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처럼 소통을 강조한데, 금융기관의 일방통행식 펀드판매로 부작용이 만만치않기 때문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현행 은행, GA 등을 통한 간접판매는 실적을 늘리려는 판매사에 유리한 방식이다. 고객으로부터 운용보수에 버금가는 판매보수를 꼬박꼬박 챙기는데다, 기존 지점을 활용하면 전문인력없이도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
그는 “은행, GA 등을 네트워크인 간접판매의 경우 시장이 좋으면 빠른 수탁고를 달성할 수 있다”며 “하지만 운용철학이나 투자원칙을 이해하고 가입하는 경우는 드문데, 시장이 다르게 움직이면 결국 금융기관과 고객들 사이에 불신이 쌓인다”고 지적했다.
민주영 소장이 우려하는 대목은 ‘묻지마 판매’에 따른 악순환이다. 먼저 운용사의 투자철학, 투자논리 등 최소한 기본정보조차 알지못한 채 펀드에 가입할 경우 투자자는 예상과 달리 시장상황이 나빠지면 고수익률을 제시하며 가입을 유도한 금융기관에 대해서도 불신이 쌓인다.
요즘 지수가 올라도 펀드환매가 늘고, 신규유입액이 감소하는 아이러니한 현상도 이같은 고객과 판매사 사이의 불신에서 비롯됐다는게 그의 진단이다.
당사자인 고객도 마이너스다. 운용철학없이 단기적인 수익률을 쫓으면 눈앞의 시장상황에 눈이 멀어 자주 펀드를 갈아타는 단기투자자로 바뀌게 된다. 정작 저평가된 종목을 오래묻어둬 크게 버는 워렌버핏의 장기투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민주영 소장은 이같은 악순환을 깨뜨리는 대안으로 소통으로 꼽았다. 그 대표적인 실천수단이 직접판매다.
이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지난 2008년에 처음으로 실시한 제도로 실제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가 판매사를 건너 뛴 채 철학, 투자논리, 종목선정기준 등을 투자자와 직접 소통한다. 판매보수도 없어 비용부담도 훨씬 덜해 오히려 고객입장에선 수익률을 높이는데 플러스다. 이같은 직접판매에 따른 열린 소통으로 가입자가 투자지혜까지 얻을 수 있다는 게 민소장의 생각이다.
그는 “단순히 펀드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운용철학이나 투자원칙을 소통하고 비전까지 공유해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게 목표”라며 “직접판매는 시장상황에 따라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투자목표를 실현하는 최적의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그래서일까? 최근 투자지혜연구소를 맡은 민주영 소장은 당면목표로 고객과 1대1 밀착소통서비스의 구축을 꼽았다. 이를 위해 직접판매에 따른 시공간상 물리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투자자레터, 온라인교육 등 온라인소통채널도 구상중이다. 오프라인의 경우 계좌개설 금융기관을 늘리고 지혜를 공유하는 맞춤형설명회나 투자아카데미 등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민주영 소장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자산관리전문가로 꼽힌다. 한국펀드평가를 거쳐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에서 올바른 투자원칙, 마인드 등을 전파하며 펀드의 대중화에 힘쓴 장본인이기도 하다.
끝으로 그는 “최근 펀드가 외면받는 원인은 펀드상품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판매과정에서 투자원칙, 위험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발생한 신뢰의 문제”라며 “운용철학 등 펀드의 본질을 고객과 직접 소통해 많은 사람들이 유력한 노후준비수단인 펀드를 통해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