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는 투기적 매매의 대명사로 시장의 불균형이 생길 경우 이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차익을 추구하는 성격이 강하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1992년 소로스의 영국 파운드화 공격은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외환보유고를 총동원한 영국의 파운드화 방어에도 불구하고 소로스는 공격적인 공매도를 1주일만에 10억 달러의 차익을 거뒀다.
이처럼 헛점을 공략하는 전략이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소로스도 1994년 엔화 강세, 1998년 러시아 모라토리엄 선언 등으로 손실을 봤으며 노벨경제학상 수상한 천재들이 세운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는 아예 파산했다. 최근엔 선진국 경기회복모멘텀과 신흥국 인플레압력을 모멘텀으로 삼아 신흥증시를 매도하고 선진증시를 매수했던 전략은 실패했다.
반면 남유럽재정위기를 활용한 헤지펀드의 매도전략은 성공에 가깝다. 이탈리아, 스페인, 아일랜드, 그리스, 포르투갈 등 PIGS 국가의 채권가격은 최근까지 하락추세로 공매도 포지션을 보유한 헤지펀드들은 이익을 보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장을 교란하는 역기능을 가진 헤지펀드에도 순기능이 있다는 게 삼성증권의 분석이다. 시장불확실성 해결방안 마련을 앞당기는 촉매제역할 때문이다. 지난해 5월 1100억유로의 그리스 지원방안을 서둘러 마련한 것도 헤지펀드의 공격적인 매매에 대한 대응차원이다.
이에 따라 헤지펀드의 공매도로 몸살을 앓는 이탈리아 국채시장의 정상화를 위해서도 위기해소방안이 서둘러 발표될 전망이다. 실제 이탈리아는 긴축안통과를 발표한데다 그리스도 EFSF(유럽재정안정기금)의 직접채권매입, 채권만기연장, 금리인하, 민간금융기관동참 등 카드를 꺼내는 등 총력을 다하는 상황이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위원은 “유로존의 대응이 빨라진 배경은 헤지펀드 공격과 더불어 신용평가사의 비협조적인 태도까지 맞물려 시장불확실성이 고조됐기 때문”이라며 “EU차원의 긴급 정상회담 개최까지 언급되고 있을 정도로 대책마련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김 연구위원은 이탈리아 디폴트우려에 대해서도 “이탈리아 문제는 재정감축안을 두고 정치적인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신용평가 회사가 그리스의 선택적 디폴트를 선언할 수 있다는 우려와 아일랜드 국채의 투기등급 하향조정이 겹치면서 확대된 것”이라며 “이를 이탈리아의 채무불이행 위험과 연관시키는 것은 확대해석”이라고 진단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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