원은 제외하고 신용대출 510억원 중 493억원을 적립했다. 국민은행은 신용대출 235억원과 담보대출 290억에 대한 충당금 308억원 가운데 담보대출에 대해선 25%만 적립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타 은행과 동일한 수준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았을 경우 2014년 당기순이익이 231억원 증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드분사 논란에 대해선 노조가 주장하는 1000억원의 수익은 각종 경비를 제외하지 않은 이익이며 실제로 그렇게 높은 이익을 낸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외환은행의 지난해 분기연결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카드사업부 중단영업이익은 246억 2800만원, 전년동기 580억원이었다.
한편 외환은행 노조가 2015년 이후 중국법인을 합병했다면 2014년 당기순이익이 약 500억원 이상 증가했을 것이란 주장에 대해 하나금융은 중국법인 합병 시기의 경우 지배회사가 같은 2개 이상의 독립법인이 존재할 수 없는 중국 법에 따라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결정이라 해명했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