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미국채축소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꾸준하게 미국채를 매입했던 글로벌기관투자자들은 지난 8월말을 기점으로 현재까지 미국채를 700억달러 이상 내다팔며 국채비중 축소에 나섰다. 글로벌 큰손들의 시각이 유럽 소버린 및 미국 더블딥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소버린 문제가 시장의 예상대로 고비를 넘기면 이미 보유중인 미국채의 일정 부분을 매도하며 위험자산에 대한 편입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 극단적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점차 완화될 수 있으며 달러화 약세로 돌아선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글로벌 큰손들이 미 달러화 매수강도를 약화하더라도 미국채금리가 과도하게 상승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경기둔화를 우려한 미 연준 및 미 은행 등의 OT (Operation Twist) 정책같은 미 국채수요가 늘어 미국채금리의 과도한 상승은 제한적이다. 달러화 약세는 미 소비 및 금융시장 안정에 매우 효율적 수단인 점에서 약세를 요인할 가능성이 크다. 실물경기 측면에서 달러화 약세는 미 제조업의 수출을 늘리고 수출기업의 채산성을 높이면서 미국 제조기업의 고용 증가를 견인할 수 있다.
실제 달러화약세는 미국내 금융 및 투자기관의 투자이익을 높여 안정적 이익을 확보케 하는 방법으로 금융시스템의 불안을 덜 수 있다. 예컨대 지난 2009년 당시 달러화 가치하락으로 미국이 얻은 이익은 약 4200억 달러에 달하는 데 이는 경상수지 적자(3,760억달러)를 보전하고도 남는 금액이다.
메리츠종금증권 박형중 투자전략팀장은 “달러화가 기축통화라는 시장의 신뢰가 있고, 달러화 가치가 폭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 달러화 약세는 미 소비 및 금융시장 안정에 매우 효율적수단이 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미국도 달러화의 약세를 유도하려 할 것”으로 분석했다. 박 팀장은 또 달러약세에 따른 인플레가능성에 대해서도 “유동성이 풍부한 환경에서 달러화의 약세가 진행되고 이로 인해 달러 캐리 환경이 조성될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