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부실처리 잰걸음…1강 1중속 우리, 하나 2약
이익창출력과 수익성 부문에선 KB금융과 신한지주가 양강 구도 굳히기를 시도하면서 치열한 다툼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 반면 건전성 분야는 격차가 더욱 뚜렷하다.
남유럽 재정위기와 더불어 글로벌 과잉유동성이 불러온 원자재 가격 폭등 등의 자산버블 붕괴 우려가 대한민국 경제의 앞날을 짓누르는 상태에서 건전성 지표는 수익성 지표에 우선해서 살펴야 할 대목으로 간주된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2분기 이후 이번 1분기까지 1년 새 충당금 적립규모가 무려 2조 819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2분기 무려 1조1885억원을 쌓았고 올 1분기 4656억원으로 이 분기 가장 많은 충당금을 쌓으면서 모두 2조 8122억원 쌓은 우리금융보다 조금 많은 규모다. 물론 KB금융의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적립률(NPL Coverrage Ratio)은 3월 말 현재 115.6%로 충당금 전입액은 비슷했으나 적립률이 100%를 밑돌고 있는 우리금융보다는 나은 모습이다. 그럼에도 신한지주 지표와는 격차가 크다. 신한지주가 지난 1년 동안 충당금으로 새로 쌓은 것은 1조 710억원 규모에 그쳤다. 이렇게 적게 쌓고도 충당금 적립률은 지난해 말 137.3%에서 지난 3월 말 131%로 높은 수준을 달렸다.
최근 한국은행이 금융안정분석보고서를 통해 부실채권대비 충당금 적립률은 손실 흡수능력을 잴 수 있는 잣대라고 지적하고 국내 은행권에서 이 비율이 낮아진 것을 우려했으나 신한지주만은 이같은 지적을 따돌릴 만하다.
KB금융도 지난해 3월 말 기록했던 적립률 142.3%에는 훨씬 못 미친 110%대에서 등락을 하는 상황이다. 하나금융은 지난 1년 동안 충당금 전입액 규모도 7520억원으로 적었고 적립률은 지난해 3월 말 136.9%이던 것이 100%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에 머물러 건전성 지표에서도 뒤지는 모습을 보였다. 또 다른 지표 채권 상각과 매각 규모와 부실채권비율을 살펴보더라도 신한지주의 우위는 확인된다.
KB금융은 지난해 2분기 이후에도 어윤대 회장의 의지에 따라 상각과 매각 규모가 압도적으로 많은 2조 5008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지주가 1조 8680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우리금융은 이보다 조금 적은 1조 7522억원이었다. 상각과 매각 규모가 부실채권비율을 좌우하난 단 하나의 요인은 아니지만 의미가 큰 감축수단이라고 봤을 때 KB금융보다 처리가 적었던 신한지주 부실채권비율은 지난 3월 말 현재 1.59%였다. 1년 전 1.49%보다 늘어난 수준이지만 다른 금융지주사보다 낮다. KB금융은 부실채권비율 2.02%로 제어 범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하나금융은 이들 지표만큼은 우량했다. 상각과 매각 규모도 7625억원에 그쳤고 부실채권비율은 지난해 3월 말 1.14%보다는 늘었지만 1.65%로 지난해 말 1.61%보다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우리금융은 부실채권비율이 지난해 9월 말 3.70%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말 3.30%에서 지난 3월 말 3.50%로 다시 올라 눈여겨 봐야할 지표임을 일깨워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행권 자산건전성과 관련, 건설사를 포함한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 기업선정과 부동산PF 연착륙 및 저축은행 구조조정 등 아직 변수가 많다고 지적했다. 악재를 극복할 면역력을 많이 확보한 금융그룹과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고스란이 노출될 금융그룹의 차이는 추가로 확인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자본적정성과 은행 비은행 부문의 균질적 성장성 등 추가로 조명해 경쟁력 전반을 분석해 볼 일이다.
〈 4대지주 부실채권 비율, 상각·매각 추이 〉
(단위 : %, 억원)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