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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신용대출시장 과열 양상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1-05-05 22:49

저축銀·대부업체 주요 고객군 6~8등급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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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금리 5%p 인하 앞두고 신규 고객모집 강화

계열사 간의 연계영업 통해 건당 대출금액 확대

대출중개 지급수수료 등 마케팅비용 사상 최고

저(低) 신용자 계층을 겨냥한 고금리 신용대출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더구나 상한금리 5%p 인하를 앞두고 일부 저축은행과 대형 대부업체들은 계열회사 간의 연계영업 강화를 통해 건당 대출금액을 키우고 있으며, 이처럼 신규 신용대출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경쟁이 격화되면서 이들 회사들이 지출하는 마케팅비용도 역대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들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들이 업권별 조달금리 격차와 고객의 다양한 신용등급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높은 수준의 대출 금리를 적용하고 있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고금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대출중개 지급(알선)수수료에 대해 실태조사를 강화하는 한편 법률 개정을 통해 상한선을 두기로 했다.

특히 수신기능이 있는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가급적 최고 대출 금리를 30% 이내로 내릴 것을 권고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 30~40%대 고금리 신용대출 ‘급증’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들이 취급하는 30~40%대 고금리 신용대출시장 규모가 빠르게 팽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말 기준 솔로몬저축은행 등 저축은행 업계의 고금리 신용대출 잔액은 4조9000억원으로 작년 말(4조6000억원)에 비해 3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조4000억원)에 이어 실적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저축은행업계 1위 솔로몬저축은행의 월 신규 대출규모가 1200억원 정도다.

이 저축은행의 고금리 신용대출(와이즈론) 잔액은 지난 4월말 기준 총 9293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2009년말 3400억원에서 2010년말 7100억원으로 2배 늘어난 데 이어 최근 월평균 10%대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고금리 신용대출 상품인 ‘알프스론’ 역시 8400억원 정도의 잔액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2002년 9월 금융권 최초로 개인신용평점시스템(CSS)인 리스크관리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안정적인 영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HK저축은행의 고금리 신용대출 상품인 ‘119머니’ 또한 4월말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00억원 가량 증가한 7900억원의 잔액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저축은행의 고금리 신용대출 잔액이 급증한 것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에서 대거 손실을 본 저축은행들이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마진이 좋은 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자금운용의 차선책으로 선택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금리가 다르게 적용되지만 일반적으로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낮게는 13~17%, 높게는 30% 중후반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산와대부(산와머니) 등 일부 대형 대부업체보다 비슷하거나 높은 금리 수준이다.

대부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업계가 고금리 신용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연 5% 안팎으로 자금을 조달해 연 30%대로 대출해주면서 그만큼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예대금리차는 약 25%p에 달한다.

이는 은행들의 예대금리차 4%p보다 6배 이상 높은 것이다. 저축은행들은 이 점을 노려 지난해 대출모집인에 대한 수당을 크게 늘렸다. 대부업계 역시 30~40%대 고금리 신용대출 취급액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7조원을 넘어서는 등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 산와대부(산와머니), 웰컴크레디라인대부(웰컴론), 바로크레디트, 리드코프 등 대부업계 상위 5개사의 작년 말 신용대출 잔액은 전년 2조1966억원에 비해 9542억원 증가한 3조150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에 비해 43.4%나 증가한 것이다.

◇ 신규 고객 유치경쟁 과열 등으로 마케팅 비용 증가도 부담

저축은행과 대부업체간의 고금리 신용대출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다만 수익 마진이 좋은 이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과열되면서 마케팅비용 역시 만만치 않게 늘어나고 있어 부담으로 작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출중개업자에게 지급하는 알선 수수료율이 천정부지로 올라 간데다, 케이블TV 광고에도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부었다.

지난해 솔로몬 현대스위스 HK저축은행 등 상위 저축은행이 고금리 신용대출 영업을 위해 케이블TV·무가지 신문 등 광고 선전비로 각 사별로 월 8~10억원 가량을 사용하고 있다. 신라저축은행 등 여타 저축은행 역시 월 5억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저축은행의 광고 선전비는 지난해와 큰 차이는 없지만 대출중개업자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솔로몬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이 지난해에 비해 월별 신규 취급규모가 50% 안팎 증가한데다, 대출중개 지급(알선)수수료율 역시 많아 올라 모집조직을 통한 영업비용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대부업체 역시 고금리 신용대출 영업을 위한 마케팅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 산와대부(산와머니), 웰컴크레디라인대부(웰컴론), 바로크레디트, 리드코프 등 대부업계 상위 5개사의 지난해 마케팅(대출중개지급수수료 + 광고선전비) 비용을 분석한 결과, 전년도(2009년)에 비해 무려 72.%나 증가한 1867억원으로 집계됐다.<본지 4월 28일자 ‘대형 대부업체 마케팅비용 역대 최고’ 기사 참조>

대부업체 자산순위 1위업체인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의 경우 대출중개수수료(167억원)와 광고선전비(434억원) 등 마케팅비용이 전년(344억원)에 비해 74.7%나 급증했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다른 대부업체와 달리 다이렉트 채널 비중이 높다 보니 케이블TV 광고 등에 많은 비용을 지출한 것이 증가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실제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는 광고선전비로 전년도(219억원)보다 무려 2배 이상을 쏟아 부었다.

