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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당국 그림자규제 완화, 헛구호 그치나

김미리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4-06-22 21:16 최종수정 : 2015-03-25 22:49

[기자수첩] 당국 그림자규제 완화, 헛구호 그치나
최근 금융위원회에서 ‘금융규제 개혁 방안 마련과 관련한 행정지도 현황 파악’을 위한 공문을 각사에 전달했다.

금융위나 금융감독원이 공문 이외에 이메일, 구두, 전화 등으로 금융회사에게 요청하는 지도, 권고, 지시, 협조요청 등을 파악하기 위한 것인데, 규정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실질적으로 금융사들을 옥좨왔던 이른바 ‘그림자규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완화를 검토한다는 취지다.

작성 내용은 행정지도가 내려온 시행일시나 주요 내용 뿐 아니라 지침을 내린 주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게 되어 있으며, 과도한 규제의 경우 폐지건의 등 검토의견을 제시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업계 내에서는 여전히 금융당국의 이 같은 규제완화 움직임이 ‘헛구호’처럼 들리는 모양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림자규제’라고 불리는 이유가 있는데, 적으란다고 곧이곧대로 적을 회사도 없거니와 규제완화를 요구해도 들어주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굳이 내용을 충실히 적어낼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보험은 ‘규제산업’이라 불릴 만큼 규제범위가 넓고 큰데다 부처간 얽힌 규제도 많고, 자동차보험과 같이 국민생활 전반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당국 역시 규제완화의 칼날을 쉽사리 대지 못해 사실상 기대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이미 중의가 모아져 계류 중인 법안 등과 같이 시의성이 떨어지는 규제들만이 규제완화 수용범위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러한 규제완화 붐을 기회로 보험업계가 실질적인 가격자율화 등을 요구하고 나서자 당국에서는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 보험연구원 주재로 열린 보험사 CEO 대상 조찬회에서 이미 가격자율화가 허용됐음에도 예정이율, 안전할증 등에 대한 숨은 규제와 제약으로 실질적인 가격자율화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며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그림자규제 철폐를 요구하자 본래 이날 참석이 예정돼 있던 당국쪽 인사가 불참한 것은 물론 금융위에서 연구원 측에 한소리(?) 했다는 후문도 돈다.

당국은 ‘소비자보호’를 위해 보험료 상승을 우려한 조치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십년도 전에 도입된 ‘가격자율화’라는 말이 무색한 상황이다. 일각에선 금융위가 최근 금감원과 제재권한을 놓고 벌이는 칼자루 싸움에서 우위를 잡기 위한 액션이란 지적도 나오는데, 업계는 괜한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질까 몸을 사리고 있다.

금융위가 상위 조직이기는 하지만 금감원이 감독권한을 쥐고 있어 업계와 실질적인 접촉이 많기 때문에 굳이 완화해 주지도 않을 규제를 적어내 관계를 껄끄럽게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규제완화는 이전 정부에서도 이야기가 됐었지만 변화된 것이 없고, 이번 역시 완화해준다고 해도 업계의 목소리 보다는 당국이 원하는 만큼만 해줄 것”이라며, “당국을 담당하는 부서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사안에 따라 각 부서 담당자에게 행정지도가 내려지기 때문에 일일이 다 구분하거나 부서별로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범정부적인 규제완화 바람 속에서 전시행정이 아닌 보험산업 발전과 소비자보호라는 양 균형이 조화된 실질적인 규제완화로 당국의 목소리가 더 이상 헛구호에 그치지 않기를 바래본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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