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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M&A 큰 장 서나

임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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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2-05-14 01:30 최종수정 : 2012-05-14 16:15

영업정지 저축銀 딸린 계열사 전체 자산 5조원 육박
과거 은행지주사서 인수한 저축은행 성적표 신통찮아
자산규모 줄이고 서민금융에 충실해야 한다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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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M&A 큰 장 서나
대대적인 부실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일단락 되면서 이제는 해당 저축은행 및 계열사들의 매각작업이 착수됐지만 인수작업에는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3차 구조조정 대상이 된 솔로몬·미래·한국·한주 저축은행의 매각작업이 본격화 되면서 금융지주사들이 인수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는 업계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쉽게 나서는 곳이 없어 난항이 예상된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9일 3차 구조조정 저축은행의 매각에 참여할 매각주간사와 법률자문사 선정을 통해 본격적인 매각작업의 시작을 알렸으며 제안요청서(RFP)는 18일까지 예보에서 접수를 받게 된다.

하지만 1·2차 부실저축은행 구조조정 당시 금융지주사들에게 매각한 저축은행들의 성적표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아 새로운 주인을 찾기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특히 이번 매각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두는 이유는 해당 저축은행의 계열사가 함께 묶여서 시장에 나왔기 때문이다. 예보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은행과 비교했을 때 자산이 훨씬 적지만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매각진행이 만만치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매각될 가능성 커

지난 6일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진 저축은행 네 곳이 기존에 부실저축은행을 처리했던 방식의 자산부채 이전 방식의 P&A 형식으로 매각될 것으로 보여 상황은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해당 저축은행의 계열사를 묶어서 파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선뜻 나서는 기업이 희박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미 금융지주사들이 1·2차 구조조정 당시의 저축은행을 인수했지만 실적이 생각보다 저조했기 때문이다. 실제, 본지가 올해 3월말 기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실적을 확인해본 바, 흑자를 이룬 금융지주사는 우리금융저축은행으로 당기순이익이 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KB, 신한, 하나저축은행은 모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표1 참조〉 예보에 따르면 계열사를 갖고 있는 대형저축은행인 솔로몬·미래·한국 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6조원이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솔로몬 저축은행은 부산솔로몬과 호남솔로몬 저축은행을, 한국 저축은행은 진흥, 경기, 영남 저축은행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미래 저축은행은 스마일저축은행을 계열사로 갖고 있다. 솔로몬 저축은행이 갖고 있는 계열사 저축은행 두 곳의 자산만해도 1조원이 훌쩍 넘는다. 한국저축은행의 경우에는 상황이 더 하다. 한국저축은행 계열사인 진흥, 경기, 영남 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4조 6000억원이 넘는 실정이다. 때문에 선뜻 나서는 기업이 없는 것.

물론 예보 관계자는 “이들 저축은행이 대형인 만큼 예금자들을 위해서라도 금융 당국이 나서서 매각에 힘쓸 것”이라며 “과거와 같이 시일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거 금융지주사들이 저축은행을 인수한 이후 겪고 있는 고통을 알고 있는 만큼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많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금융지주사들은 “리스크에 비해 수익력이 좋지 않아 인수계획이 아직 없다”며 “작년에 이어 올 해에도 추가로 인수할 계획은 없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만큼 과거 업계 상위 저축은행에서 지금은 애물단지가 된 저축은행들의 인수작업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또한 각각의 저축은행의 규모가 큰 만큼 매각이 힘들 경우 계열사별로 분리해서 매각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추세다. 이에,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들에게 저축은행을 인수하도록 힘을 쓰지 않겠냐”고 귀띔하기도 했다. 예보는 9일 공고를 통해 솔로몬·미래·한국·한주 저축은행의 정리업무를 담당할 매각주간사와 법률자문사 선정에 나섰으며 제안요청서는 5월 18일까지 중구 예보 본사에서 접수를 받게 된다.

한편,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포럼행사에서 “저축은행 매각작업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혀 업계가 우려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일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지주사들이 저축은행 인수를 꺼리는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은 “부실을 다 정리하고 인수되는 것인 만큼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비대해진 저축은행, 다이어트 필요하다

