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DA란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t의 약자로 공적개발원조 혹은 정부개발원조라는 뜻이다. 즉, 저개발국가의 빈곤층을 대상으로 소액 자금을 융자해 생활 안정 지원과 빈곤 탈피를 돕기 위해 탄생한 국제 개발 운동이다. 지난 2일, 서민금융활성화 및 소상공인지원포럼의 주관으로 개최된 ‘ODA참여를 통한 새마을금고 해외진출과 세계화 전략’이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바 있다.
이날 포럼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1960, 70년대 새마을운동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뤘던 새마을금고가 해외 국가에 맞는 매뉴얼을 개발해 지원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한편, 최성수 외교통상부 개발협력과장은 “개발도상국의 소액금육시스템은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지만 금융시스템 구축은 미비한 것이 사실”이라며 “현지의 사회, 문화적 상황에 맞는 시스템 구축을 좀 더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기도 했다. 원조를 받는 입장에서 하는 입장으로 변한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ODA를 위해서는 지원 국가에 적합한 프로세스 구축에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한 지구 다른 세계, 불편한 진실
전 세계 인구 67억 명 중 20.8%인 14억 명이 하루 소득 1.25달러의 절대 빈곤층이며 하루 소득 2달러 이하의 소득인구는 38.8%인 26억 명으로 집계됐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경우엔 절반 이상인 50.9%가 하루 소득 1.25달러의 절대빈곤비율을 기록했으며 부룬디는 절대빈곤비율이 86.4%로 대부분의 국민이 가난에 허덕이고 있었다. 2007년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3500개가 넘는 소액금융기관들이 1억 명이 넘는 빈곤층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5명 정도의 그룹을 형성해 대출하는 방식을 이용, 대출자들에게 빈곤 퇴치를 위한 각종 교육과 자활노동을 병행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절반 이상의 소액금융기관들은 여성의 권한 강화가 비곤 퇴치에 기여한다는 인식하여 여성에게 대출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소액금융의 확산이 빈곤 퇴치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여럿 비판의 의견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예로 2011년 인도 최대 소액금융회사인 SKS가 무리한 대출 회수로 사회적 논란을 빚으면서 적자를 기록해 기업공개를 단행하고 영리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창업자가 고수익의 양도 차익을 챙긴바 있다. 심지어 인도의 한 주에서는 수십 명의 빈민 여성들이 대출 압박에 몰려 자살하기도 했다. 이처럼, 현실적으로 50~100달러 수준의 소액 대출이 창업, 기술, 교육 등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곳에 투자되기가 힘든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 새마을운동 정신으로 ‘금융 한류’ 일으켜야
2011년 4월 정부는 국무총리실 주관으로 새마을운동 ODA 사업 기본계획을 채택해 개도국에 새마을금고를 전수하려는 사업을 구상 중에 있다. 새마을운동과 새마을금고를 연계해 개도국의 빈곤층을 대상으로 저축을 유도, 소액대출 사업을 통해 빈곤을 퇴치하면서 동시에 ODA사업 효과를 극대화시키자는 취지다.
국내의 자원으로 저개발국가를 지원하면 빈곤 퇴치는 물론 국내의 국익에도 도움이 돼 경제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지배적이다. 이러한 생각을 현실화 시키기 위해서는 새마을금고와 새마을운동을 결합해 업그레이드 된 ODA수출 상품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홍순영 중소기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한국의 새마을금고 정신의 수출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과 금융의 한류로 한국의 인지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새마을금고와 ODA 연계를 위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또한 원조를 받았던 경험이 있는 우리나라가 성공적인 ODA를 이룰 수 있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새마을금고의 후진국 수출 모형은 1960년~1970년대 초의 한국 국민소득 수준이 낮은 시기의 새마을금고 설립 경험이 좋은 바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마을 운동의 전수에 대해 최성수 외교통상부 개발협력과장 역시 “새마을금고와 같이 성공적인 프로그램을 현지화 하게 된다면 개발도상국들의 경제 성장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 지원국가에 대한 분석과 철저한 준비가 선행돼야
한국은 ODA 수혜국에서 공여국이 된 사례로 개발도상국의 희망이 되고 있다. 새마을운동이 ODA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마을금고는 금융 측면의 뒤에서 기능의 재정립을 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염명배 충남대 교수는 새마을금고가 ODA의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선 직접 개발보다는 지원 위주로 단계 별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나라와 경제 여건 등이 비슷한 나라를 선정하되 라오스, 르완다는 경제여건이 열악하고 경제력이 약한 나라이기 때문에 자생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만큼 선정 할 국가에 신중을 가해야 한다는 지적. 비슷한 사례로 지난 50년 간 서방세계가 ODA 자금지원에 2600조원가 넘는 거금을 지원했어도 선진국의 자기중심 공여로 인해 수혜국으로부터 환영도, 효과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염 교수는 “수혜국의 입장과 상황을 고려해야 하며 특히 상대 국가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철저한 준비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성수 과장 역시 “새마을금고가 서민금융기관의 모델로 성장한 것은 지역밀착형 시스템을 통해 저축 증대에 기여한 점이 컸다”며 성공적인 결과를 낸 그라민 은행 (Grameen Bank)의 소액대출 시스템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금융을 지원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으나, 저축의 기능은 약했다는 단점도 제시했다. 저축의 기능이 약해지게 되면 대출을 받은 사람이 이후 상환에 대한 부담이 커지게 된다는 것. 따라서 현지의 사회, 문화적 상황에 맞는 시스템 구축이 관건이라는 평이다.
또한 ODA진출 시, 초기 모델의 정립이 중요하다고 주장한 최병관 행전안전부 지역경제과장은 새마을 금고가 단독으로 진출하는 것 보다는 ODA에 참여중인 타 기관과의 연계가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았다. 새마을금고는 자율적인 협동조합 시스템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데 지역공동체 활동을 접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 지도자를 양성해 지역공동체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밖에도 새마을금고가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기획제정부는 현재 대외경제협력기금을 통한 ODA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한국경제 발전 경험을 정리해 경제개발기법을 해외에 전파 하고 있다. 개발도상국 역시 새마을운동이 기여한 경제성장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그만큼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장보영 기획재정부 국제개발정책팀장은 개발도상국에 맞는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과 함께 서민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은 국가에 새마을금고 프로그램이 새로운 해법으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내비쳤다. 그 밖에도 장 팀장은 “정책을 통해 금융소외계층을 포용하는 것이 국제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라고 전하며 동시대 제도 금융권에서 다루지 못했던 부분을 새마을금고가 기여한 영역에 관심을 갖고 체계적으로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 용어설명 : 그라민 은행 (Grameen Bank) =‘방글라데시어로 ‘마을금고’라는 뜻. 1976년 방글라데시의 밴더빌트대 경제학 박사 출신인 Muhammad Yunus가 설립. 1974년 방글라데시 기근 시 42 가족에게 27달러씩 융자한 경험으로 시작. 1982년 관련 법령에 의해 독립은행이 되고 Ford재단 등 각종 단체 후원으로 확장, 2008년 말 대출금은 76억 달러에 달했다.
임건미 기자 kml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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