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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컬럼] 새로운 유동성 규제의 이해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0-01-10 20:04

F1컨설팅 이승국 박사

[F1컬럼] 새로운 유동성 규제의 이해
새로운 유동성 규제는 은행 뿐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 커

바젤위원회 도입 전 국내 금융산업의 특수성 서둘러 검토해야

지난 금융위기 이후 바젤위원회를 비롯한 주요국 금융감독당국들은 Basel II를 넘어서는 새로운 규제체계의 수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융위기의 경험으로부터 도출된 새로운 규제의 두 가지 축은 자본의 질(capital quality) 제고와 유동성리스크관리 강화이다. 전자는 기존 BIS비율 산출시 포함되던 하이브리드 채권이나 후순위채권 등과 같이 부채성격을 가지는 상품의 자기자본 인정을 엄격히 제한하여 자본의 손실흡수능력을 높이려는 것이고, 후자는 기존 단순한 자산부채의 만기 관리를 넘어서 유동성 높은 자산의 보유 및 부채의 안정성 제고가 필요하다는 교훈 때문이다.

실제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평소에는 유동성이 높다고 평가되던 자산들이 시장에서 매각되지 않거나 매각되더라도 매우 낮은 가격으로만 거래되었기 때문에 많은 금융회사들이 예상치 못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작년 12월에 발표된 바젤위원회의 새로운 유동성 규제안의 주요 내용은 ‘유동성커버리지비율’(Liquidity Coverage Ratio : LCR)과 ‘순안정펀딩비율’(Net Stable Funding Ratio : NSFR)과 같은 새로운 규제비율을 도입하고, 은행들은 유동성리스크관리를 위하여 통제구조 개편, 모니터링 강화, 비상계획 수립, 시스템 정비 등의 관리체계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롭게 도입되는 규제비율인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과 순안정펀딩비율(NSFR)을 보면, LCR은 30일간의 위기상황 기간 동안 최대현금유출 규모를 산출하고 은행은 그에 대응하기 위하여 위기시에도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성 높은 자산을 충분히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고, NSFR은 은행의 자산부채 구조의 장기적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1년내 유출 가능성이 높은 부채규모를 충족할 수 있는 장기의 안정적 자산을 보유토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젤위원회에서는 이러한 두 가지 비율을 규제비율로 채택하도록 각국 감독당국에 요구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에 새로운 규제비율 도입에 따르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계량영향평가’(Quantitative Impact Study : QIS)를 수행하여 세부사항을 결정하고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내 감독당국에서도 원화 및 외화 유동성리스크 관리기준을 제정하고 은행으로 하여금 유동성리스크 관리체계를 구축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시장, 신용 등 여타 리스크와 달리 새로운 유동성 규제의 도입은 은행의 자산 측면에서의 변화뿐 아니라 부채 측면에서의 변화도 유발할 것이며, 이는 금융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뿐 아니라 거시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규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이전에 이러한 규제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보고 그에 따른 적절한 대비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선 새로운 유동성 규제비율이 도입되면 예상되는 영향은 세가지 차원으로 구분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은행 입장에서는 유동성이 낮은 자산의 보유 비중을 축소하고 소매예금 등 안정적인 부채 확보를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정기예금 금리 상승 및 부채조달 만기가 늘어날 것이며, 이로 인해 은행의 수익성은 상당 부분 제한될 것이다.

둘째, 금융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은행의 자산부채 조정은 채권시장에서 신용도와 유동성이 높은 국공채의 매수 비중이 늘어나고, 상대적으로 신용도와 유동성이 낮은 회사채, 대출자산 등의 보유 비중이 감소하는 효과가 예상되며, 그에 따라 국채 금리 하락, 회사채 금리 상승으로 인하여 신용 스프레드(credit spread)가 확대될 것이다.

셋째, 거시경제적 효과를 예상해보면,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기회가 현재보다 더욱 축소되어 국내경제의 성장동력에 장애가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러한 예상되는 부정적 영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감독당국에서는 규제비율(LCR 및 NSFR) 산출을 위한 세부사항들(소매예금 유출규모, 유동성 버퍼자산의 범위 및 할인율 등)에 대해 다양한 범위의 값을 설정하여 은행권 전체에 대한 계량영향평가(QIS)를 수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감독당국의 재량권이 허용되는 한에서 충격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세부사항에 대한 바젤위원회의 최종안이 결정되기 전에 국내 금융환경의 특수성 등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필요한 근거 등을 마련하기 위한 데이터 분석 등의 작업을 은행들과 같이 서둘러야 할 것이다.

또한, 은행 건전성 확보 측면 뿐 아니라 채권시장 등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광범위하게 검토하기 위하여 필요하다면 의견수렴서(consultation paper)를 작성하여 채권딜러 등 시장참여자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직접적인 규제대상인 은행들도 최종 규제안이 만들어지기만을 기다리는 소극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선진적인 유동성리스크 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데이터 정비작업 등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는 작업을 수행하여 감독당국이 국내에 보다 적합한 규제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지원 및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지난 금융위기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은행의 건전성 및 위기시 회복력(resilience)을 확보하기 위하여 새로운 유동성리스크 규제안이 도입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위기시 공적자금의 지원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은 은행에 대해서 사전적이고 주체적인 리스크관리를 요구하는 것도 감독당국의 당연한 의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예대율 및 유동성 규제 등 한번에 여러 유사한 성격의 규제가 한번에 도입되어 은행의 수익성을 지나치게 제약하게 되면 애초의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은행의 건전성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은행의 수익성 악화·신용도 저하·자산가치 하락 & 부채 안정성 하락·유동성 부족·보유자산 폭탄세일(fire sale)로 이어지는 유동성 악순환(liquidity spiral)이 발생하지 않도록 감독당국, 은행 및 시장참여자들이 현명한 지혜를 모으는 공동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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