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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앞둔 한토신’ 나 홀로 질주 ‘왜’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3-02-06 22:00

차입형 토지신탁 수주에 힘입어 2년 연속 최대 실적
최대주주 아이스텀파트너스 보유 지분 매각협상
칸서스자산운용, 자산실사 후 인수 본계약 체결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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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앞둔 한토신’ 나 홀로 질주 ‘왜’
부동산신탁 전업사인 한국토지신탁이 지난해에 또 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전해져 그 배경을 둘러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경영권 매각을 앞둔 회사가 부동산경기 침체 여파 등으로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나 홀로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괄목할만한 경영성과가 리스크 위험 부담이 가장 큰 차입형 토지신탁 수주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이 상품은 부동산신탁 전업사가 개발자금을 직접 투입하는 탓에 고위험 고수익상품으로 통한다.

그 동안 매각을 추진했던 한국토지신탁의 최대주주인 아이스텀파트너스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높이기 위해 고위험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차입형 토지신탁 수주에 영업력을 높였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

◇ 2년 연속 최대 수주 실적에 사상 최고 순이익

코스닥 상장사인 한국토지신탁이 지난해 신규 수주 성과에 힘입어 또 다시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지난 5일 영업(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신규 수주 실적이 9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9%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1년에 기록한 사상 최대 실적인 830억원을 갱신한 것이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동안 937억원의 수주액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며 2011년과 2012년에 확보한 대규모 수주 실적을 바탕으로 향후 견고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상 최대 수주 실적에 힘입어 이 회사는 지난해에 영업이익은 576억원, 당기순이익은 463억원 등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도에 비해 4.2%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은 2.9% 증가한 것이다. <그래프 참조>

작년 LH공사와의 소송에서 일부 승소함에 따라 반영되었던 환입금액 350억원을 제외한다면 매출액과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128.9% 증가한 수치다. 또 당기순이익 증가는 신규 사업이 늘면서 신탁보수액 증가와 장기 부실채권정리로 이어진 결과다.

◇ ‘실적 서프라이즈’ 불구 잠재적 위험부담 크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차입형 토지신탁 비중이 너무 높다는 측면에서 잠재적 리스크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신규 수주 실적 937억원 가운데 차입형 토지신탁이 873억원으로 93%나 차지했다.

토지신탁이란 토지를 수탁 받아 아파트 등으로 개발해 분양 또는 임대하는 신탁상품이다. 부동산신탁업자가 디벨로퍼가 되는 셈이다. 개발비용을 신탁업자가 조달하느냐, 시행사·금융기관 등 제3자가 부담하느냐에 따라 각각 ‘차입형’과 ‘관리형’으로 나뉜다. 부동산신탁업자는 부동산개발 사업비의 70% 이하를 자신의 고유재산(자기자본)에서 투입할 수 있다.

부동산신탁사가 개발자금을 직접 투입하는 탓에 차입형 토지신탁은 부동산시장 리스크에 노출된 고위험 고수익상품으로 통한다. 때문에 신탁보수는 총 매출액 대비 평균 3%에 이른다. 이는 총 매출액의 0.5%이내에서 보수가 형성되는 관리형 토지신탁에 비해 6배 이상 많은 것이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분양이나 임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칫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부동산신탁 전업사 한 관계자는 “차입형 토지신탁은 보수가 많은 대신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자기자본 여력이 충분한 회사만이 취급할 수 있다”면서 “한 건 잘못했다간 수백억원 까먹을 수 있어 중소형 부동산신탁 전업사는 엄두를 못 낸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고위험을 감수하고 차입형 토지신탁에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경쟁 심화 탓에 일반 신탁상품에서 수익을 내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어서다.

