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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젤 III 대비, 안심할 수 있는가?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0-12-08 23:01

박찬문 변호사

바젤 III 대비, 안심할 수 있는가?
확정되지 않은 바젤III기준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안심해선 위험

외환위기, 금융위기, 연평도 도발까지도 모두 안심하다 당한 ‘화’

최근 북한의 연평도 도발이 발발한 이후 국방력 강화에 대한 논의가 국내 각처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논의의 배경에는 그 동안의 대비로는 충분치 못했다는 반성이 흐르고 있다. 대비가 충분치 못했다는 것은 그럴 리가 없다고 안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역사를 보면 대형 사태는 항상 안심하고 있었던 곳에서 발생해왔다. 경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멀리는 1997년의 아시아 외환위기가 그랬었고, 가까이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그랬었다. 위기 직전까지도 내일 위기가 발발할 것이라고 예측했던 이는 거의 없었다.

최근과 같은 세계금융위기의 재발을 막는 방안 중 하나로 은행건전성 규제를 대폭 강화하자는 바젤III 규제가 지난 달 G20 정상회의에서 합의되었다. 유례없이 급격한 규제강화이어서 유럽을 포함한 외국의 다수 은행들은 도입시 효과를 검토하고 부정적 효과를 완화하는 구체적 방안을 강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은행들에는 긴장한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금융감독원이 미리 계산을 해보았더니 이미 우리나라 은행 전체의 올해 3월 말 기준 기본자본비율이 11.39%이고 90% 이상의 자본이 보통주로 구성되어 있어 공제 항목이 적용되더라도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그러나 수치 하나만으로는 안심하기 어렵다. 언제나 위기가 발생하는 경로는 한 가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발표 수치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우려 사항을 몇 가지 제시함으로써 또 한번의 “그럴 리가 없다”論에서 시작될 수 있는 위기 가능성을 낮추어 보고자 한다.

우선 새로운 기준에 의한 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을 보다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바젤 III는 기존의 바젤 II에 비해서 분자항목인 자기자본의 인정항목을 크게 축소하고 분모항목인 위험가중자산에 부여되는 위험가중치를 매우 보수적으로 책정한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인정항목의 목록과 위험가중치는 발표되지 않았다.

따라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기자본비율 11.39%는 정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추정된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바젤 II 기준의 위험가중치를 그대로 적용한 결과가 아닌가 짐작된다. 짐작이 맞다면 아직까지 우리나라 은행의 실제 바젤 III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발표된 것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의 경험상 자기자본비율이 필요한 수치보다 낮을 때 이를 높이는 과정은 단시일내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대출축소 등 많은 고통이 뒤따르게 된다. 명확한 계산이 어렵다면 가장 보수적인 입장에서 자기자본비율을 산정해 보고 그것이 충분치 않다면 미리 높이는 작업을 지금부터라도 시작하는 것이 그동안의 위기경험이 우리에게 준 가르침에 맞을 것이다.

이렇게 지나치다고 느껴질 정도로 대비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젤 III의 성격이 기존의 바젤 II보다 강화되었다는 점에 있다. 바젤 I, II를 합의한 주체는 각국 규제당국의 수장들로 이제까지의 바젤 협약은 규제당국간의 협정이었다.

그러나 바젤 III는 G20 국가정상들간의 합의로 국제조약과 같은 성격을 지닌다. 각국의 사정에 의해 도입을 유보하기도, 연기하기도 어렵다. 예를 들어 완전한 규제비율이 적용되는 2018년에 우리 경제의 상황이 매우 어렵다면 기존의 바젤협약에서라면 도입 연기를 요청할 수 있을 것이나 바젤III 체계내서는 쉽지 않을 것이다.

또 한가지 걱정되는 것은 최저기준만을 맞추면 되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어느 나라에서나은행의 재무상황은 본질적으로 경기변동에 취약하므로 은행부문의 지속적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완충자본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스위스의 금융당국은 자국의 은행들에게 바젤 III 의무기준 8%보다 훨씬 높은 10~13%의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에 더하여 6~9%의 전환자본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기상승시기로 볼 수 있는 2002년말부터 올해 6월까지 약 8년간 바젤II 기준 일반은행의 자기자본비율 4.1%p 상승하였다. 경기가 상승하는 8년간 4% 정도를 움직이는 자기자본비율이라면 바젤 III가 본격 적용되는 2018년까지 8년동안 경기가 좋지 않다는 시나리오에서 현재의 11.39%가 안심할 수 있는 수치라고는 말하기 어렵다.

또한 아직도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대형금융기관에 추가적으로 요구되는 자기자본비율(SIFI surcharge)이 확정되지 않았다. 만약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2~3% 정도가 추가적으로 요구된다면 현재의 금융감독원 발표 수치는 더욱 충분해 보이지 않는다. 어느 은행이 대형금융기관인가에 대한 기준도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불확실성은 오히려 가중되는 상황이다.

물론 향후 8년 동안 우리 경제가 경기하강기에 들어서고 우리나라 대형은행들이 모두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대형금융기관에 포함된다는 것은 평균에서 상당히 이탈된 시나리오일 수는 있다. 그렇지만 위험에 대한 대비라는 측면에서 볼 때 기준점으로 택해야 할 것은 평균이 아니라 최악의 시나리오이다. 강의 깊이가 평균적으로 1미터라고 해서 도보로 강을 건너다가 익사했다는 통계학자의 우화를 언제까지 단순한 우화로만 들어 넘길 것인가?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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