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준금리 15개월만에 0.25% 인하, 국고채, 통안채 등 시장금리 오름세
3분기에도 금리로 재미를 볼까? 금리가 증권사의 실적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까? 금리인하가 15개월만에 단행되며 증권사에 약 혹은 독이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25%로 0.25% 내렸다. 이에따라 기준금리는 2010년 11월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보통 금리인하는 채권을 보유한 증권사에게 호재다. 금리가 내리면 거꾸로 채권가격이 올라 채권운용에서 평가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금리인하를 마냥 환영할 수 없는 이유는 채권시장이 이같은 공식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데 있다.
실제 지난 7월까지 기준금리는 연 2.50%로 14개월 연속 동결됐다. 하지만 증권사는 지난 1, 2분기 채권운용 쪽에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지난 반년동안 증권사 채권트레이딩의 주요 대상인 단기,중기물의 시장금리가 국고채1년 2.70%→2.57%, 국고채 3년 2.91%→2.68%, 국고채 5년 3.30%→2.88%으로 꾸준히 내렸기 때문이다.
이같은 시장금리하락세로 증권사들은 1, 2분기에 채권운용쪽에서 대거 평가이익을 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 증권사의 1, 2분기 채권운용관련이익은 각각 1조2624억원, 1조5047억원에 달한다. 특히 채권규모를 많이 늘린 대형증권사들은 보유이익이 컸다. 약 13.55조원의 채권을 보유한 KDB대우증권은 상반기 상품운용에서 약 733억원의 이익을 냈다.
업계관계자는 “금리인하기조에 맞춰 시장의 흐름에 순응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격차가 컸다”라며 “특별히 추세에 맞서 채권을 줄이거나 역포지션을 취한 증권사를 제외하고는 평균수준의 평가이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 추세적 상승 관건, 한차례 금리인하 염두한 롱포지션 유지
하지만 지금 분위기는 정반대다. 금리인하를 기점으로 시장금리는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움직임이다. 지난 14일 금리인하 직후 시장금리가 되레 오르는 엇박자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단기 중기 장기국채 모두 오름세다. 주요 채권트레이딩 대상인 단기물은 5bp 가까이 뛰었다. 국고채 1년물은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2.348%에서 2.402%로, 국고채 3년물은 2.540%에서 2.571%로 0.03%~ 0.05%로 올랐다.
중장기물의 흐름도 비슷하다. 국고채 5년 2.761%→2.815%, 국고채10년물 3.067%→3.140%로 오름세다. 통안채권도 반등했다. 같은 기간 통안채권 91일은 2.396%→2.402%, 통안채권 1년은 2.376%→2.383%으로 상승했다.
문제는 이들 국고채, 통안채 등 시장금리가 추세적으로 오르는 경우다. 지난해 5월 미국 양적완화정책 중단움직임으로 기준금리하락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가 급격히 오르며 증권사들은 FY2013년 1분기 채권보유액이 큰 증권사들이 대규모 상품운용손실을 입었다.
이번 금리인하가 되레 금리저점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기며 하반기에 ‘기준금리인하-시장금리인상’이라는 시장금리쇼크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증권사 채권운용부서 쪽은 연내 추가기준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 시장금리가 추세적으로 상승할지, 또다시 금리인하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한번더 내릴지 그 방향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채권운용부 관계자는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두 번에 거쳐 50bp인하한다는 게 시장의 컨센서스”라며 “앞으로 한차례 더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추가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또 다시 하락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롱위주의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추가금리인하에 나설 경우 금리의 바닥으로 보고, 채권포트폴리오 조정을 준비중이다.
대형사 FICC운용본부장은 “금리인하는 경기진작에 도움이 되나 인플레, 가계부채, 기업실적둔화 등이 이슈가 있어 50bp 이상 내리지는 못할 것”이라며 “3, 4분기 한차례 25bp 금리인하가 거의 금리바닥(피크)이라고 보고 있으며, 연말에 미국의 금리인상결정 등 글로벌변동성이 확대될 것을 대비해 보수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