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전자단기사채제도는 최근 동양사태 등 투자자 보호가 취약하고, 실물 발행에 따른 비효율성을 가지고 있는 CP의 경제적기능(기업의 단기자금조달)은 유지하되, 문제점을 제거하기 위해 지난해 1월 15일 도입했다.
자금조달의 안정성과 투명성을 원했던 니즈와 맞물리며 시장의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전자단기사채 발행금액은 지난 2월 28일 현재 100조원을 돌파했다. 총 발행건수는 3,843건, 총 발행금액은 100조 6,500억원으로 동일기간(2013년 1월~2014년 2월) 발행된 기업어음 484조의 약 20.8% 수준이다. 그간 전자단기사채 발행금액은 꾸준히 늘며, 지난 2014년 2월 일평균 발행금액이 1조 1318억으로 발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2013년 5월(571억) 대비 무려 20배나 껑충 뛰었다.
이 같은 전자단기사채제도의 조기정착은 제도활성화, 기업어음규제 등 제도적 장치가 뒤따른데다, 예탁결제원의 우수한 전자단기사채인프라 구축이 시너지를 내며, 전자단기사채가 단기금융시장으로부터 기업어음 및 콜시장의 안정적인 대체재로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제도 활성화 관련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2013.4.5)과 CP 규제강화 방안(2013.5.6) 이후 기업어음에 대한 수요가 전자단기사채로 급속히 이전하고 있다. 특히 ‘단기자금시장 개편방안’(금융위, 2013.11.20)에 따른 증권사의 콜시장 참가 제한으로 증권사는 초단기 자금조달의 대체수단으로써 전자단기사채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지난해 11월 이후 증권사의 초단기 전자단기사채(7일물 이내) 신규 발행액은 8.6조원으로, 11월 이전 발행액인 0.8조원에 비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한국가스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남동발전 등 지방이전 공기업을 중심으로 실물기반의 기업어음과 달리 공간적 제약없이 자금조달이 가능한 전자단기사채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이 도입한 전자단기사채제도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이다. 전자단기사채제도 이용량 증대는 최초 전자증권에 대한 신뢰성 확보와 자본시장의 디지털화·선진화 기틀을 마련했으며, 향후 추진할 증권의 전면적인 전자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전자단기사채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단기자금조달 수단으로써 향후 단기금융시장의 체질 개선과 투자자의 신규 투자금융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단기자금시장인 CP, 콜시장은 전자단기사채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CP시장의 경우 CP와의 규제차익 해소 지원 등을 통해 2014년부터 매년 10% 이상 대체를 추진하여, 오는 2017년까지 기업어음 50% 이상 대체가 예상된다. 콜시장도 증권사 콜시장 참가가 전면 금지되는 2015년까지 제도 개선 및 시스템 개편을 추진하여 증권사간 콜거래 대체에도 전자단기사채가 기여할 전망이다.
이 같은 패러다임변화에 맞춰 한국예탁결제원은 전자단기사채 활성화에 따른 단기금융시장 전면대체를 통해 자본시장 핵심인프라로 성장시키겠다는 마스터플랜을 제시하고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전자단기사채의 발행지원을 위한 특례 제공 및 CP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를 통해 전자단기사채가 CP를 완전 대체한 점을 감안하면 예탁결제원이 우리 나라 최초로 도입한 전자단기사채제도가 자본시장 선진화에도 크게 기여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한국예탁결제원은 전자단기사채의 등록기관으로서, 전자단기사채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과 시장 참가기관의 니즈를 적극 수용하여 선진화된 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