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금융그룹을 비롯해 KB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기업은행 등(이상 지난해 순익 규모 순)이 설 연휴 직전 실적발표를 함으로써 악화된 실적에 대한 관심을 흐리게 하려 했다는 의구심을 애써 참으며 외형대비 이익창출력과 수익 효율성 및 은행-비은행 밸런스를 분석해 봤다. 그 결과 은행계 금융그룹의 격차와 우열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들 금융그룹이 드러낸 행보를 한 마디로 총평가 하자면 “신한지주를 빼고는 시장 컨센서스를 밑도는 실적을 냈다는 점이 이채로웠다”는 한 증권사 은행 애널리스트가 한국금융신문에 보낸 촌평에 함축돼 있다.
실제 이익창출력과 수익효율성 면에서 신한지주의 배타적 우위가 확고해졌다. 실질 총자산 뿐 아니라 수탁 자산 등을 합한 총자산 면에서는 우리금융그룹이 410.6조원으로 상대적으로 가장 적은 기업은행보다 200조원 가까이 앞선다. 외형에선 363.6조원의 KB금융과 347.8조원의 하나금융이 342조원으로 숨을 고른 신한지주를 젖히는 순위 변동이 일어났다. 물론 이익의 질은 자산 규모와 관련이 없다. 신한지주는 순익이 약 7400억원 줄어든 2조 3626억원이었지만 명목총자산이익률로는 0.69%로 가장 높다.
핵심고객인 중소기업 대출 이자 수준을 낮추는 역발상 경영을 펼친 기업은행은 지난해 203.8조원의 총자산으로 1조 4401억원 순익에서 올해 212.6조원 총자산으로 1조 1671억원의 순익을 내면서 총자산 이익률이 0.71%에서 0.55%로 굴렀지만 KB금융 0.49%나 우리금융 0.40%보다 훨씬 높다.
하나금융그룹은 부실채권비율 등 자산건전성 부문에서만 다른 경쟁자에 앞서 있을 뿐 이익창출력이나 수익효율성 면에선 절대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실적발표 시기가 훨씬 늦은 농협금융지주를 뺀 이들 국내 대표적 5대 금융그룹의 우열 구조에 근본적 변화를 일으킬 요인은 당분간 등장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우리금융 민영화와 산은 민영화가 새 정부에서 어떤 진로를 걸을지 알 수 없지만 설령 최대한 서둘렀을 때 올해 안에 매각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최종 합병까지는 시간이 적지 않게 들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업구조와 점포는 물론 인력부문까지 구조 최적화를 거쳐야 한다면 M&A요인은 오히려 이익창출력과 수익효율성 경쟁관계에서는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 마저 안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