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원화환전성 등 전제조건에 대해 정부가 난색을 나타내 통과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MSCI지수 편입, 탈락이 증시에 어떤 파급효과를 미칠지 주목된다.
◇ 원화환전성, 지수사용권 등 불허, 통과가능성 반반
매년 6월이면 증시를 뒤흔들 이슈가 있다. 바로 MSCI선진지수 편입이다. 이는 크게 선진, 이머징, 개발지수로 나뉜다. 지수를 산출하는 개발사인 MSCI Barra사가 그 결과를 오는 22일 발표할 것으로 밝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처럼 지수의 편입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데는, 어느 쪽에 편입되느냐에 따라 세계시장의 큰손들의 투자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 세계 여러 나라에 투자하는 외국인의 경우 이 기준을 잣대로 투자금액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주된 관심사는 매년 고배를 마셨던 과거와 달리 올해 커트라인을 넘기냐는 것이다.
하지만 편입가능성에 대해 안개 속이다. 악재와 호재가 팽팽히 맞섰기 때문이다. 증시규모만 보면 탈락할 이유는 없다. 실제 GDP기준 세계 15위, 시가총액 17위, 거래대금 9위로 경제발전, 시장규모 및 유동성 등 외형은 합격점이다. 문제는 양이 아닌 질이다. MSCI Barra사는 지난해 편입을 보류하면서 △원화의 환전성 문제 △외국인투자등록제도의 경직성 △지수 사용권이 걸려있는 반경쟁적 조치 등에서 추가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조건에 대해 별다른 진전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인허가의 열쇠를 쥔 금융당국은 이들 쟁점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먼저 원화의 환전성요건을 충족하려면 외국인 외환거래의 편의를 위한 역외원화시장을 허용해야 하는데, 통화정책 유효성 약화, 복잡성 초래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또 외국인등록제 폐지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소유현황 파악이 어려워 변경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줄곧 폐지를 요구한 KOSPI200데이터 사용의 제한도 허용시 MSCI가 독자적인 파생상품 개발로 해외 거래소에 상장할 경우 국내 파생상품 시장의 위축이 우려돼 불허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쟁점이 팽팽히 맞서는 만큼 전문가들 사이에도 실현가능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하나대투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정책당국에서는 제도를 변경할 의사가 없음을 밝혀 편입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다른 글로벌 지수들이 한국을 선진지수로 분류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선진지수 편입은 되느냐 되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닌 언제 되느냐는 시간의 문제”라고 말했다.
교보증권 김동하 연구원은 “외형적 요건은 충족했으나 한국 정부의 스탠스 변화가 특별히 보이지 않아 편입여부와 관련해 그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LIG투자증권 박해성 연구원은 “악재와 호재가 섞어져 편입가능성은 반반” 이라며 “예외도 있는 만큼 제도적 차원의 문제가 아닌 MSCI측 선택의 문제로 본다”고 말했다.
◇ 편입시 대규모 자금유입, 증시 저평가해소도 기대
MSCI에 편입되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가장 기대되는 변수는 외국인의 자금유입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편입시 외국인 자금순유입 규모를 121억~202억달러(14조7000억원~24조 6000억원)로 추정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도 FTSE선진지수 편입 이후 170억달러(약 20.4조원)이 유입된 사례, FTSE(3조달러)/MSCI(5조달러) 추종자금의 비율이 약 5/3인 것을 감안하면 약 13~20조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대규모 매수세로 증시도 훈풍을 받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기대되는 부문은 선진시장 편입에 따른 괴리율 축소다. 그리스, 포르투갈의 경우 선진시장 편입 이후 꾸준히 PER이 이미징보다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밸류에이션 저평가 해소도 기대된다는 지적이다.
장기펀드의 매수로 시장변동성의 축소도 긍정적이다. 하나대투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시장에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는 경우 잦은 매매로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하지만 중장기적인 주식 매수수요가 발생된다면 변동성이 감소되며 안정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곽연구원은 또 “선진지수에 편입되면 덩치가 큰 외국기업들과 경쟁관계에 놓이게 되는데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탈락되더라도 대부분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LIG투자증권 박해성 연구원은 “FTSE 선진국 지수 편입으로 이미 한국 시장은 선진국으로 분류되고 있다”며“MSCI 편입 여부가 외국인 매수 유입 및 규모를 크게 좌우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보인다”고 예상했다.
한편 교보증권 김동하 연구원은 “MSCI 신흥지수의 상대적으로 빠른 PER상승에 힘입어 선진증시와 PER격차를 좁혀왔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의 MSCI 신흥지수 탈퇴 이후 선진지수 편입에 따른 ‘per-rereating’효과는 오히려 손해가 될 수도 있다”고 지나친 낙관론에 대해 경계하기도 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