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IT, 자동차, 화학 등 현업에서 수요를 공급하던 현업출신 애널리스트들의 리서치 진입이 올 2월부터 제동이 걸렸기 때문. 이처럼 현업 애널리스트들의 리서치 진입이 제한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지난 2월부터 시행 된 ‘금융투자분석사 자격증’. 일명 ‘애널리스트 자격증 시험’이 2년간 유예를 거쳐 전격시행돼서다.
당초 지난 2009년초 자본시장법 시행 당시 ‘금융투자 전문인력 자격제도 및 자격시험에 대한 개선방안’에 애널리스트들도 주요직무 종사자로 포함됐다. 주요 직무 종사자로 등록된 이상, 투자분석사(애널리스트)로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선 네 가지 절차중 한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선 금투협에서 주관하는 ‘금융투자분석사 자격증’을 획득하거나, 금투협 연수원의 ‘애널리스트양성과정’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여기에 경제 관련 석사 학위 취득 이후 2년 이상 증권유관기관에서 조사 분석 업무를 담당하거나 증권사에서 조사분석 자료 업무(리서치 어시스턴트)를 1년 거쳐야 정식 애널리스트로 활동이 가능한 셈.
그러나 당시 시장에 미쳐질 파급이 크다는 판단하에, 자본시장법 이후 2년간 유예됐던 애널리스트 자격요건 강화가 올 2월에서야 그 베일을 벗은 것.
시험 종목도 △증권분석 기초 △가치평가 △재무분석 △증권법규 및 윤리 4가지이고, 난이도 역시 만만치 않아 당장 주요 산업체 현업출신 전문가를 애널리스트로 영입하려던 리서치센터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당연지사. 상대적으로 RA나 리서치 인력이 풍부한 대형증권사에선 자격증 도입 이후 큰 불편을 못 느끼지만 중소형사 리서치에선 나름 걱정 섞인 표정이다.
B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IT, 화학, 자동차 섹터 같은 경우는 실제 업계에 베스트애널리스트 출신이 많은데다, 회계부문과 해당 산업의 전반적인 지식은 타의 추종을 불허해 리서치에서 꼭 필요한 존재”라며 “물론 1년이 지난 시점부터 내부적인 숙지와 업계 현안을 익히고 보고서를 쓰는 것엔 동감하지만, 꼭 네 가지 방안에만 규정을 맞춰 등록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현재 업계에서 현업출신 베스트애널리스트를 거쳐 센터장까지 오른 인물로는 대신증권 조윤남 센터장, 동부증권 용대인 센터장, 미래에셋증권 황상연 센터장, LIG투자증권 안수웅 센터장 등이 있다.
이와 관련 금투협측은 현장 경력 실무자들의 리서치 진입 제동보다는 전문성과 투자자보호를 위한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금투협 인력관리팀 관계자는 “현재 등록된 애널리스트만 1600명이라 인력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거라고는 예상치 못했고, 이에 대한 업계내 논의가 있다면 언제든 수렴할 것”이라며 “단 시행 된 지 아직 두 달 밖에 안된데다, 업계 직접적 실무자들이 나서지 않아 애널리스트 자격증이 걸림돌이 된다고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리서치센터나 각 증권사쪽에서도 현업출신 애널리스트들의 필요사항을 적극적으로 나서 어필해준다면,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