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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이동제 도입땐 금리경쟁 못 피한다

이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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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4-01-05 18:50

영국·호주 등과 달리 국내 계좌관리 수수료 개념 희박
“충성고객 확보 위한 비가격 경쟁력 확대 추진”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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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출금계좌의 은행 간 이동을 쉽게 해주는 계좌이동제가 오는 2016년부터 시행되면 국내 은행들이 금리경쟁에 직접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영국, 호주와는 달리 계좌관리 수수료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어 금리 경쟁이 불가피하고 이는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이어져 계좌이동제의 도입 취지가 손상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은행 경쟁력 강화와 소비자 효익 증대라는 계좌이동제 도입 목적 달성을 위해 해외 사례(영국과 호주)를 참고하는 등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해야 하고, 은행들은 금리 등 가격경쟁을 지양하면서 충성고객 확보를 위한 비가격 경쟁력 확대를 추진해 계좌이동제 시행을 고객 중심의 은행 경쟁력 제고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리기 시작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전략연구실 송치훈 책임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영국과 호주의 계좌이동제 도입 사례와 시사점’ 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계좌이동제 도입 시 소비자 효익은 증대될 수 있으나, 은행 입장에서는 예금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유동성 관리비용 증가, 핵심예금의 안정성 저하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 가격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송 책임연구원은 “따라서 계좌이동 활성화를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영국과 호주의 계좌이동제 도입 사례 검토를 통해 국내 제도 도입 방향 및 은행의 대응방안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영국, 호주 계좌이동제 활성화 노력에도 변동 미미

그에 따르면 영국은 2009년 EU의 계좌이동제 공동원칙에 근거한 계좌이동제를 도입했지만 은행 별 업무 처리절차 상이, 사후처리 기준 미비, 소요기간 장기화, 홍보 부족 등으로 활성화되지 못했다.

이에 영국은 2011년 말 업무 표준화, 이체 오류에 대한 보증, 소요기간 축소 등을 내용으로 하는 Current Account Switch Service를 발표하고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해 9월부터 시행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계좌이동 실적은 미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해 9월 이후 계좌이동 실적은 월 평균 10만건으로 전체 주거래 계좌(약 7600만좌)의 1.6%가 이동하는 수준을 나타냈다.

◇ 실적 저조해도 고객 편의성 증대 측면에선 큰 성과

2008년에 고객이 직접 처리하는 방식의 계좌이동제를 도입한 호주 역시 지난 2012년 7월부턴 고객 대신 신규 은행이 계좌이동 업무를 처리하도록 개선된 계좌이동제를 시행하며 활성화에 나섰지만 연간 4~5%의 계좌이동률을 보여주는 데 그쳤다.

두 나라 모두 고객의 편의성을 증대하는 방향으로 계좌이동제를 개선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계좌이동에 7~15영업일이 소요되는 등 제도 상의 한계도 있으면서 은행 간 경쟁에 따른 상호 견제로 고객 이탈이 억제되어 계좌이동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풀이할 만하다.

이런 가운데 영국 금융당국과 호주 정부는 계좌이동제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계좌이동 시 고객 편의성 증대라는 측면에서는 큰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영국 금융당국은 “2006년에는 연간 50파운드 이상의 주거래 계좌 관리수수료를 지급하는 고객 비중이 73%에 달했으나 2011년엔 50파운드 미만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고객 비중이 61%로 확대됐다”며 “계좌관리 수수료가 인하되는 효과가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 “계좌이동제 시행 고객 중심의 은행 경쟁력 제고 기회로 삼아야”

송 책임연구원은 “2016년 계좌이동제를 도입하고자 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와 은행은 앞서 검토한 영국, 호주 등과의 환경 차이를 고려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유럽 등에서는 일반화된 주거래 계좌라는 개념 자체가 희박하다”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저금리·저성장 국면에 처해있는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는 지나친 금리경쟁을 지양하고 다양한 서비스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소비자 효익도 제고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은행들은 충성고객 확보를 위한 비가격 경쟁력 확대를 추진해 계좌이동제 시행을 고객 중심의 은행 경쟁력 제고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며 “차별화가 쉽지 않은 예금 상품 특성 상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일관성 있게 제공하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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