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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발(發) 저축銀 지각 변동오나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12-01-04 22:00

지주사 브랜드파워와 대출금리 대폭 낮춰 시장 장악
“저축銀 간 양극화 현상 뚜렷해 질 듯” 전망도

“금융지주사 계열 저축은행들이 자금조달력과 브랜드파워를 앞세워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경우 조만간 서민금융시장도 한바탕 지각변동 바람이 거세게 들이닥칠 것이다.” A저축은행 CEO

“우리·KB·신한·하나 등 4대 금융지주사 계열 저축은행들이 저금리 대출 상품을 선보이면서 본격적인 자산 확대경쟁에 나설 경우에 대비해 기존 저축은행들도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정면승부 보다는 틈새시장 공략을 통해 기회를 봐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B저축은행 CEO

우리·KB·신한·하나 등 4대 금융지주사가 인수한 저축은행들이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영업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일단 이들은 높아진 브랜드파워를 앞세워 은행권과 저축은행권 사이, 즉 1.5금융권으로 자리를 잡고, 기존 저축은행의 대출금리와 비교해 절반 수준 상품들이 쏟아내면서 시장 장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벌써부터 시장일각에서는 결국 약육강식 논리에 의해 저축은행 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전망을 제기하면서 기존 저축은행들은 살아남기 위한 대안모색에 들어갔다.

◇ 주인바뀐 저축銀 감원 ‘한파 경보’

지난해 영업정지됐다 가까스로 새 주인을 만나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저축은행들이 이번엔 감원태풍으로 불안에 떨고 있다. 신한·KB·하나 등 국내 굴지의 금융지주사들이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을 인수한 후 부실자산의 규모에 따라 해당 직원들을 1년짜리 계약직으로 전환하거나 파산재단으로 떠밀고 있는 것이다.

제일저축은행을 인수한 KB금융지주의 경우 ‘자산규모 대비 인력배치’를 원칙으로 삼아 인력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30대 후반 과장급 이상은 자리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KB금융 관계자는 “직원 200여명인 제일저축은행의 자산이 직원 20~30명인 국민은행 지점 하나에 못 미친다”며 “모든 인력을 끌어안는 건 불가능하고, 계약직 채용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지주로 넘어간 토마토저축은행은 직원 160명 가운데 약 30명이 파산재단에 배치됐다. 이들은 부실자산 정리와 예금자들에게 나눠 줄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월급 10%가 삭감되고 자산이 정리될수록 인력은 감축될 전망이다. 제일2·에이스저축은행의 인수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하나금융지주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4일부터 두 저축은행에 대한 자산을 실사, 부실자산이 많을 경우 가용할 수 있는 자산 규모가 줄어들어 그만큼 인력을 대폭 축소해야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이스저축은행 관계자는 “벌써 상당수 직원이 불안감을 못 이겨 다른 저축은행이나 신탁회사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전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금융감독원 측은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직원들이 특별히 문제가 없으면 영업의 연속성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유하고는 있지만 시중은행들이 금감원의 권고안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계의 관측이다.

◇ 금융지주 계열 저축銀간 고객확보 각축전 예고

이처럼 이들 저축은행은 출범을 앞두고 기존 조직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한편, 새로운 고객 확보를 위한 전략모색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KB저축은행(가칭)은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대출 금리의 중간선인 10% 초중반대 금리의 여신상품으로 고객 확보에 나선다. 국민은행이 놓쳤던 신용등급 5~7등급 고객과 저렴한 금리 혜택을 원하는 저축은행 우량 고객을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저축은행보다 조달금리가 낮고 리스크 관리가 상대적으로 철저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한다.

제일2ㆍ에이스저축은행을 인수한 하나금융은 중산층과 소외계층 사이의 고객을 타깃으로 금융상품을 마련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은행 대출과 사채 사이의 금리, 즉 14~20%대 금리는 수요가 두텁지만 공급이 활성화되지 않았다”면서 “이 금리대의 대출을 이용할 고객은 대부분 자산이 별로 없고 열심히 일하는 서민”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신한저축은행의 영업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신한금융도 1금융권을 이용할 수 없는 ‘틈새 고객’을 잡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저축은행은 대출금리 인하를 무기로 이미지 개선, 시장 장악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억제책 때문에 대출을 묶은 상황에서 계열 저축은행 쪽에서 고객 기반을 넓히겠다는 의도다. 저렴한 대출 상품으로 ‘서민금융’이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심어줄 수도 있다.

◇ 비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생존방안 ‘틈새공략’

기존 저축은행업계는 금융지주사 계열 저축은행들의 공격적인 행보에 당황하는 기색이다. 자산 비중으로는 전체 저축은행의 10% 정도지만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가 워낙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비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이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대안 모색에 착수했다. 가장 먼저 동부저축은행은 지난 3일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연 6.2%(월 0.52%)의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해피플러스 아파트담보대출’을 출시했다.

서울·경기지역 아파트에 한해 시세의 70%까지 사업자금을 대출해준다. 대출기간은 최대 5년으로 연장은 1년 단위로 가능하다. 김순태 경영관리팀장은 “저신용 서민층의 저금리 대출 정책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조달금리에 최소한의 비용만 반영해 이 상품의 금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부천과 성남에 각각 본점과 지점을 두고 있는 한화저축은행(옛 새누리저축은행)도 대출모집인 없이 온라인을 통해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다이렉트모기지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고객은 홈페이지에서 본인의 아파트 주소를 입력하면 실시간 시세를 알 수 있고, 이를 반영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금리와 대출한도를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 또 직접 방문할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 상담접수를 하면 상담원으로부터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서울과 지방 저축은행들도 비슷한 상품을 준비 중이다.

다만 기존 모집인 조직과 마찰도 예상된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모집인 제도는 저축은행 내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만큼 이들과의 마찰도 우려된다”면서 “온라인을 통한 대출상품 판매가 안착할 수 있을지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규모의 경제’에서 뒤지는 중소 저축은행들에는 시장을 빼앗긴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를 등에 업은 저축은행이 금리를 낮추면 나머지 저축은행도 어쩔 수 없이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익 하락, 경쟁력 추락이 불 보듯 뻔하다”며 “양육강식 논리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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