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한 달간 미국발 더블딥 우려로 혼조장이 절정인 가운데서, 오히려 펀드 시장에 무려 2조 5000억원이 넘는 신규 뭉칫돈이 유입된 것. 리먼발 사태이후 환매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펀드 시장이 모처럼 기지개를 켠 셈이다. 금융투자협회와 현대증권 펀드리서치에 따르면, 8월 조정장세가 도래한 한달간 국내 주식형 펀드엔 2조 5910억원이 순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기준일:2011.8.31)
일평균 기준으로만 따져도 하루에 1000억원이 넘는 돈이 들어와 그야말로 돈맛을 톡톡히 봤다는 평가다. 더욱이 환매가 본격화된 지난 2009년 4월을 기점으로, 2조원 넘게 월평균 신규 자금이 유입된 데다, 올 들어 5월부터 4개월 연속(2011. 5월부터 8월말 기준) 자금이 유입된 것도 처음이라 여러모로 의의가 커 보인다. 간만의 뭉칫돈이 유입된 펀드 유형별로 살펴본 결과, 각 운용사의 대표 액티브펀드로의 유입이 활발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월 한달간 1000억원 이상 자금이 유입된 펀드들로는 ‘교보악사파워인덱스파생투자신탁’(2096억원)’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주펀드1’ (1657억원), ‘KB코리아스타증권투자신탁’(1514억원),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증권투자신탁형’ (1183억원), ‘NH-CA 1.5배 레버리지인덱스증권투자신탁’ (1156억원), ‘한국투자네비게이터주식형’ (1120억원) 등이 손꼽힌다. (기준일:2011년 9월 1일)
통상 하락국면엔 저평가 매수 찬스로 여겨 신규 자금 유입이 유입되는 게 정석이지만, 최근 급등국면에서 신규자금이 늘고 있는 것도 이례적이다.
특히 1000억원 이상 유입된 펀드들중 ‘NH-CA 1.5배 레버리지 인덱스펀드’로의 자금유입도 눈에 띈다. 원래 이 펀드는 상승장엔 일일 수익률의 1.5배의 수익을 추구하는 대신, 하락장엔 고스란히 1.5배만큼 낙폭을 더한다. NH-CA자산운용 상품전략팀 한태영 팀장은 “투자자들이 단기 낙폭 과대 국면이 심하다고 인식하고, 추가 상승 여력 기대가 커선지 ‘NH-CA 1.5배 레버리지 인덱스펀드’로 자금이 유입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펀드 전문가들은 그동안 춘궁기를 걷던 펀드시장이 바야흐로 결실의 계절을 맞고 있다는 동감하는 모습이다. 현대증권 펀드리서치 배성진 연구원은 “최근 하락장에서 자문형 랩의 성과가 크게 못 미친것과 펀드자금의 유형이 다변화 된 점은 향후 의미하는 바가 크다”며 “실제 대표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저평가 매수 성격이 짙고, 리스크한 레버리지 유형에도 돈이 몰리는 건 결국 상승시 화끈한 성과를 보려는 단기고수익 기대 자금도 공존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90일이내 환매가 쉬운 인덱스펀드와 레버리지펀드 등 다양화 된 펀드 유형도 신규 자금이 유입되는데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때문에 이같은 결실의 타이밍을 활용한, 각 운용사들의 펀드마케팅 판촉전도 무르익은 상태다.
실제 한국투신은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펀드’를 비롯한 자 사의 주요 주식형펀드들을 대상으로 지난 1일부터 두 달간 펀드 가입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해당 펀드의 신규 적립식 계좌 개설 고객은 이벤트에 자동 응모되며 추첨을 통해 5명에게 1년치 자가용 유류비를 지원한다. 적립 펀드투자 권장을 위해 월 20만원씩 3년 이상 가입하는 고객 전원에게 1만원 주유권을 증정하는 센스도 발휘해 이목을 끈다. 한국투신 마케팅본부 김현전 전무는 “최근과 같은 변동장세엔 역시 개인투자자들이 단기수익을 추구해 직접 투자 하기 보단, 전문가들이 운용하는 펀드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 8월 한달간 자금유입 상위 펀드들 〉
(단위 : 억원, %)
(기준일:2011.9.1)
(자료: Fnspectrum)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