일례로 시행사가 채무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자신의 부동산을 부동산신탁사에 단순히 맡기는 담보신탁의 경우 신탁재산은 늘어났지만 보수는 되레 줄었다. 부동산신탁 전업사 고위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이 크게 줄었지만 부동산신탁 전업사는 되레 늘어나면서 보수율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 0.03%하던 신탁상품의 보수요율은 최근 0.01%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 M&A위한 MOU 체결했지만 성사는 미지수

부동산 건설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한국토지신탁 경영권 매각협상에도 한층 탄력을 붙을 전망이다. 실제 이 회사 1대 주주인 아이스텀파트너스는 지난 1일 보유 지분 35.37%, 경영권을 매각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칸서스자산운용과 체결했다. 칸서스자산운용은 실사 후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아이스텀파트너스는 지난 2007년 한국토지신탁에 투자한 지 6년여 만에 투자금을 회수한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사모펀드인 아이스텀파트너스 측이 한국토지신탁의 유상증자에 참여, 23.1%지분을 확보한 것이 지난 2007년이었다”며 “당시 총 매입 금액은 700억원, 주당 가격은 1200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09년에는 콜옵션 일부(2100만주)를 행사했으며 이후 지분 추가 매입을 통해 총 35.37%(특수관계인 포함)의 한국토지신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스텀파트너스의 평균 투자 단가는 1300원 전후로 알려지고 있다.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았지만 결국 현 주가(1일 종가 130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할 경우 주당 매각 가격이 적어도 1600원은 넘어야 일정 수준의 내부 수익률(IRR)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아이스텀파트너스 측은 한국토지신탁 지분에 대해 지난 2010년부터 공개 매각을 추진해 왔다. 당시 우리금융지주와 부영주택 등이 참여했지만 본입찰에서 대다수가 이탈하는 바람에 딜이 무산됐다. 몇 번의 공개매각을 거치면서 프로그레시브(호가 경매 입찰) 딜까지 진행했지만 번번이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6월 진행한 본입찰이 마지막 공개입찰이었다. 이후 매각 측은 사실상 프라이빗 딜 형태로 전환하면서 인수자 발굴에 나섰다. 공개 입찰로는 제값을 받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만약 이번 매각이 성사될 경우 아이스텀파트너스 측은 지난 2007년 설립한 펀드의 자금 회수에도 성공할 전망이다. 매각이 늦어지면서 당초 2012년 7월이었던 펀드 만기는 오는 8일까지 연장된 상태다. 앞서 아이스텀파트너스 측은 한국토지신탁 지분을 담보로 신한은행 및 신한캐피탈로부터 586억 원을 차입한 바 있다. 다만 한국토지신탁의 새 주인으로 나선 칸서스자산운용이 자금모집을 얼마나 성사시키느냐가 본계약 성사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4년 설립된 칸서스자산운용은 그 동안 메디슨 매각, 금호생명(현 KDB생명) 인수 등 굵직굵직한 딜에 참여했지만 번번이 펀드레이징에 실패하면서 이번 딜 역시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재 매각자인 아이스텀파트너스 측은 주당 1300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인수희망자인 칸서스자산운용의 수용 여부는 불투명하다.

왜냐하면 1대주주와 지분율 차이가 얼마나지 않는 2대 주주인 LH공사 지분이 주당 1000원대 초반에 매매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누구는 비싸게 사고, 누구는 싸게 쌌다”는 가격 비교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수적인 국내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매도자인 아이스텀파트너스가 낮은 가격에 지분을 팔아치우기도 어렵다. 수년간에 걸친 투자가 헛일이 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국토지신탁 1대 주주인 사모펀드인 아이스텀 PEF에 에 참여한 LP는 신한은행, 미래저축은행, SK증권 등을 위시해 총 13여곳에 달한다.

이와 관련 M&A시장 한 관계자는 “만약 1대 주주인 아이스텀파트너스가 시간에 쫓겨 헐값에 매각할 경우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던 LP들이 크게 반발할 가능성이 높아 매각협상이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장일각에서는 최종적으로 매각이 성사될 때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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