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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체계 정비~금리 외 쓸 수단확보 모색필요”
물가안정 중심으로 소극적 태도에 연연하던 통화정책은 가라! 대신에 금융안정은 물론이요 경제성장과 고용 증대, 소득분배 및 금융포용 등 서둘러 해결해야 할 거시정책적 과제에 도전함이 마땅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주요국 중앙은행과 금융당국이 새로이 눈 뜬 과제들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의 소리가 지난 1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 울려 퍼졌다. 단순히 물가 급등락을 억제함으로써 경제시스템과 금융시장 안정을 꾀하는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보면 안된다는 대 전제를 깔았다.
정책금리를 주요 수단 삼아 물가안정에 치중했던 기존 패러다임 껍데기는 단호하게 내던지는 것이 아예 대세라는 주장이다.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꾀하는 것은 당연하고 경제성장과 고용증대를 비롯해 금융제도 발전과 소득분배 등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시대적 과제에 복무하는 쪽으로 역할을 넓히라는 주문이 쌓이고 있다는 것.
◇ 물가안정 얽매였다가 버블 붕괴 대위기 속수무책
‘금융경제환경 변화와 통화정책 : 도전과 과제’라는 주제 발표에 나선 인천대 무역학부 함정호 교수는 지난 20여년 간 정보기술의 발전과 나라별 금융 겸업화와 대형화 그리고 금융의 세계화에 따라 나라 간 금융연계성이 크게 높아진 중대한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혹평을 내놨다.
중앙은행들은 전통적 패러다임에 얽매인 나머지 신용 붕괴 및 자산가격 대폭락과 이에 따른 금융위기를 미리 방지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했다는 것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와 유럽 일부 취약국 재정위기가 잇달아 터지는 과정에서 무르익고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주목해야 할 이유가 된다.
이를 정리하면 △물가안정 노력이 금융안정과 거시경제 안정을 보장하지 못했고 △위기 발발 전에 시스템 전반에 걸친 리스크를 제어하는 거시건전성정책(macro prudential) 수행에 중앙은행 책임을 강화해야 하는 주장이 대두했다고 전했다. △금리중시 통화정책은 경기순응성이 강하고 저물가체제에서 과다해진 신용이 버블을 낳고 팽창한 뒤 붕괴해 버리면 ‘금융시스템 붕괴→경기침체 &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인식이 두터워진 사실 △설사 물가가 안정돼 있더라도 금융안정을 위해 중앙은행이 자산가격 급변동에 대해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는 추세 또한 살폈다.
△재정지출을 너무 늘린 바람에 재정여력이 한계에 봉착한 선진국경제의 경우 통화정책으로 실물경기부양과 고용증대를 꾀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고 △통화정책이 계층별 또는 부문별로 불균등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소득분배와 금융포용(Finacial inclusion) 등에도 역할을 넓혀야 하며 △준 재정정책(quasi-fiscal policy)성격을 띄는 통화정책이 재정정책과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쌍방간 정책공조가 불가피해졌다는 사정을 반영해야 한다는 문제제기를 내놨다.
이처럼 새로운 인식과 방법론을 동원하려는 국제적 움직임과 달리 우리나라 통화정책 운영체계는 거리가 멀다고 봤다.
◇ 정책금리 수준 장기 고정 외통수, 당면한 여러 과제 충족 어려워
최우선 목표를 물가안정에 두고 금융안정에도 유의하도록 순차적 임무를 부여했기에 재정정책이나 정부의 거시정책과 공조가 필요함이 인정된다 손치더라도 물가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정책공조를 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함 교수는 ‘신축적 물가안정목표제’에 해당한다고 규정했다.
한은은 그동안 평상시엔 정책금리(2006년까지는 콜금리, 2007년 이후 RP연동 기준금리) 조정을 위해 공개시장조작정책을 활용했고 위기가 닥치면 구제금융과 총액한도대출제도 등 중앙은행 대출제도를 주로 활용했다.
함 교수는 “정책금리를 장기간 동일한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통화정책임에는 분명하다”면서도 금리 수준을 장기 유지하는 것으로는 물가와 금융안정, 경제성장과 고용증대, 환율 안정 등 다양한 책임을 동시에 충족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그래도 시대적 요청에 부합할 수 있는 진화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봤다. 2011년 8월 여덟 번째 한국은행법 개정을 통해 금융안정이 중요 책무로 추가된 만큼 금융안정을 겨냥한 거시건전성정책수단의 개발과 활용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데다 중앙은행으로서 역할 확대 흐름에 발맞춰 기존 총액한도대출제도를 금융중개지원대출로 전면 개편한 것은 금리정책을 보완하는 미시적 신용정책수단 활용책이라고 평가했다.
◇ 통화정책 범주 확대
물론 이 정도로는 중앙은행으로서 패러다임 전환과 역할 대전환에 나서야 하는 시대적 요청에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함 교수는 분명히 했다. 일단 한국은행 통화정책 역할을 놓고 제도적으로 명확하게 정립, 명시적인 책임을 부여해야 하며 이에 발 맞춘 추가적인 정책수단 확보 등 입체적인 변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법적으로 새로운 책무를 명확히 규정해 두지 않으면 책임성과 구속력이 없어 새로운 정책수단의 개발과 활용에 나설 근거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한은이 새로 개발하고 활용함직한 정책수단으로는 △금융위기 또는 극심한 경기침체기에 정책금리가 하한선에 근접했을 때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수단인 양적완화조치를 금리 대신 쓸 수 있고 △전체적 거시건전성체계를 갖추는 동시에 새로운 체계 안에서 중앙은행 역할을 분명히 해 두면서 △최근 유용성이 떨어진 예금지급준비제도 대신 금융기관이 창출하는 모든 금융자산에 준비금을 부과해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자산준비제도(reaerve reauirements on assets)을 검토해 볼 만 하며 △창조경제 정책과 발맞춘 중소기업 고용창출을 위한 정책수단 개발에 나서는 것 역시 대단히 중요한 과제라고 꼽았다.
통화정책 운용체계 또한 개편하는 편이 훨씬 이롭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신축적 물가안정목표제’를 유지하면서 물가 및 경기상황에 대해선 금리정책으로 대응하고 금융불안은 거시건전성 정책으로 대응한다 해도 적절한 거시건전성 정책수단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나아가 경기회복 및 소득증대, 소득분배 및 금융포용 등 새롭게 대두하는 역할을 수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숙고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은 통화정책이 국제공조 강화로 이어지기 위해서 국제통화정책위원회 설립 등을 검토해 볼 것을 권고했다.
이밖에 소득분배와 금융포용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지원펀드, 취약계층 가계안정지원펀드 등 공익 펀드 조성과 가동에 나설 수 있으며 한은의 대규모 기금 출연을 전제로 금융회사들과 신용보증기관이 힘을 합쳐 중견신용평가사를 독립법인으로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우리나라 신용평가산업 발전 기반을 다지자는 아이디어도 내놨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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