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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 상시 감시기능 대폭 강화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3-09-15 18:19 최종수정 : 2013-09-16 12:58

6월말 차입형 토지신탁 수익비중 무려 71.0% 차지
부동산 개발시장 침체 장기화 등으로 수탁고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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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에 이어 부동산 개발시장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수탁고(투자금액) 유입이 줄어들자, 이들 회사는 상대적으로 고유자산을 활용해 고위험·고수익 토지신탁 사업으로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하지만 리스크 부담이 크고, 고위험 신탁사업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높은 만큼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이들 부동산신탁 전업사에 대한 상시 감시기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 부동산시장 침체 불구 수익성 좋아졌다 ‘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 등 국내 11개 부동산신탁사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6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2%(153억원) 늘었다. 지난해 적자(24억원)를 기록했던 코람코자산신탁이 흑자 전환하면서 11개 회사 모두 순이익을 냈다. 회사별로는 한국토지신탁이 36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상반기 부동산 리츠 등을 활발히 추진하면서 전년동기 대비 흑자전환한 코람코자산신탁이 140억원, 한국자산신탁 54억원, KB부동산신탁 33억원, 하나다올신탁 31억원, 아시아신탁 18억원, 국제신탁 17억원, 코리아신탁 15억원, 대한토지신탁 13억원, 생보부동산신탁 7억원, 무궁화신탁 4억원 등의 순이었다.

이와 관련 하나다올신탁 한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업체들의 당기순이익 증가는 상반기 이자비용과 대손충당금을 많이 줄였고, 절감한 비용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부동산 경기에 민감한 만큼 위험관리와 재무상황을 늘 주시하면서 영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부동산신탁사의 상반기 영업수익은 21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5%(335억원) 증가했다. 차입형 토지신탁 보수와 신탁계정대이자가 각각 261억원, 77억원 늘어난 데 기인한다. 영업비용 역시 12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106억원) 증가했다. 차입형 토지신탁 의존도가 높으면서 영업비용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도 매출액 증가폭이 더 커 상반기 11개사 영업이익은 9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689억원보다 33% 증가했다. 아울러 이들 부동산신탁 전업사의 상반기 총자산은 1조5517억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0.6%(65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총부채는 차입 규모가 줄어들면서 지난해 말에 비해 547억원 줄어든 4528억원을 기록했다. 자기자본도 당기순익 발생 등에 힘입어 611억원이 증가한 1조989억원을 나타냈다.

이처럼 순이익이 증가하면서 재무건전성 지표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6월말 기준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평균 812.3%로 전년말보다 119.7% 하락했다. 이는 한국토지신탁 NCR이 총위험액 증가로 전년말보다 680%가량 하락했기 때문이다.

대한토지신탁 NCR이 1710%로 가장 높고, 한국자산신탁이 282%로 가장 낮았지만 모든 회사가 적기시정조치 기준 150%는 상회했다. 다만 부동산신탁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이들 부동산신탁 전업사의 수탁액은 120조5000억원으로 전년 말에 비해 0.3%(4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 고위험 신탁상품 수익 의존도 높아 ‘경고’

그러나 이 같은 수익성과 뒤에 고위험 고수익 신탁상품인 차입형 토지신탁이 자리 잡고 있다는 측면에서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은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일례로 올 상반기 11개 부동산신탁 전업사가 벌어들인 총 신탁보수(1093억원) 중 토지신탁(777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71.0%로 절반을 훨씬 넘어섰다. 관리신탁(9억원) 처분신탁(26억원) 담보신탁(193억원) 분양관리신탁(88억원) 등 다른 신탁상품에 비해 압도적인 수익 비중을 차지했다. 〈표 참조〉

하지만 문제는 갈수록 토지신탁에 대한 수익의존도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지난 2009년에는 총신탁보수 가운데 토지신탁이 자치하는 비중은 48.3% 이었지만 2010년 50.5%, 2011년 51.6%, 2012년 62.2% 등으로 매년 수익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토지신탁이란 토지를 수탁 받아 아파트 등으로 개발해 분양 또는 임대하는 신탁상품이다. 신탁업자가 디벨로퍼(Developer)가 되는 셈이다. 개발비용을 신탁업자가 조달하느냐, 시행사·금융기관 등 제3자가 부담하느냐에 따라 각각 ‘차입형’과 ‘관리형’으로 나뉜다. 신탁업자는 부동산개발 사업비의 70% 이하를 자신의 고유재산(자기자본)에서 투입할 수 있다.

