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 됐지만 인상 시점을 둘러싼 평가에는 다소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달 금통위의 동결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외국계를 중심으로 일부에선 25bp 가량 인상할 여건이 성숙해졌다는 판단이다.
동결 관측이 높은 시장참여자들 역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 마지막 금통위 직후의 발언에 대해서는 주목하고 있다.
국내 증시는 눈치보기 속에서 10일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1.41포인트(0.08%) 오른 1662.24로 장을 마쳤다. 이번주 들어 1660선에서 꽁꽁 묶인 모습이다.
◇ 외국계 인상에 무게 = 지난 9일 모건스탠리는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수출경쟁력이 높은 한국은 국내 경제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고, 향후 경기성장 전망도 보다 개선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출구전략을 시작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저금리의 기조가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자산가격 인플레 압력 고조 등 부작용이 부담될 수도 있다는 논지다.
또한 잠재불안 요인에 따른 위기 재도래시에는 통화정책에서 취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을 제한할 것이라는 점도 그 배경으로 꼽았다. 여기에 호주가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말레이시아도 뒤따라 올리는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의 주변 정황도 한국의 선택에 일정한 영향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 인도네시아, 영국 등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ING도 “한국의 기준금리가 정상화돼야 할 시점이 왔다”며 “이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25bp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회복세를 보인 한국경제는 부양기조 보다는 금리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ING는 2000년 이후 기준금리 평균이 3.91%였다는 점도 예로 들면서 3.75~4%가 적정 금리 수준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비자물가 수준의 상승률을 3%대로 보면서 인플레이션 위협에 대해서는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 통화정책 기조 유지론 = 반면 금융투자협회가 설문한 조사에 따르면 채권 전문가들은 93.9%가 이달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응답했다.
이같은 응답은 통화정책의 리스크 제거에 따른 금리인상 기대 심리가 약화된 것으로 각종 경제지표의 안정세, 유럽 재정위기, 3월 국채 순발행 규모 축소 등으로 수급여건이 우호적으로 조성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간에 지속돼온 경기회복 탄력이 둔화되는 가운데 남유럽 위기 등 대외변수에 따라 인상이 어렵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8일 “아직 기준금리 인상시기는 아니라는 게 정부의 확고한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런 발언에 따라 통화정책에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심화됐고, 이성태 한은 총재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적 배경에 대한 뒷맛을 남기기도 했다.
임기를 이달 마무리하는 이 총재와 일부 금통위원의 교체 등의 일정도 이달 금리인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키움증권 마주옥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인플레이션 압력보다는 경기하강위험이 크다”며 “금리 정상화 작업은 2분기 이후에나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KB투자증권 주이환 연구원도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가 강력해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기기 어렵다”며 “재정위기로 유럽과 미국은 올 4분기나 내년초에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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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물가불안 심리를 차단하는 정책에 주력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