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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록 고집, 간판 금융그룹 ‘피멍’

김효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4-09-11 00:19 최종수정 : 2014-09-11 15:41

감독당국 중징계에 사퇴 거부 “명예회복” 별러
시민단체 등 각계 “조직 위한다면 퇴진” 권고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권고 내지는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목소리가 각계로부터 표출되고 있어 민족 명절 한가위 이후 수용 가능성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금감원의 중징계 결정에 전산기 교체 사태의 검찰수사 비화 등에 대한 책임당사자인 이건호 전 행장의 사임을 이끌어 냈지만 임 회장은 당당히 거부했다. 임 회장으로선 신념에 따른 선택이겠지만 이로 인해 국내 최대 금융그룹이 브랜드 가치 훼손과 신뢰 추락 등 이미 드러난 멍자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임 회장은 금감원 검사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며 한 술 더 떠 명예회복을 주장하고 나섰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중징계 요청에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최대한 빨리 매듭짓겠다며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금융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기로 한 당국 최종 결정에도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 영향이 훨씬 커질 전망이다.

◇ 제재심 권고 번복 당연한 귀결?

최 원장은 지난달 22일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내린 경징계 결정을 심사숙고 끝에 중징계로 뒤집었다. 사안의 본질에 비춰 최초 검사 투입부터 징계 결정까지 너무 오래 걸리긴 했지만 당연한 귀결이라는 지적이 우세한 형국이다.

이 행장은 “은행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다. 내 행동에 대한 판단은 감독당국에서 적절하게 판단하신 것으로 안다”며 전격 사임했다.

이 행장의 사임에 임 회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렸지만 임 회장은 지주 발표문을 통해 “앞으로 KB의 명예회복을 위해 적절한 절차를 통해서 정확한 진실이 명확히 규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며 사퇴를 거부했다.

최 원장이 강조한 이 행장 중징계 사유는 감독의무 태만이다. 국민은행 본점 검사결과 이 행장이 주전산기 전환사업과 관련해 11차례에 걸쳐 보고받았음에도 감독자의 위치에서 감독의무 태만으로 위법·부당행위를 확인하지 못해 사태 확대를 방치하고 금융기관의 건전한 운영을 저해했다고 밝혔다.

임 회장의 경우 감독의무 태만 외에도 주전산기의 유닉스 전환을 강행하려는 의도로 자회사인 국민은행의 IT본부장 교체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사유도 추가됐다.

임 회장은 사임한 이 행장보다 책임이 더 중하다는 판정일 수 있지만 꼿꼿하게 응수한 셈이다. 임 회장 징계는 금융지주회사법령에 따라 금융위가 최종 판단하지만 이번 최 원장의 결심이 이뤄지기까지 금융위와 어느 정도 협의가 있었다는 점에서 금융위가 이를 번복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임 회장, CEO 자격 없다” 봇물

이런 가운데 각계에서 임 회장의 사퇴 거부를 비판하고 KB금융 및 국민은행과 국내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조속히 사퇴할 것을 촉구하는 견해가 분출했다.

금융산업노조는 “즉시 사의를 표명한 이건호 행장과는 너무도 다른 임영록 회장의 후안무치함에 놀라울 따름”이라며 “애초에 금융기관 낙하산 인사로 회장 자리에 부적격자였던 임 회장이 지난 3개월 간 권력다툼으로 국내 최대의 금융기관을 망가뜨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의 중징계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자격조차 없다”고 논평했다.

김기식닫기김기식기사 모아보기 민주당 의원도 “임영록 회장은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금융위 최종 결정 전에라도 즉각 사퇴하라”며 “그것이 조직 전체를 망쳐 놓은 수장이 조직과 구성원들을 위해 수장으로서 해야 할 마지막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금감원 제재심 단계에서 빚어진 불미스러운 로비 문제와 모피아의 제 식구 감싸기가 또 다시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금융위의 결정을 지켜볼 것”이라 말했다.

시민사회단체 경제개혁연대는 “시장의 신뢰를 잃은 임영록 회장, 조속 사퇴하라”고 강조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앞서 임 회장과 이 행장의 동반퇴진을 요구하며 이를 외면할 시 소액주주운동을 벌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소액주주운동은 상장 금융사인 KB금융지주와 임 회장을 정면으로 겨냥하기 마련이다.

◇ 관치로 인한 금융시스템 후진성 적나라

국민은행 이사회는 부랴부랴 5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이 전 행장 사임으로 인한 경영공백을 막기 위해 박지우 이사부행장을 행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하고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운영하도록 했지만 정상 작동할지는 미지수다. 은행 이사회 또한 주 전산시스템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 전 행장측 요청을 묵살했던 이번 사태 책임을 져야할 한 축이라는 사실이 엄연히 남아 있기도 하다.

성낙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중징계 결정으로 끝이 아니다. 근본적인 지배구조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향후 관치금융, 나아가 지주체제의 존폐여부까지 고민할 수 있는 장기적인 싸움을 예고했다. 무엇보다 그는 “내부출신 인사가 회장과 행장을 겸임해서 KB금융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징계 결정에 이르기까지 금융기관 수장으로서 자질이 부족하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이건호 행장처럼 사퇴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기관 전문가 아닌 고위공직자가 낙하산 인사로 민간 금융사 CEO에 임명되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후진성을 반증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KB금융지주 측은 경영공백 최소화와 조직안정 최우선에 집중하겠다고 전하며 임 회장의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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