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국채금리 하락은 예상 밖이다. 애초 시장에서는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 강도가 강화되며 국채매입규모 축소에 따른 수요부진으로 연말까지 채권금리 상승(채권가격하락)기조가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을 깨고 되레 하락하면서 그 배경에 궁금증을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 국채금리 추락의 원인을 미국 경기펀더멘털 훼손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미국의 4월 산업생산지표는 전월 대비 -0.6% 감소하면서 20개월 이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컨센서스를 하회하는 부진한 경제지표가 잇따라 발표된 탓에 미국 등 선진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국채금리도 추락했다는 것이다.
미 연준이 통화정책 완화를 일정기간 동안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도 금리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옐런 총재는 최근 테이퍼링과 상관없이 저금리 기조를 상당기간 유지시킬 것에 대한 의사를 밝혀 기준금리 인상시점이 늦춰질 것임을 내비친 바 있다.
유로존의 디플레에 대한 우려도 반영됐다. 최근 유로존의 국채금리는 나라별로 차이가 있으나 전반적으로 빠르게 우하향하고 있다. 이 같은 유로존의 국채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미국과 유로존 국채간의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짐에 따라 투자매력이 높아진 미 국채 쪽으로 매수세가 몰리며 미국 국채금리 하락, 즉 미국 국채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국채금리 하락이 거의 마무리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미국 GDP 성장률에 대한 컨센서스는 2분기부터 3%대로 복귀할 것이 전망되고 있으며 컨센서스 추이 또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라며 “최근 나타나고 있는 미국 국채금리의 하락은 미국의 경기회복 기대감 및 유로존 디플레 우려 완화와 함께 향후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토러스투자증권 김중수 연구원은 “미국 국채금리 하락은 주가 상승 부담과 연준의 초저금리기조가 지속됐기 때문”이라며 “미국 국채금리 하락은 글로벌 금리 동반하락과 달러화 약세를 유도함에 따라 수익률을 높이려는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 쪽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