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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발 소액결제 태풍, 은행 긴장해야

김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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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4-10-26 21:00

알리페이·애플페이·카카오페이 IT업체 맹위
금융사 vs 비금융사 경쟁치열…발전 전략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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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발 소액결제 태풍, 은행 긴장해야
은행이 지배하던 지급결제 시대는 끝났기 때문에 금융회사들이 시대변화에 제대로 대응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파문을 일으켰다. 금융사들은 기본 서비스 내실 강화와 더불어 비금융기업과 제휴 다각화를 통해 소비자 접촉 채널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영업점포와 CD/ATM기는 물론 모바일뱅킹 등 많은 채널을 갖고 있으면서 시장지배자로서 안주만 해왔던 은행들이 경각심을 갖고 소액결제 변혁의 소용돌이를 주도적으로 헤쳐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소액결제 시장을 중심으로 IT업체와 같은 비금융사들이 파란을 일으키면서 모바일 결제 등 새로운 지급결제 제도에 대한 장기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국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미국 애플의 애플페이를 비롯해 국내에선 카카오톡이 카카오페이를 출시하는 등 IT업체 위주의 비금융사들이 금융사들의 독점권을 이미 깨버린 지 오래다. 더욱이 앞으로 소액결제 시장은 혁신을 선도하는 IT업체들이 주도권을 쥘 가능성마저 엿보이고 있어서다. 당연히 금융당국의 규제개선과 새로운 경쟁에 돌입한 각 금융사들의 노력 등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의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23일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본점에서 ‘소액결제 혁신과 지급결제의 미래’를 주제로 개최한 지급결제제도 컨퍼런스에서 이같은 주장이 제기됐다.

◇ 혁신흐름 비금융사가 주도

전통적 관점의 결제서비스는 현금이나 수표를 활용해 재화를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었지만 이를 대체하는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전자상거래와 같은 인터넷을 활용한 지급결제에 이어 이제는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가 등장했다.

윤선중 동국대 교수는 “1990년대 초반까지 지급결제 혁신은 신용카드와 ATM 도입, 인터넷뱅킹 등 대형은행들이 주도했지만 이후 혁신흐름은 비금융기관이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회사 간 경쟁에 비금융사까지 가담하며 지급결제 시장의 경쟁이 더욱 복잡하고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태풍의 눈은 단연, IT기업들이다.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는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를 운영하는 알리바바는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해 250억달러의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 9월 미국 애플도 시티그룹, JP모건, BOA 등과 협력해 NFC를 탑재한 애플페이를 내놓았다.

◇ 핀테크 활성화 땐 국내서도 급발전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의 카카오페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카카오페이에 신용카드를 등록해 제휴사이트에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해 결제가 가능한 방식이다. 카카오톡은 금융결제원의 뱅크월렛 결제서비스를 이용한 뱅크월렛 카카오도 앞서 출시했었다.

윤 교수는 “카카오톡이 결제 방법을 활용해 온라인 시장을 확대한 후 오프라인 시장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바일 결제는 오프라인에서보다 온라인에서 더욱 빠르게 확산하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시장을 장악하는 업체가 이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시장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국내 소액결제 시장의 전망에 대해 윤 교수는 “IT기술과 금융이 융합되는 핀테크(Fintech)가 아직 국내에서는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이라 혁신 지급결제시장에서 플랫폼 경쟁이 일어나며 시장표준이 쉽게 정해지지 못해 교착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은행, 카드사, 이통통신사 등 새로운 지급결제 시장을 둘러싼 다양한 플랫폼 사업자들에 대한 행정부처 소관도 달라 교착상태가 더 심화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윤 교수는 “다양한 시장참가자들과의 의견 소통은 물론 관련 행정부처 및 감독당국들 간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며 “국내 핀테크 산업 활성화와 전산보안 및 정보보호에 대한 기준을 제정할 수 있는 범정부대책기구를 만드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제시했다.

◇ 카드 대신 모바일 결제가 대세?

장석호 BC카드연구소장은 “카카오톡이나 네이버의 라인 등 메신저 사업자 같은 IT기업이 오프라인 결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지가 가장 핵심적인 문제”라며 “구체적인 수치는 아직 파악할 수 없지만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장 소장은 소비자 트렌드의 뚜렷한 변화를 꼽았다. “지난해 체크카드 성장률은 20%에 달하고 발급건수도 신용카드를 초과하는 등 과거 신용카드를 선호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 직불형 결제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선불계정 결제는 이미 보편화된 소비 트렌드”라며 페이팔(Paypal)과 알리바바의 성공, 스타벅스의 모바일 선불카드, 소셜커머스사인 위메프의 포인트리워딩 전략 등을 사례로 들었다.

또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IT기업이 금융서비스를 하는 것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모바일 환경이 금융서비스를 변화시키며 관련규정들도 바뀌고 있다는 점 등도 장 소장이 제시하는 이유다. 장 소장은 “복잡한 사회에서 현대인의 단순화 경향을 볼 때 IT회사가 고객서비스 측면에서 금융프로세싱에 오히려 강점이 있을 수 있다”며 “모바일 환경에서 금융사들이 비금융사의 서민 소비금융 서비스 영역 진출을 늦출 수는 있지만 막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어 “금융사들이 비금융사들과의 경쟁으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지출하기 보다는 상호협력으로 공동의 고객인 금융소비자를 위한 통합전자금융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김남훈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선불카드의 시장규모와 사용건수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향후 주요 결제 수단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선불카드는 티머니 교통카드가 유일하다. 선불카드의 경우 저연령층 위주로 사용되고 이들이 향후 경제활동인구가 되면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 규제 사각지대 개선 필요

박이락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장은 비금융기업 지급서비스가 확산되면 △지급서비스 혁신과 경쟁 촉진 △지급수단 및 지급결제시스템에 대한 신뢰 저하 가능성 △금융기관의 수익성 악화와 장기 고객기반 약화 △규제체계 사각지대 발생 등을 예상했다.

당국의 과제로는 “비융금융기업이 은행과 유사한 지급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은행을 지급서비스 제공 주체로 전제한 기존의 규제체계 점검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금융사들에는 “기본 서비스 내실 강화와 더불어 비금융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소비자 접촉 채널을 확대하라”고 조언했다.

이윤수 금융위원회 중소금융과장은 “앞으로 은행들이 많은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며 “은행들이 점포나 ATM, 인터넷과 모바일 등 여러 채널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지금까지 안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대면 보다 비대면 거래다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비금융사에 대한 서비스 우위를 국민들에게 보여주지 않으면 어려워질 것”이라는 것이다.

금융당국 차원에서도 “시장혁신을 막을 수 있는 규제는 최소화 하고 소비자 피해 방지를 최우선 원칙으로 내세우겠다”고 밝혔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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