금융당국이 3차 구조조정을 거쳐 저축은행 부실 개선작업에 몰두했지만 재발을 예방하기 이해서는 저축은행 본연의 기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저축은행이 현재 심각한 부실이 난 이유는 규모가 너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한 금융 전문가는 “덩어리가 커진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운을 띄우며 “상호신용금고로 돌아가자는 말도 나오고 있는데 문제는 명칭만 다시 바꾸는 게 문제가 아니라 5000억원 정도의 소규모 저축은행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금융지주사들이 이미 저축은행을 인수한 상황에서 또 다시 부실 저축은행을 안고 가기 힘들 것이라는 것. 또한 현재 저축은행을 인수한 금융지주사들 역시 영업을 자제하면서 사이즈를 줄여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이 연구원은 “저축은행이 이렇게 대형화 된 이상 파산을 시킬 수도 없어 금융당국이 힘들 것”이라며 “최근 예금자보호 한도 역시 줄여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보호 한도를 줄인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렇게 저축은행의 규모를 크게 만든 금융당국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그의 말에 따르면 “상호신용금고에서 저축은행으로 명칭이 변하면서 규모가 더욱 커졌고 이에 맞는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이 필요했는데 이 부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며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규모를 늘린 탓이 큰데 예금자들이 고금리를 찾아서 저축은행으로 쏠렸다는 것과 같이 예금자들에게 문제를 떠넘기는 것 같아 염려된다”고도 했다.

또 다른 금융연구원의 전문가 역시 “저축은행 본연의 기능인 서민밀착형 시스템으로 전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금자보호 한도를 줄여야 한다는 데는 그 역시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서민들이 저축은행에 예금하는 금액은 1000만원대 안팎으로 집계되고 있어 예금자보호 한도를 2000만원에서 3000만원 정도로 줄여도 크게 문제될 것 같지 않다”며 “하지만 돈이 많은 예금자들은 1억원의 금액을 과거 5000만원으로 나눠서 예금했듯이, 보호한도를 줄여도 그 금액에서 더 쪼개 예금하는 방식으로 바뀔 뿐 크게 변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가계대출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작년 부실저축은행 사태가 일어났을 당시 부동산 PF가 채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계대출 규모를 늘려 상황이 심각해진 만큼 그때 당시부터 각별히 주의해야 했었다”며 “이 부분이 정리되지 않는 이상 저축은행이 안정화 되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또한 “저축은행은 제2금융권으로써, 위로는 은행인 제1금융이 아래로는 리스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캐피탈 시장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어중간한 위치에 있어 지역밀착형 영업전략으로 방향을 순회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더불어 그는 저축은행이 다시 안정적으로 정상화 되기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지 않는 이상 금융회사들의 사정이 나아지는 데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 예보, 작년 부실 저축은행 매각…정리비용 절감 성과 이뤄

지난해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을 P&A 방식으로 매각해 정리비용이 크게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부실 저축은행 매각 성과에 대해 발표하고 나섰다. 이는 지난 6일 영업정지 된 저축은행의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업계의 부정적인 시선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예보는 2011년 영업정지 된 15개 저축은행을 P&A(계약이전) 방식으로 정리한 바 있으며, 패키지 매각 등 인수매력도 제고를 통해 삼화, 제일, 제일2, 토마토, 프라임, 파랑새, 에이스, 중앙부산, 부산2, 도민 등 10개 저축은행이 금융지주사와 증권사에 매각됐다.

예보에 따르면 계약이전 자산 중 불법자산 등을 대상에서 제외하고, 인수자에게 일정 범위 내에서 인수자산을 제외할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한 결과 실제 인수규모가 축소되어 인수자의 인수 부담이 대폭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년도에 계약이전된 15개 저축은행의 총자산 대비 계약이전 자산 비율은 약 27%, 총부채 대비 계약이전 부채 비율은 약 40%에 불과했으며 대주주의 경영정상화가 실패할 경우에 대비하여 영업정지 직후 제3자 매각(P&A)에 착수함에 따라 금융시장을 조기에 안정시키는 효과도 얻었던 것으로 보인다. 〈표2 참조〉

예보의 이러한 노력 결과 영업정지후 3~4개월 이내에 영업이 재개되어 예금자 불편을 조기에 해소시킬 수 있었으며 영업이 정지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계약이전을 통해 대출고객이 신규저축은행과 안정적으로 거래를 계속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 관계자는 “전년도 P&A방식을 통해 15개 저축은행을 정리함에 따라 해당 저축은행이 청파산하였을 경우에 비해 약 7300억원의 정리비용이 절감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 지난 5월 6일 영업정지 조치를 받은 솔로몬저축은행 전경. 업계 1위를 고수해 오던 대형저축은행들의 매각절차가 시작된 만큼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표1 〉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 현황
                                       (기준 : 2012년 3월 말)



             〈 표2 〉 15개 저축은행 계약이전 자산·부채 현황
                                                                     (단위 : 조원)
* 가지급금을 제외한 금액임



임건미 기자 kml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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