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스크 맵은 전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범죄, 질병, 재해 등을 표시하는 위험정보시스템이다. 작년 1월 문재우 전 손보협회장이 중장기 사업계획으로 발표하면서 업계에 알려졌다. 목적은 어느 지역에 어떤 위험성이 높은지를 분석해 보험상품 개발과 리스크관리에 활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독일은 손보사들이 독일보험자협회(GDV)가 제공한 리스크 맵을 활용해 재해보험 요율을 산출하고 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지난 4월 리스크학회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를 받았으나 당시 세월호 사고로 활용검토가 잠시 미뤄졌다”며 “잇따른 대형사고로 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지금이 적절한 시기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 화재, 교통사고 등 인적재난 중점
연구용역을 통해 도출된 기본 방향은 보험사들이 가진 사고정보를 국가통계와 연계해 활용하는 것이다. 재난과 생활안전을 중심으로 자연재해, 인적재난, 고령인구 구조, 여가활동의 리스크를 지수화해 맵을 제작하는 게 큰 틀이다.
재난은 자연재해와 인적재난으로 나눠 인적재난 리스크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잡았다. 최근의 사고들이 인재(人災)로 지칭되고 있어서다. 인적재난의 95%가 교통사고와 화재인 점을 고려하면 경찰청과 소방방재청, 손보사와 화재보험협회의 데이터를 공조하는 방법이 유용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 잠재재난 리스크를 맵으로 구축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동일한 재해에도 건축물의 집중도, 고층화 정도, 노후화 정도 등에 따라 피해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지역별로 잠재위험을 지수화 할 필요가 있다.
생활안전 측면에서는 고령인구 중심의 리스크 맵이 거론됐다. 연령에 따라 사고발생 가능성과 피해액이 상이하다는 특성을 감안한 것이다. 예를 들어 강원도 지역은 노인수가 많아 생활안전 리스크가 크고 노년부양비가 22.5%로 높아 재정자립도 차원에서 위험이 높다는 식이다.
향후 고령자 중심 인구구조 맵이 구축되면 지자체는 인구구조와 관련된 각종 위험을 파악하고 자구책 마련에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정사고가 언제 자주 발생한다는 정보를 쉽게 파악해 교육 및 예방프로그램을 특정지역과 시기에 집중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리스크 맵 제작은 중요성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한 리스크지수 개발이 관건이다. 자동차나 화재처럼 빈도가 높은 리스크는 가중치를 높게 부여하거나 빈도는 낮지만 피해액이 큰 심도를 기준으로 재난과 같은 리스크에 가중치를 두는 방식이다.
◇ 범죄, 질병 등은 유보되는 분위기
리스크 맵은 필연적으로 지역감정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은 인프라다. 당초에는 전염병 등 질병과 성폭행 등 범죄율도 정보수집 대상이었으나 리스크 맵 제작에선 유보되는 분위기다.
손보사 관계자는 “어느 지역에 어떤 질병 혹은 범죄위험이 높다고 알려지면 사람들이 그 지역을 기피함에 따라 지역발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지자체, 정치권, 시민단체들의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수년 전 전남 진도의 간암발병률이 크게 높다는 질병관리본부의 자료가 국회의원실에서 나오는 바람에 진도군이 극렬 반발한 사례가 있다. 또 작년에는 외국인 범죄율이 높아지자 경찰이 서울 용산, 경기 안산 등 외국인 밀집지역을 집중단속하면서 인종차별 논란도 불거졌다.
이에 따라 리스크 맵은 화재, 교통사고, 자연재해 등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최근 재난보험 도입과 방재컨설팅을 보험사의 부수업무로 허용하려는 정부 기조와도 잘 들어맞는다. 이같은 정책이 추진되면 리스크 맵은 손보업계의 주요 인프라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협회 관계자는 “다양한 리스크를 관리·예방하기 위한 리스크 맵 구축은 이미 많은 나라에서 수행돼 왔으며 경제적으로도 효율적인 것으로 평가된다”며 “현재 정부가 시범 구축하고 있는 정보통합관리시스템 및 국민생활안전지도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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