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경하는 임직원 여러분,
오늘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 회장 겸 스탠다드차타드은행장에 취임한 박종복입니다.
우선 서면으로 먼저 인사를 전합니다.
저는 지난 1979년 제일은행 행원으로 금융업에 처음 뛰어들었습니다. 그로부터 35년이 지난 오늘, 평생을 몸담아 온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은행장 자리를 맡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영광스러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어려운 시기에 막중한 임무를 맡아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우리는 지난 십 수년간 많은 변화의 소용돌이를 헤쳐 나왔습니다. 대한민국 최고 은행의 직원이라는 자부심으로 힘든 줄 모르고 일을 했었고, IMF 구제금융 시기를 겪으면서는 많은 동료들이 쓸쓸히 떠나가는 뒷모습도 지켜보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글로벌 은행의 일원으로서 다시 어려움을 이겨내고 달리다 보니, 이제 국가적으로 저성장 저금리 시대가 고착화되어 수익성이 낮아지고, 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 간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는 도전의 시기를 맞았습니다.
우리가 이 치열한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고, 생존을 넘어 성장하기 위해서는 올해를 포함해 앞으로의 2, 3년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기에 우리가 어떻게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하느냐에 따라 우리 은행의 긴 앞날이 결정될 것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저는 5년 내에 반드시 우리의 비전인 ‘한국 최고의 국제적 은행’을 명실상부하게 실현하겠다는 각오를 말씀 드립니다. 그리고 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저의 재임기간 동안 여러분과 함께 지켜나가야 할 몇 가지 약속을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고객 없이 우리는 생존할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 곁에는 은행이 힘든 시기를 겪어나올 때 우리와 함께 해준 고마운 고객들이 있음을 한 순간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은행 이름이 바뀌고, 거래하는 지점이 변화하는 등 불편함이 있을 때에도 우리 곁을 지켜 준 고객이야말로 우리의 진정한 자산입니다. 이제 이 분들께 보답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갖춘 든든한 은행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신규고객 창출은 우리가 생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저는 앞으로 제 시간의 절반 이상을 영업 일선의 직원들과 고객을 만나는데 할애할 생각입니다. 영업 현장의 목소리를 가장 귀 기울여 듣고, 개인과 기업을 가리지 않고 고객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 나갈 것입니다.
둘째, 리테일금융, 커머셜금융, 그리고 기업금융을 균형 있게 성장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과거 일등은행의 명성을 일구었던 영업력과 함께, 국내 은행들이 부러워하는 160년이 넘는 역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장점을 잘 융합한다면 우리는 개인과 기업고객 모두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 최고의 국제적 은행’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활발한 영업활동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보다 강화하겠습니다. 은행과 상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광고와 마케팅을 늘리고, 대고객 영업 활동을 적극 지원하며, 리스크 관리 역시 역할이 강화되어 비즈니스와 잘 협업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직원 여러분들께서도 항상 ‘나와 우리 팀의 활동이 충분한 생산성을 갖추고 있는지, 그리고 과연 다른 은행에 비해 경쟁력이 있는지’를 염두에 두고 함께 노력해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셋째, 한국 현실에 맞는 경영활동을 통해 토착화된 국제적 은행을 만들고자 합니다.
한국 현실에 맞는 영업 활동을 통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여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절실합니다. 지금 우리의 눈 앞에 있는 경쟁상대는 한국의 은행들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이들과 차별화된 내용과 방법으로 고객에게 접근할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우리가 다른 은행과 차별화 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바로 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자산입니다. 개인고객들은 우리가 제공하는 다양한 글로벌 상품과 서비스에 더 많은 신뢰를 보여 주고 있으며, 한국 기업의 해외진출을 돕는 동반자로서의 우리의 역할은 이미 탁월하다는 평가와 함께 부러움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의 상품과 서비스가 한국의 고객들에게 더욱 적합한 방식으로 설계되고 제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감성 경영으로 소통에 노력하여 One Bank를 만들고자 합니다.
저는 우리 조직이 서로 진정성을 가지고 소통하고 협력하는 곳이 되기를 원합니다. 고객, 경영진과 임직원, 노동조합, 주주 등이 서로 신뢰하고 존중할 수 있는 은행이 될 수 있도록 진솔하게 열린 소통을 하는데 힘쓰겠습니다.
더불어 내부 프로세스 측면에서도 개선해야 할 점이 없는지 살펴보고, 현장에 우선 순위를 두며 효율성을 높여야 할 것입니다. 감성적인 측면과 제도적인 요소가 잘 융합한다면 서로 믿고 도움을 주는 진정한 One Bank가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임직원 여러분,
여러분 중에는 과거 일등은행을 만드는데 핵심 역할을 한 훌륭한 경륜을 가진 분도 있고, 또 금융업계 각 곳에서 전문가로 능력을 인정받아 은행에 합류한 인재도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능력과 잠재력을 믿습니다.
‘한국 최고의 국제적 은행’으로 우리 모두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 모두 한 뜻으로 동참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은행장인 저부터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