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우주에 진심’…보령 김정균의 인류를 위한 도전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2-15 05:00 최종수정 : 2025-12-15 11:06

존슨우주센터에서 출발한 ‘다음 세대’ 비전
우주 사업 영역 확장…생태계 구축 ‘속도전’
재무부담에도 의지 굳건…집중투자 ‘승부수’

김정균 보령 대표. ⓒ 보령

김정균 보령 대표. ⓒ 보령

[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보령은 기존 제약사들과 달리 미래 사업으로 ‘우주’를 선택했다. 그 중심에는 김정균 대표의 뚜렷한 야망이 있다. 그의 우주 사업은 단순한 사업적 가치뿐 아니라 인류와 다음 세대를 위한 도전이라는 철학에서 출발한다.

김정균 보령 대표가 우주 헬스케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19년 미국 휴스턴의 존슨우주센터 방문이었다. 당시 그는 “아픈 사람이 우주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으나 뚜렷한 답을 듣지 못했다. 이 질문이 그의 문제의식을 자극했고, 이후 보령의 우주 프로젝트가 싹을 틔우게 됐다.

1985년생인 김 대표는 어머니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받으며 성(姓)을 ‘유’에서 ‘김’으로 바꿨다. 미국 미시간대 산업공학과,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 사회행정약학 석사를 마친 그는 삼정KPMG를 거쳐 2014년 보령에 입사했다. 전략기획, 생산관리, 인사 조직을 두루 거친 뒤 2018년 보령홀딩스 대표이사, 2022년 보령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대표 취임 후에는 사명을 ‘보령제약’에서 ‘보령’으로 바꾸며 기업 정체성을 재정립했다.

김 대표는 취임 첫해 CEO 레터에서 우주 사업 비전을 처음 제시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인류에게 꼭 필요한 회사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한 끝에 우주라는 새로운 공간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보령은 2022년 ‘CIS(Care In Space)’ 프로젝트를 본격화했다. 2022년 8월 열린 CIS 챌린지에는 미국·벨기에·싱가포르·영국 등 글로벌 우주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참여해 우주 환경에서 발생하는 의학적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보령은 이 중 6개 팀을 최종 선정해 1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미국 민간 우주기업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와 글로벌 항공우주 엑셀러레이터 스타버스트(Starburst)가 공동 파트너로 참여했다. 보령은 2022년 액시엄 스페이스에 6000만 달러(약 882억 원)를 투자했는데, 이는 회사 단일 투자로는 최대 규모였다.

2023년에는 액시엄 스페이스와 함께 지구 저궤도(Low Earth Orbit·LEO)에서 공동 우주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할 합작법인(JV)을 설립했다. 저궤도는 미래 우주 탐사와 산업화의 전초기지로 경쟁이 치열한 핵심 영역이다. 보령은 여기에 더해 지난해 미국 민간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하며 우주 생태계와의 협업 영역을 확대했다.

그러나 시장 안팎에서는 우주 사업의 수익성과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합작법인 ‘브랙스 스페이스(Brax Space)’가 아직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 대표의 의지는 흔들리지 않는다.

지난 10월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에서 열린 ‘가톨릭우주의학연구센터 개소 심포지엄’에서 그는 “어떤 이는 우주 투자를 두고 ‘말도 안 된다’고 말하지만, 또 다른 이는 이미 우주 정복을 시도하고 있다”며 “우리가 이 길을 주도할지, 남에게 내어줄지를 고민한 끝에 우주 산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1400년대 포르투갈이 신대륙을 개척했듯 우주에 가는 시대는 머지않아 당연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구상하는 보령의 우주 사업은 단순한 ‘우주용 의약품 개발’에 그치지 않는다.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그는 “지상 미세중력·지구 저궤도·달 표면 등 다양한 우주 환경에서 연구개발 인프라를 확보해 실제 신약 연구와 실험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우주에서의 신약 개발, 우주 전용 의약품, 우주식 개발 등 제한 없는 미래 먹거리 탐색이 목표다.

