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말 이용실적 작년 동기比 48% 증가
삼성카드 등 일부 카드사가 카드론 서비스 한도를 높이고 취급수수료를 전면 폐지하는 등 카드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경기 회복에 힘입어 신용카드 카드론 연체율이 크게 개선된데다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카드사들은 일단 신용도가 높은 우량 고객들을 중심으로 영업 전략을 펼칠 계획이지만 경쟁이 과열될 경우 연체 가능성이 높은 저신용자의 카드론 이용을 독려하는 부작용도 우려돼 선별적 마케팅이 요구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카드사들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5~16% 수준이다. 금리가 은행과 저축은행 사이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부담이 없으며 이용고객의 신용등급도 5~7등급이어서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 최고 3.5% 취급수수료 전면 폐지
올 들어 신용카드 신용판매 부문의 영업비중 증가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수익성 지표가 저하됨에 따라 카드사들이 수익성 강화 차원에서 카드론 이용한도를 확대하는 한편 취급수수료 등 이자율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일부터 삼성카드와 국민은행, 외환은행은 최고 3.5% 수준에 달한 신용카드 카드론 취급 수수료를 전면 폐지했다. 신한카드도 지난달부터 없앴다.
이들 카드사들이 0.5~3.5%씩 붙는 카드론 취급수수료를 전면 폐지한 것은 그 동안 위험관리를 강화한데다 경기가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카드론 연체율 하락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카드사들의 카드론 연체율은 지난 2008년 9월 국제 금융위기가 불거진 이후 상승 추세를 보여 지난해 3월말 6.3%까지 올랐다가 12월 4.59%, 그리고 올해 3월말 3.03%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신용판매 수수료와 가맹점 수수료는 워낙 마진이 적어서 돈이 안 된다"며 "하지만 카드론의 경우 금리를 1%만 낮춰도 이용실적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영업비용으로 높은 수익률(평균 이익률 7% 수준)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 이후 카드론 이용기준을 대폭 강화했던 신한카드 등 전업 카드사들은 올 들어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 된데다 카드론 연체율도 크게 개선되자 신용도가 높은 고객 군을 위주로 카드론 서비스 한도를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복원했으며 이용수수료도 낮췄다.
◇ 카드사간 카드론 과열마케팅 경계해야
이처럼 전업 카드사를 중심으로 카드론 마케팅 활동을 확대하면서 서비스 실적도 크게 늘었다.
신한카드, KB국민은행, 현대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우리은행, 외환은행 등 7개 전업 및 은행 겸영 카드사들의 지난 4월말 카드론 서비스 이용실적은 6조23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4조 2024억원에 비해 무려 2조 320억원 증가했다. 〈표 참조〉
각종 수수료율 인하와 대손충당금 부담 증가 등으로 수익성 만회를 위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이용고객에 비해 신용도가 높은 카드론 마케팅 활동을 다양하게 펼치면서 이용실적이 크게 늘었지만 최근 카드론 서비스 경쟁이 과열양상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일부 카드사는 신용도가 우수하면서도 카드서비스 이용도가 높은 고객 군을 중심으로 이용한도를 확대하는 한편 이자율도 종전 보다 최고 3% 포인트 낮추는 등 카드론 이용 활성화에 적극 나서면서 여타 카드사 참여도 잇따라 카드론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한층 가열되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일부 카드사의 경우 저신용자의 카드론 이용비중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 카드사업본부 한 관계자는“일부 카드사들의 카드론 확대 움직임은 단기적으로 수익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는 있다”고 설명한뒤 “하지만 신용위험 상승과 자산건전성 저해 가능성을 고려할 때, 이익의 질적 측면에서 반드시 바람직하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 역시 “카드론의 경우 소액 서민대출을 담당하는 만큼 시장에 대출 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스노우볼 효과를 그대로 맞을 수 있다”면서 “게다가 사용자들의 신용등급이 높은 만큼 연체도 막판에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 카드사별 카드론 실적 추이 〉
(단위 : 억원)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