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역대리점(A)는 국내수입상(B)가 철강제품을 미화 1백만 달러에 해외수출상(C)로부터수입하도록 하는 계약을 주선하고 중개수수료로 계약금액의 1%인 1만 달러를 수출상으로부터 수출대금영수 후 받기로 했다. 그러나 수출상(C)는 수출대금을 받고서도 중개수수료 결제를 차일피일 미루더니 급기야 수출마진이 낮아서 수수료를 5000달러만 지불하겠다고 통보해 왔고 무역대리점(A)는 이나마라도 보전 받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5000달러 만큼의 수수료를 손해 봐야 했다.
#2. ‘국외양도 수입신용장’을 쓰면
위 사례처럼 국내수입상(B)가 해외수출상(C) 앞으로 직접신용장(금액 미화 100만 달러)을 열지 않고, 국내수입상(B)가 무역대리점(A) 앞으로 신용장(100만 달러)을 열게 한 뒤 무역대리점(A)는 중개수수료 만큼의 금액 및 단가를 조정하여 신용장(99만불)을 해외수출상(C)앞으로 양도하여, (결제)만기에 무역대리점(A)는 국내수입상(B)로부터 100만 달러를 결제받아 중개수수료 1만불을 제외한 99만불만 해외수출상(C)에게 결제하게 된다. 결국 원 계약대로 1만 달러 중개수수료 확보한 가운데 무역거래 또한 성사된다.
자기 신용만으로는 신용장을 개설하기 어려워 해외 수출상과의 거래를 포기하거나 당사자간 직접 거래를 연결시켜준 뒤 수수료를 챙기는 것에 만족해야 했던 영세 국내 오퍼상을 위한 신개념 상품 ‘국외양도 수입신용장’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외환은행(행장 윤용로)이 한국수입업협회(회장 이주태)와 손잡고 만들어 낸 이 신용장은 국내 수입상이 해외 수출상 앞으로 신용장을 개설하는 대신에 국내에 있는 무역대리점(수입 에이전트) 앞으로 신용장을 개설하는 게 특징이다.
이렇게 하면 무역대리점은 금액, 선적기일 등 신용장조건을 손질해 해외 수출상 앞으로 양도하는 방식이 동원된다. 무역대리점으로서는 해외 수출업체로부터 받은 선적서류의 Invoice(送狀) 등에다 수수료가 포함된 가격의 서류로 바꿔 수입상에게 전달함으로써 중개 수수료를 확보하기 때문에 수입업자의 거래를 성사시킨다.
선적항은 외국이고 도착항은 국내로 이뤄진 수입신용장이면서, 수익자가 국내 무역대리점이 되는 양도가능한 신용장을 개설해준다는 것이 특징이고 외환은행은 이 과정에서 국내 지점들이 통지 업무를 수행한다. 원하는 거래를 추진할 수 있어 수입업체도 좋고 거래를 도와 수수료를 챙길 수 있어 무역대리점 또한 좋은 상품이다.
그 동안 국제교역이 늘면서 국내 수입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철강, 화학 등 업종에 따라서는 거래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영세 수입업자로서는 곤란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 외환은행과 수입업협회가 손잡고 내놓은 이 신용장을 통하면 △무역대리점 유치를 통한 거래실적 증대 △무역대리점을 이용하는 수입상 신규 유치 △신용장 개설, 양도 및 결제 관련 수수료 이익 증대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은행 쪽에선 설명했다.
이 은행 외환업무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무역대리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거래관계상 약자인 중소무역 대리점의 중개수수료 확보 및 이익확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외환은행과 수입업협회는 이번 업무제휴를 계기로 협회가 추천하는 회원사에게 각장 은행 거래 수수료와 환율우대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고 앞으로 공동설명회를 열어 수입업무 촉진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