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09년말 기준 10개 부동산회사의 전체 수탁고가 124조원으로 전년 말 대비 29.1%(28조원) 증가했다.
이는 부동산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고객들이 직접투자에서 간접투자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면서 시장의 수요가 몰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전체 수탁고의 증가는 담보신탁 및 토지신탁의 증가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담보신탁은 전년 대비 26.3%(17.1조원), 토지신탁은 전년 대비 118.9%(9.1조원)가 늘어났다.
특히, 토지신탁 중 차입형토지신탁이 0.2조원 감소한 반면, 관리형토지신탁은 전년 동기 대비 9.2조원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관리를 맡기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KB부동산신탁이 가장 많은 수탁실적을 거뒀다.
KB부동산신탁 수탁고는 25.4조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0.5%가 증가했다. 뒤를 이어 한국토지신탁이 15.9조원, 대한토지신탁이 15.2%를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회사의 신뢰를 바탕으로 은행 및 공기업 자회사 등의 수탁 실적이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반면 여러 경쟁사의 신규 출현으로 수익성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2009년말 기준 10개 부동산신탁회사 영업수익은 3617억원으로 전년 대비 5.0%(189억원)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906억원으로 3.8%(36억원)가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리츠운용보수 등 부수업무수익 감소 및 보수율 하락으로 수탁고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수익은 감소했다”고 말했다.
회사별로는 국제신탁 및 무궁화신탁 두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부동산신탁사들의 건전성도 안정적인 수준으로 나타났다.
2009년말 기준 10개 부동산신탁회사의 평균 영업용순자본비율은 651.4%이며, 적기시정조치 기준비율(150%)에 미달하는 회사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신탁회사의 건전성분류대상자산 중 고정이하 자산비율은 48.5%(7747억원)로, 전년말 대비 10.0%p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위기 여파로 부실화됐던 사업장이 정상화됐고, 이미 적립한 대손충당금 중 상당금액을 상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