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우리나라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비중은 약 9대 1정도로, 신용카드 시장이 압도적으로 높다. 당국은 이 체크카드 시장을 2016년인 5년 안에 1에서 5까지 늘리겠다는 것인데, ‘가능하겠냐’는 업계 관계자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또한 정부는 체크카드를 활성화 시키겠다고는 하지만, 소득공제를 비롯한 구제적인 대책은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제기되는 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불만 속에서도 금융당국의 대책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기업들이 많아 올 한해, 체크카드상품을 내세운 치열한 경쟁구도가 만들어 질 것으로 보인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체크카드 1일 평균 결제 건수 추이<그래프 참고>를 살펴보면 6년 전부터 사용량이 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전히 신용카드 실적에는 한참 모자라지만 2년간 100만건 이상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이 수치는 더욱 늘어날 조짐이다. 게다가 정부에서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을 내놓은 이상 당분간 이 그래프는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KB국민카드의 경우 4일, 자사에서 후원한 ‘슈퍼스타K’의 가수들을 내세운 체크카드를 출시하며 신년 체크카드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아울러, 우체국 역시 작년 12월 23일, 체크카드를 사용하면 최대 10%까지 현금으로 되돌려 받는 ‘start체크카드’를 출시, 본격적인 체크카드시장 영업의 시작을 알렸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지난 1월 3일, ‘체크카드 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며 체크카드 비중을 전년 18%에서 30%까지 올 해 안에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체크카드 비중은 2012년 안에 12%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 현직 관계자는 “예금계좌와 더불어 현금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14세 이상의 고객에게 체크카드로의 전환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자회사인 우리투자증권과 우리금융저축은행 역시 체크카드 발급을 통한 고객을 대폭 늘릴 계획을 내비치고 있어 창구에서 신청과 동시에 카드가 발급되는 시스템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은행계 카드사의 경우에는 계좌를 갖고 있는 고객을 상대로 맞춤 상품 서비스와 체크카드 유치가 용이하다. 하지만 전업계 카드사의 경우엔 체크카드로 이익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왜냐하면 체크카드는 신용카드보다 가맹점수수료가 낮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실정. 현재 대형가맹점의 체크카드 수수료는 1.0%수준으로 신용카드 수수료인 1.7%보다 낮다. 아울러, 올 해 카드분사를 계획하고 있던 금융기관의 경우에는 체크카드 상품을 어떻게 개발해야 할 지에 대해 고민이 많은 눈치다.
저축은행 역시 4일, 올해 상반기 중으로 ‘체크카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혀 발급 및 이용 확대를 추진 중에 있다. 중앙회 관계자는 “개별 저축은행이 독자적인 체크카드 전산망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에 비씨카드를 카드 발급 대행사로 해 중앙회 전산망을 기본 인프라로 구축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저축은행 시장에서 가장 호응도가 높은 체크카드는 현대스위스, W 저축은행 등이 예·적금상품과 연계해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서태종 금융위 서민지원정책 국장은 “은행 고객들 중 우량고객의 체크카드 가입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실시하는 등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며 “각 카드사들은 신용카드가 이익을 낼 수 있을지, 체크카드를 새롭게 활성화 시켜야 할 지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카드론으로 고수익을 창출했던 신용카드 시장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한편, 체크카드가 활성화 됨에 따라 해당 카드 이용고객들이 많이 사용하는 ATM기기 작용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산망 장애로 여러 차례 진땀을 뺀 농협이 새해 벽두에 또 다시 전상 장애가 발생해 고객들이 불편을 겪는 상황이 발생한 것. 농협 전산망에 1월 3일 오후 7시 24분부터 52분까지 약 28분간 장애가 발생해 체크카드 고객들이 대부분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다. 농협 관계자는 이 같은 사건에 대해 “새로운 카드 전산을 실행하다 오류가 났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체크카드 사용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이 시점에, 다른 카드사들도 중간 점검을 해 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체크카드 활성화는 당국의 주도 아래 활성화가 될 것으로 짐작되고는 있으나, 카드사들이 제기하는 문제점들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에 대해 조속한 답변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이며 카드사들 역시 새로운 상품에 대한 무조건적인 고객 확보 보단 위험부담을 줄이는 내실 위주의 긴축경영으로 영업방향을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임건미 기자 kml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