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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탓인가 업황개선 덕인가 “바쁘다 바뻐!”

김창경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3-11-27 21:44

신한금융투자 기업분석부 김현 연구위원

구조조정 탓인가 업황개선 덕인가 “바쁘다 바뻐!”
요즘 금융업계에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만큼 힘든 시기를 보내는 이들도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증권업계가 부침을 겪는 과정에서 애널리스트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남은 이들의 업무량도 배가됐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금융투자협회의 ‘증권사별 애널리스트 현황 자료’ 공시에 따르면, 국내 총 63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숫자는 연초에 비해 100명 이상 줄어든 1340명이다. 삼성증권에서만 20명 넘는 인원이 빠져나갔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 절반 넘는 인원을 감축한 곳도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런 찬바람 속에서 리서치 인력을 늘린 몇 안 되는 증권사 중 한 곳이다. 그렇다고 현직 애널리스트들의 업무가 크게 줄어드는 것은 아닌가 보다. 신한금융투자에서 조선기계를 담당하고 있는 김현 연구위원은 1년에 600회 이상, 하루 평균 3.5회 꼴로 미팅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만나는 사람들은 운용사나 자문사 등 기관투자가로부터 일선 지점의 설명회, 관련 협회나 단체 강의, 그리고 MBA 특강까지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정도로 보였다. 조선회사 출신의 전문 애널리스트로 2012년, 2013년 몇몇 언론사가 선정하는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연속해서 뽑힌 탓에 ‘조선 통’으로 여겨진 덕분일 것이다.

그에게 요즘 업계 애널리스트들의 분위기를 묻자 쓴웃음을 지었다.

“옛날엔 조선업 쪽 덩치가 커져서 조선만 따로 보는 애널리스트가 있었는데 이젠 조선과 기계를 함께 맡는 데가 많고 여기에 건설업종까지 같이 하는 증권사도 있다. 건설이 업황이 안 좋아 비중이 작아지기도 했고, 또 조선이나 건설이나 다 수주산업이라 그렇다. ship building에서 ship만 빼면 건설이니까. 리서치 인력 구조조정으로 떠난 분들도 많고. 나간 분들은 주로 기업체나 연구소로 옮기는 것 같고 개중엔 투자로 돌아선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

베스트 애널리스트에게 내년 조선업에 대한 전망을 부탁했다. 한마디로 ‘바닥은 지났다’는 결론이 나왔다. 조선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세계 경제와 선박금융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유럽은행들의 상황인데 모두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배의 수주가격을 나타내는 신조선가 지수를 보면 2년 동안 빠지기만 하다가 2013년 5월 반등을 시작해 130포인트 위로 올랐으며 해상운임지수도 오르고 있다는 것, 여기에 유럽PMI가 턴어라운드하는 등 선박금융 쪽 상황도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겨 이로 인해 이미 올 하반기에 국내 조선업체들의 주가가 많이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김 연구위원은 조선업체들의 매출 증가는 예정되어 있는 것이지만 주가가 더 오를 것인지는 또 다른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선박은 수주 받아서 실적에 반영되는 데 2년의 텀(term)이 있다. 2011년에 발주된 게 지금 잡히고 있는 것이다. 2011년은 유럽 위기 때문에 가격이 안 좋았던 시절이다. 업황이 나아지고 있는 올해 수주 받은 건 2015년에 반영될 것이다. 당연히 실적은 2년 후가 더 좋을 것이다. 그런데 이건 실적이 좋아진다는 것이지 주가도 좋을 거란 뜻이 아니다. 그때 수주상황을 봐야한다. 실적은 후행지표다. 조선업종의 주가는 실적보다 트렌드 즉 수주상황이 좋아지고 있는가 여부가 중요하다. 2년 후의 실적이 아니라 트렌드가 우상향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는 것이다.”

단서를 달았지만 “그래도 소재산업 중에서 확실하게 바닥을 통과한 건 조선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호전될 것’이라는 자신의 전망에 거의 확신하고 있는 김 연구위원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또 다르다. 증시에 노이즈가 많기 때문에 주가는 언제가 민감하게 출렁이기 마련. 어쩌다가 리포트를 낸 종목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날이면 여기저기에서 주가하락의 이유와 전망을 묻는 전화가 많이 걸려온다고 한다. 600회의 투자자 미팅보다 이것을 더 큰 애로사항이라고 꼽은 걸 보면 그의 고충이 짐작할 만하다.

그래도 점점 개선되는 업황의 섹터를 맡고 있는 쪽이 낫지 않을까. 김 연구위원은 “2014년 조선업은 다른 업종보다 편안한 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김창경 기자 ck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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