일본계 대부업체인 산와대부 역시 지난해 대출 고객을 모집하기 위해 지출한 마케팅비용은 전년도(334억원)에 비해 190억원이 증가했다. 무려 56.9%가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상위 대부업체의 마케팅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은 저축은행과 마찬가지로 중개업자를 통한 대출비중이 크게 늘어난 데다, 중개수수료율 역시 천정부지로 올랐기 때문이다. 아울러 고금리 신용대출시장을 둘러싼 솔로몬저축은행 등 일부 저축은행과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과거에 비해 마케팅 효과가 떨어져 이들 상위 5개 대부업체들이 전년도에 비해 케이블 TV광고 지출비용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 ‘수신기능 있는 저축銀’ 고금리 대출 논란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들의 이 같은 단기 급성장은 이용자인 서민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남기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금융권의 신용대출의 고금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 금융회사들은 금리가 높다는 지적에 대해 조달비용이 많이 들고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출의 특성상 부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출 고객의 다양한 신용등급별로 금리차등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높은 수준의 금리를 적용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주요 6개 저축은행의 6∼8등급 기준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32%로, 안정성을 인정받고 있는 저축은행일수록 대부업체 수준 고금리로 신용 대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잇따른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에도 안정성을 인정받고 있는 주요 6개 저축은행(솔로몬저축은행, 제일저축은행, 현대스위스저축은행, HK저축은행, 토마토저축은행, W저축은행)의 6∼8등급 기준 평균 신용대출 금리가 32.28%에 이르고 있다. 〈표 참조〉

특히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알프스론’ 38.7%, 솔로몬저축은행 ‘와이즈론’ 32.7%, HK저축은행 ‘119머니’ 31.9% 등으로 저축은행들이 저축은행 주 이용 층인 신용등급 6∼8등급 고객들을 대상으로 30%가 넘는 금리로 신용 대출을 하고 있다.

더구나 우리금융 자회사인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엔젤론’의 경우 6∼8등급 기준 평균 신용대출 금리가 39.5%로 가장 높았다. 금융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대출 금리를 올려받는 방식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분을 충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 관계자는 “자금 조달비용과 대손율이 높은데다, 대출중개수수료 등을 부담해야 돼 대출금리를 대폭 내리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수신 기능이 없는 산와대부 등 대형 대부업체들도 33~38%에 신용 대출을 하고 있는데 수신 기능이 있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저축은행들의 여건을 감안할 때 신용대출 부문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에 신용등급을 반영한 금리 차등화를 누차 주문했다”며 “하지만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로 내려가면 대체로 최고이자율에 육박하는 금리를 물리는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 “저축은행도 최고금리를 30% 이내로 낮춰라” 권고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의 신용대출 금리가 너무 높다’라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됨에 따라 우선 금융감독원은 고금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대출중개수수료에 대해 실태조사를 강화하는 한편 법률 개정을 통해 상한선을 두기로 했다.

게다가 수신기능이 있는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신용대출 최고 금리를 30% 이내로 제한하는 법안도 추진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회 정무위원회 민주당 박선숙 의원은 수신기능이 있는 금융회사(은행, 저축은행 등)는 30%로, 수신기능이 없는 금융회사(여전사, 대부업체 등)는 40%로 이자제한을 차등화하는 대부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 의원은 “한나라당 서민특위가 추진하는 이자제한법 개정안은 모든 대출금리를 일률적으로 30%로 제한해 다소 현실과 동떨어진 것 같다”며 “조달비용을 감안해 대출금리 상한선을 정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리 인하 유도라는 목표를 미리 잡아두고 접근하는 방식보다는 실태 조사와 분석을 통해 적절한 대안을 찾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무리한 방식으로 금리를 낮추면 저축은행과 대부업체가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외면하고 음성적인 고금리 영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한 연구원은 “당장 이들 금융권의 신용대출 금리를 내리라고 하는 것은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없다”며 “고객의 신용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 저축은행 신용대출 등급별 금리 추이 〉



저축은행 상품명 신용등급 구간별 평균금리(%) 대출기간 1-3등급 4-5등급 6-8등급 9-10등급 (년)

W 피노키오론 17 20 30 - 5

솔로몬 와이즈론 25.3 29.7 32.7 - 1~5

예가람 라이브스페셜론 15 25 33 37.5 5

제일 카드론 12 21 31 - 1

우리금융 엔젤론 19.9 34.9 39.5 - 1~2

현대스위스 알프스론 21.7 30.7 38.7 - 5

HK 119머니 17.4 27.4 31.9 38.9 1~4

모아 모아론 16 29 38. - 1~2

SC스탠다드 채우미 20.1 28.3 30.7 - 1~5

토마토 직장인 신용대출 15.2 24.7 29.4 - 1~5

신라 S뱅크론 19.9 25.9 34 37.9 1~5

고려 가이드론 15 25 33 37.5 5

(자료 : 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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