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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면카드 해지절차 간소화된다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1-10-26 22:18

카드사 ‘해지요청 고객방해’ 금지법안 추진
1년 이상 무실적 신용카드도 25%로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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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는 쉬워도 해지하기는 어려운 게 신용카드다. 신용카드를 해지하려고 전화를 걸어도 상담원은 다른 상품 가입을 권유하거나, 포인트 추가 적립 등을 내세우며 해지를 막는다.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의 이 같은 관행에 제동을 걸고, 휴면 카드 해지 유도에 나선다.

◇ 신용카드 해지절차 복잡하고 어렵다

직장인 김모(34)씨는 26일 A신용카드를 해지하려다 울화통이 터졌다. 자동응답전화(ARS) 메시지를 한참이나 들은 뒤에 ‘해지’ 번호를 눌렀더니 “상담원이 모두 통화 중이라 3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안내음성이 나왔다. 10분 가까이 수화기를 들고 있었으나 연결은 되지 않고 ‘더 기다리거나 이전 메뉴로 돌아가라’는 자동음성만 반복될 뿐이었다.

김씨는 “이전에도 도무지 연결이 안돼 카드 해지를 포기한 적이 있다”고 불평했다. 게다가 하염없이 기다리는 시간의 통화비용마저 고객 부담이다. 결국 직접 지점을 찾았더니 이번엔 “안 쓰면 되니 그냥 가지고 계시라”는 엉뚱한 답이 돌아왔다.

카드사의 신용카드 발급은 일사천리지만 해지는 첩첩산중이다. 전화연결부터 잘 안 되는데다, 인내심을 발휘해 기다리다 막상 연결에 성공해도 연회비 면제, 특별 사은행사, 포인트 적립 등 당근을 제시하며 고객들의 판단을 흐린다.

심지어 애써 쌓은 포인트가 사라질 수 있다는 협박용 회유도 서슴지 않고, 다른 카드를 권하기도 한다. 카드를 해지하느니 차라리 서랍에 처박아두는 게(휴면카드) 상책이라는 얘기까지 들린다. 일부에서는 해지 담당 상담원을 적게 배치해 전화 연결을 지연시키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 해지를 접수했음에도 처리가 되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다. 대부분 카드사는 해지 메뉴를 8번 등 가장 뒷순서에 배치한다. 또 상담원 수가 많지 않은 탓인지 2~3분을 기다리고 나서야 간신히 통화가 가능하게 현실이다.

◇ 제도 개선 통한 해지절차 과정 단순화

금융당국은 이처럼 까다롭고 복잡한 신용카드 해지 과정을 대폭 개선하겠다고 나섰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해지를 원하는 고객에게 각종 이유를 내세워 시간을 끄는 등 사실상 해지를 방해한다는 소비자의 불만이 높다”며 “고객의 신원과 해지 의사를 확인한다면 카드사들은 즉시 고객의 요구를 받아들이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가 개선을 검토하는 대표적 관행으로는 카드사 전화상담원들이 다른 카드상품을 권유하는 행위가 꼽힌다.

또한 연회비 면제, 포인트 적립 등 해지 의사를 번복할 경우 반대급부를 제공하겠다는 제안도 금지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자동응답전화(ARS) 연결시 카드해지와 관련된 항목을 찾기 힘들게 하거나, 상담원과 연결을 지연시키는 관행도 개선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내부 검토를 거쳐 올해 안에 발표할 신용카드 구조개선 종합대책에 이 같은 방안을 포함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도 카드사들이 카드 해지 등 고객과의 전화상담 과정에서 소비자권익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감독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금감원은 전화상담원들이 이용하는 카드사 내부 매뉴얼에 대한 표준화 작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일부 카드사들의 내부 매뉴얼에는 고객의 해지요구에 상담원이 동문서답을 권유하는 등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요령이 담겨 있다는 지적을 감안한 조치다.

◇ 전체 발급 가운데 25%가 무실적 카드

금융위와 금감원이 동시에 신용카드 해지 과정에 대한 개선작업에 나선 것은 발급된 카드의 수가 적절한 수준을 넘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말 현재 실적이 없는 휴면카드를 포함한 총 신용카드 수는 1억2231만장으로 지난해 말(1억1659만장)에 비해 4.9%나 늘어난 상태다.

특히 과거 1년 이상 사용실적이 없는 ‘장롱카드’는 3295만장으로 지난해 말(3129만장)에 비해 166만장이나 증가했다. 전체 발급 카드 중 25%가 장롱카드인 셈.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발급된 카드는 카드대란 당시 1억장보다 많은 수준이라 다양한 카드 감축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현재는 돌려막기 용도가 아닌 다양한 서비스를 받으려고 카드를 여럿 보유하는 추세”라고 반박했다. 추세대로라면 연말에는 경제활동인구 1인당 보유 카드 수가 5장을 넘을 전망이다. 카드 발급이 급증한 것은 지난 3월 KB국민카드가 분사하면서 경쟁이 더욱 심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내년에는 우리은행의 카드 사업이 분사될 예정이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각 신용카드사에 대해 카드 발급 건수를 연간 3% 이상 늘리지 못하도록 묶고 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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