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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악(惡)보험, ‘네이밍’ 때문에 출시 지연

김미리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4-03-23 22:57

포퓰리즘 상품 지적에 ‘프렌즈가드(친구지킴이)’로 상품인가 등록
금융당국 “‘4대악’ 들어가게 하라”…출시 4월말 이후

이달 말 출시 예정이던 현대해상의 4대악(惡)보험이 ‘이름’ 때문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출시 전부터 포퓰리즘 정책의 산물이라는 지적이 쇄도함에 따라 좀 더 순화된 이름으로 상품인가를 신청했지만 당국으로부터 ‘4대악’이란 용어가 들어가도록 명칭을 바꾸라는 개선권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 금감원 상품인가 반려, 왜?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지난 2월말 금감원에 상품인가 등록을 내고 이달 20일 ‘4대악보험(가칭)’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심사단계에서 금감원으로부터 보험명칭 및 기초서류를 변경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4대악’이 아닌 다른 이름을 쓴 것이 화근이다. 당초 현대해상은 ‘프렌즈가드(친구지킴이) 상해보험’이라는 이름으로 상품인가를 등록했다. 사회적 안전망을 지향하는 좋은 취지로 상품을 개발했음에도 관치 상품이라는 지적이 계속되자 용어를 순화하고자 한 것.

그러나 금감원은 ‘4대악’이라는 용어가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워낙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상품이다 보니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이름이 낫다는 취지에서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상품에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 인가가 미뤄진 것이 아니라 보장내용이 충분히 드러나도록 상품명을 변경하고 기초서류를 재신고하라는 취지로 개선권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현대해상은 현재 상품명을 ‘4대악 피해 보상보험’으로 바꾸는 안을 결정해 재인가 등록을 준비 중이다.

◇ 개정, 신상품 시기와 맞물려 늦춰질 수도

이에 따라 실제 상품출시는 4월 말경으로 짐작되고 있다. 그러나 전 보험사의 상품개정과 신상품 출시가 4월에 몰려있어 출시 시기가 더 늦춰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오는 4월부터 ‘생명보험 및 질병 상해보험 표준약관’이 개정되기 때문인데, 본래 1월 시행될 예정이었던 표준약관 개정안이 국정감사 등의 이유로 4월로 미뤄지면서 그 전에 상품출시 예정이던 보험사들이 대부분 시기를 4월 이후로 미뤘기 때문. 더욱이 4대악보험은 본래 3월말 출시 예정이었기 때문에 기존의 표준약관에 따라 만들어졌는데, ‘명칭’으로 인가가 반려되면서 출시가 4월 이후로 늦춰져 새 표준약관에 맞춰 기초서류들을 모두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출시 시기가 미뤄진 만큼 4월부터 변경되는 표준약관을 반영해서 기초서류들을 보완해야 한다”며, “과거 시간적 순서로 배치됐던 약관을 보험금지급 및 제한사유, 지급절차 등을 전면에 배치하고 용어들을 정리해 소비자의 궁금증을 덜어 이해를 높이는 방향으로 변경된다”고 말했다. 이어 “본질적인 내용이 아닌 약관의 순서적인 면이 바뀌고, 담보들은 변경된 사항이 없어 크게 문제되는 부분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개선권고와 관련해) 실질적인 업무협의는 거의 끝난 상태라 상품심사가 빨리 진행될 경우 4월 말경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전 보험사가 상품개정을 준비하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금감원에서도 업무가 많아 4월말보다 더 늦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이슈’상품 아닌 ‘유지’되는 상품 기대

‘4대악보험’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때부터 강조한 ‘4대악 척결’과 관련해 학교폭력, 성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 등 특화된 피해에 대한 상해와 정신적 피해까지 보장하는 상품이다. 기초생활보호대상자, 차상위계층, 다문화가정 자녀 등 취약계층을 위한 상품이지만, ‘정책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보니 지난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일명 ‘녹색성장’에 따른 녹색자동차보험, 자전거보험과 같이 정권과 함께 시들해지는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싸늘한 눈초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을 지향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보험상품이 사회 안전망으로 여겨지는 만큼 실제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반짝 이슈상품이 아닌 지속될 수 있는 상품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 4대악보험 이외에도 내달 금융사기보험, 장애인 연금, 고령층 특화 보험 등 정책성 보험상품들이 대거 출시를 앞두고 있어, 첫 단추를 끼울 4대악보험의 출시와 시장안착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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