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1/4분기 경영지표가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면서 최근 전망치를 낸 증권사일수록 긍정적이다. 대표적 악재로 건설사 리스크와 부동산 PF대출 부실화가 꼽히지만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다시 제정해 부활하는 작업이 한창이고 민간PF배드뱅크가 당국의 지도 아래 가동될 전망이다.
여기다, 이자마진이 개선되는 동시에 자산 성장이 본격화하면서 이익창출의 펀더멘털 개선이 뚜렷해지고 있으며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의 지원과 더불어 현대건설 매각 이익 등의 보약도 작용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은행권 상장사마다 2006년과 2007년에 냈던 기존 최고 순익 규모를 뛰어 넘을 것이란 전망치를 찾아보기가 어렵지 않을 정도다. 하나대투증권 한정태 애널리스트는 아예 “사상최고치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발군의 기대주는 신한금융지주다. 다수의 증권사가 2조 9000억원대의 순이익을 남길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이 낸 2조9715억원은 3조원 문턱을 직접 노리는 수준이어서 국내 금융 사상 처음으로 3조원 클럽 가입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한다.
실적 증가치 측면에서는 ‘KB금융지주가 얼마나 크나큰 반전을 일으키냐’와 더불어 기업은행과 외환은행의 서로 더 높은 실적치를 내려는 다툼이 주목된다.
지난해 상징적 수준의 순이익만 계상하면서 체면을 구겼던 KB금융지주가 얼마나 강도 높게 절치부심했는지를 입증할 흑자 증가치도 금융계 최고 관심사 중 하나.
국민은행 시절 가장 많은 순익을 남겼던 2007년 2조 7738억원을 뛰어 넘을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이보다는 조금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혼재돼 있다.
그래도 영업력 복원과 자산증가세 탄력을 잘 살리고 건전성 관리에 역량을 잘 모아 이 기세를 살리면 2012년 3조 클럽을 기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KTB투자증권이 KB금융의 올 순익 규모가 2조 8050억원이라는 전망치는 높은 편에 속한다. 다수의 증권사가 2조원대 중반 전망을 내놓고 있어 어닝 서프라이즈의 강도가 주목된다.
기업은행과 외환은행의 다툼과 관련 신한금융투자는 둘 모두 1조 8000억원대 순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고 삼성증권은 1조 6000억원대에서경합을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기업은행은 어느 쪽이건 지난 2006년에 이어 이태째 1조 클럽에 들며 1조 2000억원 가까이 기록했던 최고치를 훌쩍 뛰어 넘는 신기록을 이루는 셈이어서 경사를 맞이할 입장이다.
반면에 외환은행은 2005년 1조 9293억원을 기록하며 2조원 클럽을 넘 본 기록이 있어 1조 8000억원대 순익을 얻더라도 빛이 조금 약해질 수 있다. 게다가 외환은행은 현대건설 매각이익이 세후 약 8000억원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어서 관련 매각 이익이 없는 기업은행과 견주기엔 무리가 따른다.
현대건설 매각 세후 이익이 많기로는 7000억원이 조금 넘는 우리금융이 있다. 다른 금융지주사들이 1000억원대에서 3000억원대에 이르는 수준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순이익 규모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우리금융지주는 또 다시 2조 클럽에 가입할 가능성이 클 뿐 아니라 내친 김에 2조원대 중반까지 내는 기염을 토할 것이란 전망치와 2조원에 근소한 차로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은 전자에 속하는 대표적 증권사다. 하나금융지주에 대해선 1조원대 중반 또는 그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을 예상하는 견해가 많다. 물론 지난 2000년 3000억원대로 뚝 떨어졌던 순익 규모를 지난해 1조원 클럽 재복귀로 호흡을 가다듬고 올해 더욱 진전시킬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대목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다른 경쟁금융그룹 가운데 현대건설 매각이익이 가장 적은 가운데 높은 순익 증가율을 거두는 것이기 때문이다.
〈 은행권 상장사 올 순익추정치 vs 기존최고치 〉
(단위 : 억원)
* 각 전망치는 각 증권사 /기최고치는 각금융사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