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에 따르면 현금 및 현금화가 용이한 단기 금융상품을 일컫는 단기 부동자금이 지난 2월말 기준 716조원까지 늘어났다. 지난 2013년말 대비 10조원, 2012년말과 비교하면 59조원 증가했다. 수시입출식예금, 요구불예금, 6개월미만 정기예금, CMA, MMF 등을 포함하는 단기 부동자금은 대기성 자금성격이 크다. 그만큼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늘고 있으며, 증시가 상승 쪽으로 방향성을 잡으면 단숨에 증시로 돈이 이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추락하는 금리도 증시 쪽으로 부동자금이 이동할 수 있는 모멘텀이다. 지난달 시중은행의 저축성 예금금리는 연 2.6%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올해 CPI(consumer price index:소비자물가지수) 상승으로 제로 수준에 근접할 실질이자율을 감안하면 예금매력도의 하락은 이어질 전망이다. 증시주변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도 고무적이다. 증권사, 운용사, 종금 등에서 주로 거래되는 CMA, MMF 상품 등 잔고가 지난 2개월동안 9조원 이상 늘며 증시진입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피가 박스권을 돌파하며 상승장으로 방향성이 정할 경우 증시주변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 MMF잔액은 2013년말에서 2014년 2월말까지 2개월 동안 20%나 증가했는데, 이는 펀드 환매로 인해 부동화된 자금들이 주식시장을 완전히 이탈하기보다는 MMF 등 대기성 상품에 머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라며 “약 715조원에 달하는 시중 부동자금이 박스권상향 돌파시,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이라고 내다봤다.
메리츠종금증권 박선호 연구위원은 “실제 지난해 장기저축성 예금은 전년대비 2.4조원 감소하며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반면, 단기저축성 예금은 50.5조원으로 전년대비 약 3배 이상 늘며 시중자금은 투자처 찾기에 분주하다”라며 “결국 저금리로 안전자산의 매력도가 낮아진 가운데 8%를 상회하는 수익률스프레드(yield spread) 등으로 주식자산의 높은 투자매력도가 유효하다는 점에서 시중 부동자금의 주식시장으로의 이동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