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부는 지난달 27일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 공유형모기지 출시를 발표하면서 기존 주택기금 공유형모기지 확대시행은 2월 16일, 수익공유형 은행대출은 3~4월 중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공유형모기지 문턱을 낮추고 전·월세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내 집 마련을 가능케 하겠다는 것이다. 주택구입 실수요마저 전세를 택하는 전세난에서 전세수요를 매매수요로 전환해 주거 안전성을 높이고 주택매매시장도 활성화 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발표 직후 논란이 커지자 진화에 나섰다. 국토부 관계자는 4일 기자들과 만나 “최근 언론과 금융권 등에서 제기하는 우려는 지나친 측면이 있다”며 “사업 안정성 확보, 리스크 관리를 위한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 주택기금 공유형모기지 확대
국토부는 기존 주택기금 공유형모기지 개선안과 더불어 상품 구조는 비슷하지만 은행재원을 활용한 수익공유형 은행대출 시행을 예고했다. 그러나 수익공유형 은행대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며 논란을 낳은 것이다.
우선 국토부는 2013년 10월 출시해 큰 관심을 모았던 주택기금 공유형모기지의 취급은행과 대상지역을 확대한다. 공유형모기지는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의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1%대 저리대출을 주고 대신 집값이 오르면 그 수익을 주택기금과 1:1로 공유하는 구조다. 저렴한 이자를 내는 대신 집값 상승에 따른 이익을 나누는 것이다. 수익만 나누는 수익 공유형과 손실과 이익을 모두 나누는 손익 공유형 두 가지가 있다. 수익형은 연 1.5% 고정금리로 20년 원리금 균등분할 상환 방식이다. 손익형은 집값 하락시 발생하는 손실까지 공유하는 대신 최초 5년까지만 연 1%, 이후는 연 2% 고정금리에 20년 만기 일시상환 한다.
첫 출시 당시 초저금리 조건에 평범한 급여생활자와 신혼부부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고 시범운영 3000건 신청 접수가 1시간여 만에 마감되기도 했다. 지난해 말까지 접수된 1만 3000건 신청 가운데 1만여 명이 최종 선정됐다.
국토부는 이번 공유형모기지 개선안으로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 등에 불리하게 작용됐던 일부 심사항목을 조정하고 대상지역도 수도권 및 6대 광역시에서 세종시 포함 인구 50만 이상 도시로 넓혔다. 또한 국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우리은행 독점취급에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으로 확대했다. 신규 취급 은행들도 고객 수성과 편의성 제고 차원에서 반기는 분위기다.
◇ 7년간 1% 저리 후 수익 배분
국토부는 공유형모기지와 별도로 유사한 구조의 수익공유형 은행대출을 출시하기로 했다. 공유형모기지가 주택기금을 통한 대출이라면 수익공유형 은행대출은 은행재원을 이용한다. 이름 그대로 초저리의 ‘은행대출’이다. 또한 수익공유형/손실공유형으로 나뉘는 주택기금 공유형모기지와 달리 수익공유형만 있다.
수익공유형 은행대출은 주택기금 공유형모기지와 달리 소득제한이 없고 대상주택도 담보평가 6억원 및 전용면적 85㎡ 이하 공동주택에서 공시가격 9억원 및 102㎡ 이하로 확대됐다. 그러면서 금리는 1% 내외다. 은행들의 자금조달비용지수인 코픽스에서 1.0%p를 빼서 금리를 결정한다. 지난 1월 16일 코픽스 신규 기준금리는 2.1이다. 1.1%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초저금리는 7년까지 지원되고 8년째부터는 시중 주택담보대출 수준의 변동금리로 전환된다. 또한 7년이 지나는 시점에 그동안의 수익을 은행과 1:1로 나눠 정산한다. 소득제한이 사라지면서 억대연봉자도 초저금리 혜택을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제기됐다. 또한 집값이 상승하면 문제가 없지만 하락할 경우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은행이 손실에 대비해 대한주택보증기금에 보증 수수료를 내고 이자원금을 보증 받는데 나랏돈으로 은행손실을 보전해주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 “환영할 만한 제도지만 큰 인기는 없을 것”
그러나 국토부는 수익공유형 은행대출은 우리은행에서 3000가구 한정으로 시범 운영되는 것이며 대상지역도 집값 상승 가능성이 높은 수도권·광역시 등 대도시 아파트로 제한하는 등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했다고 해명했다. 가계부채 폭탄 우려에 대해서도 한정된 물량으로 진행되는 만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한주택보증의 손실보전 지적에도 “보증수수료를 받고 최소 이자수익만 보장하며 일부 언론이 제기하는 원금보장은 사실 아니”라며 “대상주택 가격이 연 1~1.5% 수준 상승하면 보전 가능성이 없도록 보증구조를 설계했다”고 밝혔다.
또한 신청자격도 무주택자와 기존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이를 처분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허용했다. 저렴한 비용으로 자가를 소유하려는 모든 계층의 실수요자를 지원해 가계부채의 질도 개선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수익공유형 모기지에 대해 “수요자 시각에서 본다면 전세난이 극심한 상태에서 저비용으로 주거를 해결한다는 것과 선택의 다양성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환영할만한 일”이라 평가했다. 고소득층 지원 논란에 대해서는 “전용면적 102㎡면 40평 수준인데 부자들은 보통 50평 이상을 선호한다”며 “수익공유형 은행대출 대상주택 기준상으로는 고소득층 보다는 중산층으로 보는 게 정확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익공유형 모기지의 성공 여부에 대해 “아직까진 우리나라 사람들이 수익을 공유한다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며 “또한 지속적인 저금리 기조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3% 이하로 내려오면서 차라리 이자를 전부 부담하고 집값 상승에 따른 수익도 다 챙기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고객들도 상당수 나타나 큰 인기를 끌지는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