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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vs 은행 방카슈랑스 규제 변화 불붙나

김미리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3-04-08 07:53

은행 - 방카 규제완화 VS 보험 - ‘최대한 보류’
은행·보험사 방카 뒷돈 관행 적발 ‘최대 변수’

보험 vs 은행 방카슈랑스 규제 변화 불붙나
방카슈랑스와 관련해 보험사와 은행간의 불건전한 유착관계가 드러나면서 이에 대한 규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지 주목되고 있다. 그동안 보험업계와 은행권은 ‘방카슈랑스(은행지점을 통한 보험상품 판매)’ 규제폐지와 현상유지를 두고 치열하게 대립해 왔으며, 최근 다시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 물밑작업 ‘치열’

현재 방카슈랑스 규제완화와 관련해 ‘공론화’를 둘러싸고 보험업계와 은행권의 물밑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식적으로 드러난 것이 없기 때문에 수면 위는 잔잔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물밑에선 수많은 작업들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인수위 출범 당시 방카슈랑스 확대와 관련해 의견을 제출한 것은 맞으며, 이후 국회쪽에 간담회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야기 된 바는 있다”면서도 “금융위에 공식적인 건의서를 제출한 바는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은행권 관계자에 따르면 은행연합회 측에서 각 은행의 방카슈랑스 실무자들을 모아서 25%룰 폐지, 영업점 판매직원 제한 완화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 중이며, 한국금융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맡겨 이에 대한 보고서가 금융위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역시 이와 마찬가지 형국이다. 보험업계는 방카슈랑스 규제완화에 대응하기 위해 생·손보협회와 대리점협회가 모여 TF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에 대해 협회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들이 이루어지는 것이 자칫 공론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아직 은행권에서 공식적인 액션을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인 대응 계획은 없다”라며, “협회 입장에서는 이슈화가 되는 것이 좋을 게 없는 입장이다 보니 공식적인 내용이 나오면 그때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 아예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며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보험업계에서는 방카슈랑스와 관련된 설문조사나 문제사례 등 업계에 유리한 정보들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는 새로운 룰에 대한 제안보다는 ‘현상유지’가 목적이기 때문에 반대편에 힘을 실어줄 꺼리를 아예 만들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 보험업계 엇갈리는 주장

그러나 일각에서는 보험업계의 이러한 태도가 안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방카슈랑스가 도입될 당시에도 보험업계에서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않아 은행이 미는 대로 떠밀려온 부분이 있다”며, “은행권의 파워가 큰 만큼 제대로 준비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떠밀려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은행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방카슈랑스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저금리 기조 속에서 수익확대를 위해 방카룰 폐지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반면, 보험업계는 내부의 의견이 서로 갈리고 있는 실정이다. 회사마다 치중하는 채널이 달라 명암이 갈리기 때문.

설계사를 주축으로 하고 있는 대형 생보사들의 경우 방카규제 완화나 폐지에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때문에 방카규제 폐지가 진행된다면 지난 2008년 여의도에서 대대적으로 벌였던 설계사들의 농성이 재현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은행계 생보사나 방카슈랑스 의존도가 높은 외국계 생보사의 경우 방카 규제 완화나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은행계 생보사 고위 관계자는 “방카 25%룰 제한으로 계열 은행에서는 25%밖에 판매를 못하는데, 다른 은행에서는 판매를 해주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은행계 보험사들의 경우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자율경쟁 시장에서 판매규제를 걸어놓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자유경쟁을 통해 시장에서 알아서 판단하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방카룰 25% 제한은 개별 은행에서 판매하는 특정 보험사 상품 비중이 25%를 넘을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이다.

외국계 보험사들 역시 설계사 채널이 약하고 방카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방카슈랑스 규제완화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눈치다.

이처럼 보험업권 내 의견이 분열돼 있어 협회에서도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 공론화 vs 현상유지

은행권의 1차 목표는 방카룰 제한에 대한 규제완화 등의 공론화다. 업계 내에서는 이미 공공연히 공론화 조짐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언급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방카슈랑스가 도입된지 10년 동안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안정적인 정착을 해왔으며, 생보상품의 절반 가까이가 방카채널을 통해 판매되는 등 주 영업채널로 자리잡은 만큼 자동차, 보장성보험으로 판매 상품군을 확대하고 방카룰 제한도 폐지해 달라는 입장이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공론화를 최대한 저지하고 현 상황을 최대한 유예시키는 방향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는 관련 규제들이 완화될 경우 이미 성행하고 있는 꺾기(구속성 보험상품 판매)와 불완전판매가 심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또한 보장성보험의 경우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저축성보험에 비해 구조가 복잡하고 어려울 뿐만 아니라 여러 회사의 상품들을 판매하기 때문에 이를 다 숙지해 고객에게 안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방카룰이 확대될 경우 은행들이 계열 생보사의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도 같은 계열 보험사 상품을 연초에 몰아서 판매하는 ‘쏠림현상’이 뚜렸한데, 25%제한 룰이 없어질 경우 이후 상황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방카규제의 물꼬가 어느 정도 터질 것으로 예상해 다른 채널의 확대를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보험과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방카규제 완화와 관련된 의견이 제출된 것은 없다”며, “방카슈랑스는 업권과 각 회사간 이해관계가 다 달라 복잡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논의가 진행된다면 4단계 개방이 아예 철회됐기 때문에 새롭게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에 대해 논의될 것”이라며, “다만 상황변화에 따라 문제점이 밝혀진다거나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확대나 축소에 대해 논의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며, 불완전판매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 들여다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 방카슈랑스 ‘뒷돈 거래’ 적발…최대 변수

한편 지난 5일 신한생명이 방카슈랑스와 관련해 상품권 등 은행에 특별이익을 제공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방카슈랑스 규제완화 움직임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이 신한생명의 종합검사 과정에서 씨티은행과 SC은행, 일부 지방은행과 방카슈랑스 판매와 관련해 뒷돈을 주고받은 사실을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생명은 일부 은행들에 점포당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최대 1000만원까지 2년간 총 2억원 가량의 불법 자금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현재 적발된 은행들을 대상으로 해당 은행원들에 대한 조사에 나선 상태다. 당국에서는 방카슈랑스 산업의 위축이 없도록 신중히 조사한다는 방침을 내비쳤지만, 조사가 금융권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이번 일이 방카슈랑스 규제완화와 관련해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방카슈랑스와 관련해 은행은 갑의 위치에 있다”며, “상품권이 아니라 현금을 주는 곳도 있으며, 계약당시 얼마를 줄거냐고 요구하는 은행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적발이 되지 않았다 뿐이지 이미 공공연한 일로 치부되고 있어 업계 일각에서는 신한생명이 ‘운이 없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잘못도 있지만 원인은 은행에 있어 방카가 확대될 경우 이런 문제가 더 심해질 것”이라며, “이번 일로 감사를 통해 얼마나 더 적발될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일로 은행들이 방카를 확대해 달라는 명분이 없을 것”이라며, “보험업계에는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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