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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신용카드 감찰반 떴다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1-01-12 20:43

마케팅비용과 모집인수 급증 등 위험 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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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신용카드 감찰반 떴다
신한카드 등 5개 전업카드사 실태조사 대상

금감원, 부가서비스·현금대출 중점 점검키로

금융감독 당국이 오늘(13일)부터 신한과 현대, 삼성, 롯데, 하나SK 등 5개 전업 카드사들을 대상으로 부가서비스 실태에 대한 테마검사를 2주일간 실시한다.

금융위기 이후 중단됐던 카드업계 점검이 2년여 만에 재개되는 이번 검사에선 카드사의 신규 카드상품 설계 과정에서 부가서비스 비용이 수익보다 크지 않도록 규정한 모범규준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모범규준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회원 수와 이용실적, 부가서비스 비용 등을 합리적으로 예상해 수익성을 분석해야 하지만 다른 카드사와의 경쟁 때문에 명확한 근거 없이 분석 작업을 마친 뒤 카드를 출시하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한 금융감독 당국은 카드사들의 현금대출 경쟁실태도 면밀하게 점검키로 했다. 카드사들이 현금대출이나 카드론 이용자의 연체율 추이를 제대로 분석하고, 만기 현황에 따라 적절한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는지 여부를 가릴 방침이다.

◇ 카드사간 영업경쟁 과열 양상

오는 3월 KB카드 출범과 KT 등 대형 통신사의 카드시장 진출 등으로 올해 카드사들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당장 KB카드 출범을 계기로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등 3사간 MS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며,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로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가 같은 계열사로 묶일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농협·우리은행 등도 카드 사업을 분사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한 카드사 임원은 “분사나 합병을 하는 회사들은 실적과 수익률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실적을 높이기 위해선 고객을 더 많이 빼앗아 와야 하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선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등 현금대출 서비스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률이 갈수록 줄어들자, 최고금리가 30%에 육박하는 카드론·리볼빙 등 현금대출 사업을 강화할 것이란 얘기다.

카드와 관련한 각종 지표는 과열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경제활동인구 한 명당 카드 수는 평균 4.6장으로, 카드대란 직전인 2002년 4.57장을 넘어서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신용카드 모집인도 5만명을 넘어서 한 해 전보다 40% 이상 늘었다.

신용카드 모집인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카드발급도 급증, 지난 2002~2003년의 카드대란 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예컨대 한국신용정보가 집계한 지난해 3분기 중 신규 카드발급 건수는 300만3530건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63만3021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신용등급 6등급 이하의 저신용자들에 대한 발급건수가 전체적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1년 사이 신용 6등급은 15만7208건에서 21만3608건으로, 7등급은 10만9506건에서 17만5162건으로, 8등급은 1만9796건에서 2만8566건으로 각각 증가했다.

또 9등급은 4721건에서 6922건으로 46.6%, 최하등급인 10등급도 1571건에서 2158건으로 37.4% 급증했다.

한신정 관계자는 “카드 관련 신규 신용조회도 전년 대비 30.22% 늘어났다”며 “이는 카드사들의 신규카드 마케팅 강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금융위기 뒤 미국에선 카드빚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오히려 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미국에선 신용카드 채무가 43억달러 감소했다. 27개월째 순상환이다. 10월에는 54억달러 줄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1~9월 현금대출은 78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견줘 3900억원이 늘었다. 현금대출 가운데 카드론은 40.1%(5조1000억원)나 증가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몇 년 안에 제2의 카드사태가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은 카드대란 때와는 달리 연체율이 안정적이어서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전업계 카드사의 지난해 9월 말 연체율은 1.83%다.

하지만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위기 이후 고용 악화로 소득이 줄고 실직자가 늘어나면서 카드론 등 카드대출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금리마저 오르면 가계 부채상환 부담이 커져 카드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금감원, 카드사 과당경쟁 제동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카드업계의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해 신용카드사들의 부가서비스 혜택을 축소할 방침이다. 12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사의 과당경쟁 억제 차원에서 과도한 부가서비스를 줄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 행정지도인 ‘신용카드 부가서비스 수익성 분석 및 내부통제 모범규준’을 감독규정으로 격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주요인 중 하나가 부가서비스를 앞세운 과열 경쟁에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 2009년 8월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카드사가 회원에게 약속한 부가서비스를 1년간 부당하게 변경하지 못하도록 단속했던 금융당국의 방침이 부가서비스 제공 축소로 돌아선 것이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부가서비스로 인해 신용판매는 하면 할수록 손해라는 얘기까지 하고 있다”며“하지만 업체 간 경쟁이 이미 심화돼 자체적으로 부가서비스를 줄이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의 부가서비스 축소 등 여력을 살피면서 카드사들의 과당경쟁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오늘(13일)부터 2주간 신한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 5개와 분사 예정인 KB금융의 카드부문 등 총 6곳을 검사한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부가서비스 비용이 수익보다 크지 않은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현금대출 실태도 면밀하게 점검한다. 여기에는 카드사들이 성과지표(KPI)에 현금실적을 과도하게 반영했는지도 포함된다. 실제로 카드사의 총수익에서 마케팅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18.8%에 그쳤으나 꾸준히 상승하면서 3분기에는 24.9%까지 늘어났다.

금감원은 전업계 카드사 검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올해 중소가맹점을 중심으로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추가로 내리도록 이끌게 된다. 또한 검사 후 부적절한 행위가 발견된 카드사는 반드시 책임을 묻는다.

금감원 다른 관계자는 “이같은 검사 목적은 잠재적인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데 있다”며 “무분별한 경쟁으로 카드사들이 스스로 건전성을 해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4월 각 카드사들은 국세청에 신고한 지난해 6월 기준 부가가치세 자료를 토대로 연매출 9600만원 미만인 재래시장 가맹점의 수수료율 상한선을 2.0~2.2%에서 1.6~1.8%로 낮춘 바 있다. 또한 중소 가맹점 수수료율도 상한선을 3.3~3.6%에서 2.0~2.15%로 인하했다.

이와 관련 한 전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부가서비스를 줄이고 가맹점수수료를 인하하겠다는 정책의지는 이해하나 고객 입장에서는 부가서비스가 줄어드는데 더 민감할 것”이라며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이 커지면 부가서비스 축소가 예상보다 더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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