문제는 자금이다. 보령은 우주 사업에 약 7000만 달러(약 1029억 원)를 투입하면서 단기 유동성 지표가 흔들릴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회사는 본사 사옥 매각(1315억 원), 백신 자회사 보령바이오파마 지분 매각(3200억 원), 회사채 발행(2000억 원) 등을 통해 5000억 원 이상을 확보하며 재무적 부담을 완화했다.

실제 보령의 당좌비율은 2023년 93.4%에서 지난해 168.1%로 개선됐다. 작년 당좌자산은 402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4% 증가했고, 유동부채는 2393억 원으로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단기투자자산(1140억 원)과 비유동 금융자산(7466억 원) 규모도 확대되며 우주 사업 지속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보령뿐 아니라 머크·일라이릴리·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빅파마도 이미 우주 사업에 적극적이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보령이 가장 대표적으로 우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우주의학 시장은 2023년 약 1조2000억 원에서 2030년 2조3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제약 본업을 기반으로 미래 우주 헬스케어 시장에 도전하는 보령이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이찬진 리스크보다 더 무서운 ‘견제 실종’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뒤늦은 소회는 역설적이다. 시장을 바로잡겠다는 개혁 의지가 치밀한 제도적 견제를 만나지 못하면, 정책은 오히려 보호해야 할 시장을 흔드는 부메랑이 된다. 그 자신이 이를 인정한 셈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사태의 본질은 특정 인물의 자질 논란이 아니다. 대통령의 신임을 업은 '강한 원장'의 질주 속에서 권한은 비대해졌고, 부처 간 조정 기능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제 그 구조적 취약점을 냉정하게 짚어야 할 때다.금융시장은 한 사람의 잘못된 판단에도 흔들릴 만큼 민감하다. 그러나 진짜 위기는 그 판단을 견제하고 걸러낼 장치가 멈춰 설 때 시작된다. 견제 장치가 2 주택 거래 절벽 속의 가격 상승 역설 서울 주택 시장이 이해하기 힘든 역설의 늪에 빠져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026년 6월 셋째 주 기준으로 20주 연속 상승이라는 기현상을 이어가고 있다. 상식적으로 거래량의 급감은 수요 위축을 동반하여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야 마땅하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거래는 막혀 있는데 가격은 쉼 없이 오르는 ‘거래 절벽 속의 가격 상승’이라는 비정상적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시장 수요가 폭발해서가 아니다. 정부의 정책이 시장의 자율적 기능을 마비시키면서 발생한 역설이다. 현재의 시장은 ‘공급 부족’과 ‘희소성 강화’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설명된다.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3 AI 성능 주장은 누가 입증해야 하는가 [장준환의 AI법 네비게이터⑦] “그 숫자는 누가 확인했습니까?”얼마 전 한 AI 기업의 설명 자료를 검토하던 자리에서 나온 질문이었다. 발표 자료에는 정확도, 생산성 향상률, 비용 절감 효과 같은 숫자들이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었다. AI가 사람보다 빠르게 문서를 분석하고, 고객 응대를 자동화하며, 업무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그러나 변호사의 시각에서 중요한 것은 숫자 그 자체가 아니었다. 그 숫자가 어떤 환경에서 측정되었는지, 실제 업무에 적용해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 그리고 그 수치가 고객과 투자자에게 어떤 법적 의미를 갖는지가 더 중요했다.법의 세계에서 주장은 곧 책임의 출발점이다. 기업이 “우리 AI는 더 정확하다”고 말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그래픽 뉴스] 퇴근 후 주차했는데 수익 발생? V2G의 정체
[그래픽 뉴스] “전쟁 신호를 읽는 가장 이상한 방법, 피자 주문량”
[그래픽 뉴스] 트럼프의 ‘타코 한 입’에 흔들린 시장의 비밀
[그래픽 뉴스] 청년정책 5년 계획, 무엇이 달라지나?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