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전 회장은 29일 법무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인을 통해 “저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금융위를 상대로 제기한 본안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을 취하하고 등기이사직에서도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KB금융그룹의 고객, 주주, 임직원 및 이사회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KB금융그룹이 새로운 경영진의 선임으로 조속히 안정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일어난 모든 일을 제 부덕의 소치로 생각하고 앞으로 충분한 자기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은행 주 전산기 교체 문제와 관련해 지난 4일 금감원의 중징계 결정에 이어 12일 금융위가 3개월 직무정지라는 강력한 징계로 사실상의 사퇴압박을 가했지만 임 전 회장은 이에 불복하고 16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금융당국에 이어 KB금융 이사회도 "임 회장 스스로 현명한 판단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간접적으로 사퇴를 권고했고 결국 17일 해임을 의결했다. 금감원의 중징계 직후 사퇴를 발표한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과 비교해 소송을 불사한 임 전 회장의 향후 행방에 많은 이목이 쏠린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사회가 해임 결의 이후 새 회장 후보 선출에 돌입하면서 회장직 복귀 가능성이 줄어들자 결국 현실적인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 전 행장에 이어 임 전 회장도 전격 사퇴를 발표하며 수개월을 끌었던 KB사태가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KB금융 창립6주년이었던 이날 기념식에서 회장 직무대행인 윤웅원 부사장은 “조직안정을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하자”고 밝혔다. 또한 기념식 후 직원들은 봉사활동을 펼치며 차분한 기념일을 보냈다.
현재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10월초까지 100여명의 회장 후보군을 확정하고 빠르면 10월 안에 최종 회장후보자 1인을 선정할 계획이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