부동산신탁 전업사가 개발자금을 직접 투입하는 탓에 차입형 토지신탁은 부동산시장 리스크에 노출된 고위험 고수익상품으로 통한다. 때문에 신탁보수는 총 매출액 대비 평균 3%에 이른다. 이는 총 매출액의 0.5%이내에서 보수가 형성되는 관리형 토지신탁에 비해 6배 이상 많은 것이다. 이 같은 수익 때문에 한국토지신탁, 대한토지신탁 등 상위 부동산신탁 전업사를 중심으로 신탁보수율이 높은 차입형 토지신탁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차입형 토지신탁은 분양이나 임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칫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금융지주계열 부동산신탁사 고위 관계자는 “차입형 토지신탁은 보수가 많은 대신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자기자본 여력이 충분한 회사만이 취급할 수 있다”면서 “한 건 잘못했다간 수백억원 까먹을 수 있어 중소 신탁사는 엄두를 못 낸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2011년에 상위 부동산신탁 전업사의 한 곳인 A부동산신탁회사는 44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적자로 전환됐다. 이와 관련 이 회사 관계자는 “차입형 토지신탁에 투자한 자산의 대손상각 부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신탁사들이 고위험을 감수하고 차입형 토지신탁에 몰리는 것은 경쟁 심화 탓에 일반 신탁상품에서 수익을 내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어서다. 시행사가 채무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자신의 부동산을 신탁사에 단순히 맡기는 담보신탁의 경우 지난 2011년을 기점으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신탁사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이 줄고 신탁사는 늘어나면서 보수율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0.03%하던 신탁상품의 보수요율은 최근 0.01%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비토지신탁 총 보수는 2011년 806억원에서 2012년 77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건설투자 등 신탁시장 규모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적 요인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어 당분간 수탁액 등 신탁시장의 외형적 성장이 부진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업체간 경쟁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금융당국, ‘차입형 토지신탁’ 관리감독 강화

이에 금융당국은 부동산신탁회사의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에 대한 상시 감시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서규영 금감원 상시감시팀장은 “부동산신탁사의 경우 차입형 토지신탁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분양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큰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사업성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금감원은 부동산신탁회사의 수익이 부동산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리스크(위험)관리와 재무상황에 대한 상시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부동산 경기에 따라 직접적인 영향을 받다보니 차입형 토지신탁에 대한 선제적으로 대응이 필요한 만큼 사업장별 사업성, 신탁계정대여금의 부실화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 부동산신탁회사 재무건전성 추이 〉

〈 부동산신탁회사 수탁고 추이 〉

(단위 : 조원, %)

구 분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전년말 대비

6월말 비중 증감액 증감률 6월말

토지신탁 차입형 1.8 1.5 1.5 1.9 2.4 2.2 2.8 2.3 0.4 16.7 관리형 5.9 15.3 17.7 21.3 23.6 22.9 23.5 19.5 △0.1 △0.4 관리신탁 7.3 7.7 5.1 4.1 2.1 3.9 2.1 1.7 - - 처분신탁 16.1 17.5 18.1 15.7 8.2 15.1 8.8 7.3 0.6 7.3 담보신탁 64.9 82.0 95.8 102.6 80.3 97.7 79.0 65.6 △1.3 △1.6 분양관리신탁 - - 3.9 3.2 4.3 4.3 4.3 3.6 - - 합 계 96.0 124.0 142.2 148.7 120.9 146.1 120.5 100.0 △0.4 △0.3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단위 : 억원, %, %p)

구 분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전년말 대비 6월말 증감액 증감률 6월말

자 산 17,015 17,480 17,131 14,871 15,453 15,344 15,517 64 0.4 부 채 9,207 8,717 8,605 5,585 5,075 5,554 4,528 △547 △10.8 자기자본 7,808 8,763 8,525 9,286 10,378 9,790 10,989 611 5.9 NCR - 651.9 605.6 738.4 932.0 770.2 812.3 △119.7

주1) 적용기준은 해당년도 12월말.



〈 부동산신탁회사 전체 손익 현황 〉

(단위 : 억원, %)

구 분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전년 동기

상반기 상반기 증감액 증감률

영업수익 3,806 3,616 3,269 3,832 3,926 1,809 2,144 335 18.5 1. 신탁보수 1,524 1,641 1,626 1,651 2,055 887 1,093 206 23.2 (토지신탁) 833 793 821 844 1,279 504 777 273 54.2 (관리신탁) 47 31 23 24 22 11 9 △2 △18.2 (처분신탁) 145 118 91 74 94 29 26 △3 △10.4 (담보신탁) 500 536 530 520 476 252 193 △59 △23.4 (분양관리신탁)   163 161 189 184 92 88 △4 △4.4 2. 부수업무수익 1,161 670 410 615 729 333 316 △17 △5.1 3. 신탁계정대이자 1,121 937 875 721 682 328 405 77 23.5 4. 기타수익   368 358 846 460 260 330 70 26.9 영업비용 2,738 2,430 3,511 2,975 2,426 1,120 1,226 106 9.5 영업이익 1,068 1,186 △242 857 1,500 689 918 229 33.2 당기순이익 942 907 △153 575 1,132 542 695 153 28.2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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