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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제작금융지원, 역시나 ‘헛발 정책’

이나영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4-02-19 21:34

조선업 불황 겹치면서 4조원 지원 구호로 끝나
정책금융기관 체면치레 시중은행 아예 손놓아

금융당국이 글로벌 조선 시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자 국내 조선사들을 위해 내놓은 지원책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탁상행정이라는 은행권 일각의 지적이 적중했다. 금융당국이 지난 2012년 9월 ‘수출·투자 금융지원 대책’을 추진한 이후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등 정책금융기관에서 몇 차례 지원이 이뤄졌을 뿐 시중은행들이 선박제작을 위한 금융지원에 나선 사례는 현재까지 단 한 건도 없다.

시중은행들의 경우 선박제작금융 지원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데다 상품 금리 면에서도 별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4조원 규모로 시행되는 은행권의 조선업 금융지원은 시늉에 그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금융당국은 시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그저 생색내기용으로 관련 대책을 내놨다는 비판을 무시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 금융위, 추진 발표 이후 지원 실적 어땠나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2012년 8월 기업들의 금융애로 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수출·투자 금융지원 대책’을 내놓고 그 일환 중 하나로 시중은행 및 정책금융기관들이 선박제작금융 지원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 산업은행, 정책금융공사가 2012년 9월부터 4조원 규모의 선박제작금융 지원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2월 19일 현재까지 선박제작금융 지원이 이뤄진 곳은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단 두 군데뿐이다. 실제 산업은행은 2012년 2000억원(1건)에 지난해 5000억원(2건)을 합쳐 현재까지 총 7000억원을 국내 조선사에 대줬고, 정책금융공사는 3500억원 지원해줬다. 내친걸음에 정책금융공사는 현재 2000억원 규모의 대출 승인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이와는 달리 시중은행들의 지원실적은 전무하다. 정책금융기관에 비해 상품 금리 면에서 별 메리트가 없는데다 부실채권 등에 대한 우려 등으로 선뜻 취급에 나서기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시중은행들의 경우 선박제작금융 지원에 대한 노하우가 없다보니 그럴 수밖에 없다. 때문에 조선사를 위해 마련한 금융당국의 정책은 현장 상황을 전혀 모르고 내놓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추측하기 알맞은 상황이다.

◇ 은행권, 조선업 지원 어려움 토로 왜

은행권 내에서도 금융당국의 선박제작 금융지원 정책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 거린 것도 사실이다.

A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선박제작금융 지원에 대한 경험도 없고 금리도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정책금융공사에 비해 비싼 편”이라며 “ 때문에 자금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사들의 경우 시중은행보다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저렴하면서도 선박제작금융 지원에 대한 노하우가 있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정책금융공사 등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내외 경기침체 등으로 조선산업이 불황인데다 구조조정을 해야 될 상황”이라면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떠안으면서까지 선박제작 금융 지원에 나서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B시중은행 관계자 역시 “시중은행들은 정책금융기관에 비해 조달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기 때문에 낮은 금리로 제공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며 “당국의 압박에 못 이겨 조선사 금융지원에 나선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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