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품확대…선택 아닌 ‘생존’
11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21차 정례회의를 거쳐 손해보험업의 일부종목에 해당하는 책임보험과 비용보험, 제3보험에 속하는 상해보험에 대한 하이카다이렉트의 보험종목 추가영위 허가를 통보했다. 이로써 지난 2006년 이후 계속 자동차보험만 판매하던 하이카가 뒤늦게 상품다각화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사들의 온라인 진출이 거세지며 AXA손보를 비롯한 온라인 전업사들이 일찍부터 상품영역을 확대하며 생존경쟁에 나섰지만, 하이카다이렉트의 경우 현대해상의 자회사로 ‘1사 2요율 금지(같은 회사의 같은 상품을 두 개의 서로 다른 요율로 판매할 수 없도록 한 것)’에 가로막혀 자동차보험 이외의 보험업 허가 신청이 번번이 거절됐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와 만성적자로 인해 온라인 전업사들의 사업다각화 필요성이 선택이 아닌 생존요소로 지목되면서 금융당국의 승인을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은 지난 2001년 도입 이후 빠른 속도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반면, 온라인 전업사들의 시장점유율은 외려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FY2013 상반기(2013년 4월~9월) 전체 자동차보험 시장 매출은 6조4478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0.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자동차보험의 경우 185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7.2%의 성장을 기록했으며,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 역시 28.8%를 기록하며 내년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 먼저 진출한 전업사들의 경우 대형사들에 밀려 M/S가 줄고 있는 상태다. 하이카의 경우 FY2011(2011년 4월~ 2012년 3월) 온라인자동차보험 시장에서 11.3%의 점유율을 보인 반면 FY2012 11.1%로 떨어졌으며, FY2013 상반기에는 11.1%를 유지하는데 그쳤다.
이는 온라인 전업사들의 경우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데다, 일반손보사들처럼 장기보험을 통한 운용수익 등으로 영업손실을 커버할 수 없어 보호막도 없이 고스란히 충격을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온라인 시장 확대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전업사들이 온라인 자동차보험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을 이미 잃었다”며, “안정적인 경영과 종합손보사에 대응하기 위한 돌파구로 상품 다변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 내년 ‘운전자보험’ 판매…수익창출까진 꽤 시간 걸려
하이카는 금감원에 ‘운전자보험’에 대한 상품신고를 통해 내년부터 자동차보험과 함께 운전자보험을 판매할 예정이다. 하이카다이렉트 관계자는 “최근 운전자보험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자동차보험 고객이나 계약 DB를 가지고 영업을 할때 운전자보험은 크로스셀링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익창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AXA손보, 더케이손보 등 여타 온라인 전업사들이 일찍이 일반손보사로 전환하며 대형사들의 온라인 시장진출 및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따른 여파를 막아내고 있는 것과 달리 하이카의 경우 적자구조가 심각한 상태에 이르러 상품다각화가 이루어진 만큼 실 수익창출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하이카는 지난 9월말 기준 85억원 가량의 보험영업손실을 냈는데, 상품다각화로 새로운 수익원을 갖춘다고 해도 단시간에 수익이 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적자를 걷어내고 흑자구조로 전환하기 까지는 2~3년간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이카 관계자는 “사실상 몇년은 있어야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현재는 전체 수익의 2%만 되도 성공적으로 보고 있으며, 전체 수익의 1.5%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하이카의 경우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만 판매하다 보니 일반 손보사처럼 장기보험 등을 통한 완충작용을 할 수 있는 방안이 없어 모회사로서도 근심이 클 수밖에 없었다”며, “하이카가 자구노력을 통해 수익이 확대될 경우 자체 손해율을 줄이는 한편 RBC하락 등에 따른 유상증자 등의 자금투여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전체적인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카다이렉트의 자동차보험 외의 상품취급이 가능해지면서 온라인 자동차보험전업사의 역사는 막을 내리게 됐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