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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저축銀 대거 흑자 전환됐지만…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1-10-05 21:32

대손충당금 환입과 신용대출 이익 증가 영향
바이어스 마켓 영향으로 경영권매각협상 난항
구조조정 여진 여파로 불안한 경영행보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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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영업수익에다 지난 회계연도 적립된 충당금 가운데 일부가 환입되면서 이번 분기(2011년 6월~9월)에 대략 300억원 정도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광진 현대스위스저축은행 회장.

“지난 회계연도에 대부분의 대형 저축은행들이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지만 적립된 충당금 일부가 다시 환입돼 이들 저축은행들이 이번 분기에 많은 순이익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저축은행중앙회 고위 관계자.

솔로몬·현대스위스저축은행 등 대형 저축은행들이 하반기 첫 분기 실적에서 대거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자산 운용에 따른 정상적인 영업수익 시현과 지난 회기에 적립된 충당금 가운데 일부가 환입되면서 예상보다 많은 이익을 냈다. 무엇보다 추가 부실이 발생하지 않았던 것도 흑자전환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흑자경영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 업계에 대한 위험 경고등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금융당국은 전례 없이 강도 높은 잣대를 들이대면서 업계 2~3위권의 대형 저축은행들도 맥없이 쓰러진데다, 살아남은 일부 저축은행도 자회사 매각 난항 등으로 여전히 정상화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 일단 2011회계연도 첫 분기 실적 ‘good’

지난 회기에 금융당국의 요구대로 대규모 충당금 적립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대형 저축은행들이 이번 회기 첫 분기에 기대이상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회기에 120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한 바 있는 업계 1위 솔로몬저축은행은 건물매각에 따른 특별이익과 대손충당금 환입 그리고 정상적인 대출영업에 따른 이익 실현 등으로 2011년 첫 분기(2011년 6월~9월)에 300~400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내다봤다. 솔로몬저축은행 관계자는 “건물 2채를 금감원에서 공시가격 수준인 1000억원으로 평가했는데, 이보다 600억원을 더 받고 팔았다”고 말했다. 자산순위 2위 업체인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역시 충당금 환입과 신용대출자산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 등으로 이번 분기에 300억원 정도의 이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저축은행 계열사 3곳 모두 흑자로 전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자산순위 3위 업체인 경기저축은행은 한국 진흥 보다 많은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저축은행 이통천 대표이사는 “지난 회기에 금융감독 당국의 요구대로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하면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지만 적립된 충당금 일부가 다시 환입된데다 추가 부실이 발생하지 않아 한국저축은행과 계열 저축은행 2곳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 저축은행 매각 넘쳐 M&A걸림돌로 작용

이처럼 대부분의 대형 저축은행들이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자회사 매각 등과 같은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저축은행은 15개 이상이다. 지난달 18일 금융위원회가 영업정지 조치를 내린 토마토·제일·제일2·프라임·대영·파랑새·에이스저축은행 등 7곳도 조만간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솔로몬저축은행이 경기솔로몬 매각을 추진하고 있고 HK저축은행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도 꾸준히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이외에도 자체적으로 매각을 추진하는 저축은행이 적지 않아 실제 시장에 나왔거나 앞으로 나올 저축은행 수는 10여개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실제 매각 성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바이어스 마켓(Buyer’s Market·구매자 시장)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팔려는 사람들의 마음은 급하지만 사려는 사람이 선뜻 나서지 않으면서 저축은행 ‘새 판짜기’는 당분간 금융당국의 골머리를 앓게 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솔로몬저축은행의 경우 경기솔로몬저축은행의 우선협상대상자인 올림푸스캐피탈과 계속 협상작업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양 측간의 이견차이를 좁히지 못하채 담보상태에 빠져 있다. 저축은행업계의 관계자는 “저축은행 M&A시장이 바이어스 마켓으로 바뀌면서 주도권이 인수자에게 넘어가면서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부실 규모가 확실치 않아 인수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우리금융이 사들인 우리저축은행(옛 삼화저축은행)도 인수 후 새로운 부실이 드러나면서 거액의 증자를 실시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 인수 의사를 밝힌 금융회사들은 예보가 손실보전 규모를 늘려 인수자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한 금융지주사 임원은 “예보가 부실 저축은행 매각과 관련해 최소비용의 원칙을 고수한다면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올 들어 저축은행 매각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예보가 너무 경직된 자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공급이 이뤄져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부실 저축은행 정리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인수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쌀수록 인수하기 수월한 게 사실”이라며 “연말이 되면 시장에 매물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지금은 관망하겠다는 인수자들이 의외로 많다”고 전했다.

◇ 저축銀 구조조정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게다가 금융감독당국의 9월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에 대한 위험 경고등이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어 2차 라운드에 진입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계법인은 일부 저축은행의 감사보고서에서 ‘계속기업 불확실성’이라는 낙인을 찍었다. 삼일회계법인은 한 저축은행의 감사보고서 주석에서 “부실저축은행에 대한 퇴출 등 저축은행사태로 인한 여파와 고객예금 이탈현상에 따른 시장의 불안정성 등으로 인해 향후 회사의 계속기업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일부 저축은행의 생존 여부는 다소 불확실하다. 그 동안 저축은행들이 무더기로 발행했던 후순위채권은 상당부문 해소됐지만 정기예금 만기가 연말연시에 몰렸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이 과거(2004년 및 2006년)에 발행했던 후순위 채권 중 올해 하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후순위채권은 총 1038억원(영업정지 저축은행 3개사 발행분 256억원 제외)으로 이 중 785억원은 이미 지난 9월말까지 차환 발행없이 정상적으로 상환이 완료됐으며,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후순위 채권은 253억원(2개 저축은행)이다.

하지만 정기예금의 만기가 연말연시에 집중돼 문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업계 전체적으로 11월부터 1월까지 정기예금 만기가 몰려있다”며 “일반적으로 이 시즌에는 저축은행들이 재연장 고객 유치를 위해 금리를 올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NICE신용평가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16개 저축은행(계열 저축은행 3곳 포함)의 정기예금 22조원 가운데 약 9조원(41%)의 만기가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만기예금을 재예치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고객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유동성 문제가 우려된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의 충당금 부담도 당초 예상보다 커졌다. 금융당국은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구조조정기금으로 사준 6조원 규모의 PF 부실채권의 대손충당금 적립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늘려주려 했으나 아직까지 연장시키지 못하고 있다. 현재 남은 3조원 가량의 ‘요주의’ PF 채권도 부실 채권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저축은행들의 충당금 적립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트레이드증권의 하학수 수석연구원은 최근 ‘저축은행 구조조정, 과연 마지막일까’ 보고서를 통해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된 저축은행들은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채권을 매각한 데 따른 추가 대손충당금을 쌓아나가야 하고, 부동산 매각으로 임대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등 앞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저축은행권 2010 회계연도 경영실적 〉
                                                                            (자료 : 금융감독원, 저축은행중앙회)

                                 〈 경영상황 개선후 재무현황 〉
                                                                                              (단위 : %, 억원)
※ 완전자본잠식으로 보도된 우리, 대원저축은행은 경영정상화자금 수혜저축
    은행으로서 2017년 6월, 2018년 3월까지 적기시정조치가 유예되어 있고,
    예쓰저축은행은 예금보험공사 소유임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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