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단기성 매출확대에 초점이 맞춰진 보험영업전략을 과감히 버리고 수익성 중심의 영업 전략을 새로 수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이수창 사장〈사진〉은 월례조례사를 통해 “사업부, 지역단 등에서 영업목표를 부여하던 것을 없애고, 사업부 등이 주관하는 판촉 등 각종 시책 중심의 영업도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삼성생명은 10월부터 각 지점별로 영업실적 목표치를 할당하지 않고 각 지점에서 월별 목표치를 수립해 지역본부에 제출하도록 변경했다. 또한 과거 관행처럼 목표치 할당이 반복될 경우 CEO에게 직보할 수 있는 전용 핫라인도 구축했다. 그동안 보험권에서 각 지점에 영업실적 목표치를 할당하는 것은 단기 실적 향상을 위해 관행처럼 이어져왔다. 하지만 지점 등에서 목표치보다 낮은 실적을 올렸을 경우 지인 등의 명의로 보험계약을 채결한 뒤 2~3달 뒤 해약하는 소위 ‘가짜계약’으로 인해 계약유지율이 하락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러한 병폐를 없애기 위해 삼성생명에서 목표할당제를 폐지하고 ‘9080전략’을 통해 13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을 90%, 25회차 유지율을 80%까지 끌어올리기로 한 것이다. 삼성생명의 이러한 영업전략 수정은 생보사들의 연이은 상장후 투자자들이 생보사를 평가할 때 수입보험료 보다는 당기순이익과 내재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재가치 산정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이 바로 보험계약 유지율이기 때문에 단기 실적 향상을 위해 목표치를 할당해 ‘가짜계약’을 양산시키는 것보다는 계약유지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영업전략을 전환하는 것이 더 큰 이득이라는 계산에서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목표할당제 폐지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수입보험료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지만 주식시장의 평가와 장기적인 성장의 관점에서는 오히려 득이된다”며 “시행초기에는 적응기간이 필요하지만 내년부터는 목표할당제 폐지의 긍정적인 영향들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생보사들의 상장을 계기로 생보업계의 영업전략의 패러다임이 실적향상에서 계약유지율 관리 등을 통한 내재가치 향상으로 변화하고 있다. 우선 상장사중 한 곳인 대한생명의 경우에는 완전판매교육과 CS특별교육 등을 실시하면서 계약유지율을 끌어올리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FP조직을 확대해 영업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신계약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즉 내재가치 향상과 함께 매출실적도 끌어올리는 두 마리의 토끼를 한 번에 잡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생보사 상장 1호사인 동양생명도 상장이후 실적향상에 집중하다가 최근에는 영업채널에 완전판매 교육을 강화하며 13회차 계약유지율 관리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고객의 동의가 없거나 허위로 체결된 계약, 자필서명 위반 계약에 대해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상장을 준비중인 교보, 미래에셋, 녹십자생명 등도 내재가치 향상에 중점을 둔 영업전략으로 수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