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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 차입형 토지신탁 집중 ‘왜’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3-06-12 21:32 최종수정 : 2013-06-13 17:02

한국토지신탁 등 상위사들 고수익 매력에 영업비중 확대
전체 신탁보수 가운데 토지신탁 62.5%로 절대적 비중
금융당국, 위험관리 능력과 재무상황에 대한 감독 강화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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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개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의 흑자실현 등으로 재무건전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순이익 증가가 고수익 고위험 상품인 차입형 토지신탁의 계약고 증가 때문으로 나타나 리스크관리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은 담보신탁 등 일반 신탁상품이 과잉 경쟁 탓에 신탁보수율이 크게 하락하자, 리스크 부담은 높지만 고수익이 보장되는 차입형 토지신탁 영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 내실경영으로 순이익 두 배 가량 증가했지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 국제자산신탁, 대한토지신탁, 무궁화신탁, 생보부동산신탁, 아시아신탁, 코람코자산신탁, 코리아신탁, 하나다올신탁, 한국자산신탁, 한국토지신탁 등 국내 11개 부동산신탁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1132억원으로 전년보다 96.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1년 적자였던 대한토지신탁이 67억원 순이익으로 전환하는 등 11개 업체 모두 흑자를 냈다. 부동산신탁회사별로는 한국토지신탁의 당기순이익이 463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KB부동산(215억), 한국자산신탁(128억), 하나다올신탁(91억) 등이 뒤를 이었다.

금감원은 부동산신탁업체들이 지난해 이자비용과 대손충당금을 지난 2011년보다 많이 줄였고, 절감한 비용이 순이익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부동산신탁회사의 영업수익(매출)은 전년(3832억원) 대비 2.5% 늘어난 3926억원에 그쳤다. 부동산신탁업체는 토지를 대신 개발하거나 부동산 매각을 대신해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그러나 영업비용이 2426억원으로 20% 가량 줄면서 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대손상각비용(대손충당금)은 53.1%, 이자비용은 38.0%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75.0% 증가한 15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부동산신탁회사의 수탁고는 120조9000억원으로 전년(148조7000억원)대비 18.7% 줄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신탁회사의 회계처리방식이 달라지면서 수탁고 산정기준이 변경됐기 때문에 적어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변경 전 기준을 적용한 지난해 수탁고는 2011년보다 1.6%(2조3000억원) 늘어난 셈”이라고 설명했다. 순이익이 증가하면서 부동산신탁회사의 자본건전성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11개사 평균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932.0%로 전년보다 193.6%포인트 상승했다. NCR이 가장 낮은 무궁화신탁의 NCR이 410%를 기록하는 등 모든 업체의 자본건전성 지표가 적기시정조치 부과 기준(NCR 150%)을 웃돌았다.

◇ 고위험 고수익 ‘차입형 토지신탁’ 영업비중 높아 부담

하지만 이 같은 괄목할만한 실적 뒤에 고위험 고수익 신탁상품인 차입형 토지신탁이 자리잡고 있다는 측면에서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은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일례로 지난해 13개 부동산신탁 전업사가 벌어들인 총 신탁보수(2055억원) 중 토지신탁(1279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62.2%로 절반을 넘어섰다. 관리신탁(24억원) 처분신탁(74억원) 담보신탁(520억원) 분양관리신탁(189억원) 등 다른 신탁상품에 비해 압도적인 수익 비중을 차지했다. 〈표 참조〉 문제는 갈수록 토지신탁에 대한 수익의존도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지난 2009년에는 총신탁보수 가운데 토지신탁이 자치하는 비중은 48.3로 였지만 2010년 50.5%, 2011년 51.6% 등으로 매년 수익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토지신탁이란 토지를 수탁받아 아파트 등으로 개발해 분양 또는 임대하는 신탁상품이다. 신탁업자가 디벨로퍼가 되는 셈이다. 개발비용을 신탁업자가 조달하느냐, 시행사·금융기관 등 제3자가 부담하느냐에 따라 각각 ‘차입형’과 ‘관리형’으로 나뉜다. 신탁업자는 부동산개발 사업비의 70% 이하를 자신의 고유재산(자기자본)에서 투입할 수 있다.

부동산신탁 전업사가 개발자금을 직접 투입하는 탓에 차입형 토지신탁은 부동산시장 리스크에 노출된 고위험 고수익상품으로 통한다. 때문에 신탁보수는 총 매출액 대비 평균 3%에 이른다. 이는 총 매출액의 0.5%이내에서 보수가 형성되는 관리형 토지신탁에 비해 6배 이상 많은 것이다. 이 같은 수익 때문에 한국토지신탁, 대한토지신탁 등 상위 부동산신탁 전업사를 중심으로 신탁보수율이 높은 차입형 토지신탁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차입형 토지신탁은 분양이나 임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칫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한 부동산신탁사 관계자는 “차입형 토지신탁은 보수가 많은 대신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자기자본 여력이 충분한 회사만이 취급할 수 있다”면서 “한 건 잘못했다간 수백억원 까먹을 수 있어 중소 신탁사는 엄두를 못낸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2011년에 상위 부동산신탁 전업사의 한 곳인 A부동산신탁회사는 44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적자로 전환됐다.

이와 관련 이 회사 관계자는 “차입형 토지신탁에 투자한 자산의 대손상각 부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신탁사들이 고위험을 감수하고 차입형 토지신탁에 몰리는 것은 경쟁 심화 탓에 일반 신탁상품에서 수익을 내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어서다. 시행사가 채무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자신의 부동산을 신탁사에 단순히 맡기는 담보신탁의 경우 지난 2011년을 기점으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신탁사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이 줄고 신탁사는 늘어나면서 보수율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0.03%하던 신탁상품의 보수요율은 최근 0.01%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부동산신탁회사들이 경기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변동하는 차입형 토지신탁에 의존도가 높은 것에 관심을 갖고 지켜볼 방침이다. 부동산신탁회사에 리스크 관리 강화를 지도하고 재무상황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 부동산신탁회사 수탁고 추이 〉
                                                                     (단위 : 조원, %)
(자료 : 금융감독원)



                               〈 부동산신탁업 손익 현황 〉
                                                                       (단위 : 억원, %)
주) 본 자료는 작성일 현재 부동산신탁회사가 제출한 업무보고서를 근거로 작성했음.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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