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오랫동안 30년 넘게 인연을 함께 해왔던 현대그룹이 주채권은행을 바꾸겠다며 이별통보를 선언한 가운데 이를두고 갈등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갈등의 발단은 이렇다. 외환은행 등 채권단은행들은 41개 대기업그룹 재무구조 평가 결과 현대그룹이 약정 체결 대상으로 분류된 9개 그룹 중에 포함됐다. 그러나 현대그룹은 주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실적 악화 때문에 재무구조 개선 대상으로 분류됐는데, 이에 대해 해운산업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며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는 것.
이에 지난달 현대그룹은 외환은행에 현대그룹 여신규모가 현재(5월) 1600억원에 불과하고 대주주가 매각을 추진중인 만큼 업무추진이 어렵다며 주거래은행을 바꾸겠다는 입장을 전달해왔다.
그러나 외환은행은 “여신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변경한 사례도 없을 뿐 아니라 주채권 은행으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왔고 상생 협력해 가자”고 답변공문을 전달했지만 현대그룹은 변경동의를 거듭 요청하고 나서고 있는 것.
이에 채권단은 현대그룹에게 지난 15일까지 재무구조 개선 약정체결을 위한 마지막 시한을 줬지만 결국 넘겨 외환은행과 신한, 산업, 농협 등 채권단은 17일 재무구조 평가위원회를 열어 약정체결 시한을 25일까지 연장해주기로 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시한이 지났지만 서로가 상생하고 협력해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이르면 9월 LG그룹 광화문 사옥 1층에 입점한다. LG사옥에 입점한다는 것은 놀랄일은 아니지만 LG그룹은 우리은행의 주거래은행임에도 불구하고 LG그룹과 거래가 거의 없는 기업은행이 입점했다는 점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광화문 주변에는 기업은행의 지점이 없었지만 이번 광화문지점 입점으로 시내 중심에 점포를 낼 수 있게 됐다”며 “LG그룹 주변에는 기업이나 개인고객들은 많지 않지만 그룹의 임직원이나 LG그룹의 하청업체들을 대상으로 영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LG그룹과의 거래를 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금리조건이나 우대 등 편리한 금융상담을 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LG그룹은 주거래기업이 맞지만 기업들이 한 곳이 아닌 여러곳을 은행으로 지정한다”며 “LG근처에 광화문 지점이 있기 때문에 입점할 필요도 없고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과 기업들은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한 동반 성장을 꾀하는 파트너인만큼 둘 사이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