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행은 지난 달 21일 경주시 외동읍에 외동지점을 연 데 이어 올해 안에 대구경북지역에 점포를 하나 더 열기로 하고 적격지를 물색 중이다. 도심지보다는 전략적 가치가 높은 입지 또는 신흥 공단 등을 우선 순위로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은행은 지방은행 중에서도 주 영업지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난공불락의 영업인력과 영업망을 자랑해 왔다. 따라서 부산은행이 대구은행 안 마당 내지는 텃밭을 파고 든다는 것은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부산은행의 파괴력은 이미 역사적으로 검증된 상태여서 향후 진행경과에 눈길이 쏠린다. 부산은행은 지난 1992년 대구지점을 열어 여·수신고가 1000억원을 웃돌며 행내에서 전국최고 점포로 곱히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비록 지난 2002년에 폐점했지만 대구은행 아성을 파고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긴 사례로 거론된다.
당초 이장호 은행장은 취임 초반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구·경북지역 진출에 대한 질문에 임기 중에는 나가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부산은행은 이 행장 연임과 함께 지주사를 세우고 체제전환한 상태이며 영업 무대 넓히기에 적극적으로 돌아설 개연성이 높아졌고 마침내 구체적 움직임이 드러난 것이다.
다만 지역시장을 독패해 온 대구은행의 장벽을 넘어 의미 있는 시장잠식에 성공할 것인지 여부는 그 누구도 쉽게 점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대구은행의 추가 역공으로 서로의 앞마당 공략이 교차하는 경쟁시대가 열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사실 주 영업지역 외 공략은 대구은행이 먼저 뛰어든 바 있다.
대구은행은 부산지점을 부산영업부로 격상 시킨 후 서부산지점을 열어놓았고 기장군 지역에 하나 더 개점하기 위해 점포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구은행 하춘수 행장은 지난11일 부산지역 거래 우수중소기업을 찾아 생산현장을 둘러보는등 기업현안에 관한 의견을 나누며 현장 CEO 마케팅을 펴면서 시장 확대를 향한 추가 행보를 내딛은 바 있다.
부산 박민현기자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